중소 거래소도 산다…가상자산 거래소 지분 확보 경쟁

재테크

뉴스1,

2026년 5월 31일, 오후 02:23

가상의 비트코인 동전 2021.2.24 © 뉴스1

최근 은행부터 증권사까지 가상자산(디지털자산) 거래소 지분을 일제히 사들이면서 거래소 지분 확보 경쟁이 격화하고 있다.

업비트, 코인원 등 주요 거래소뿐 아니라, 원화마켓이 없는 중소 거래소 지분을 취득하는 사례도 등장했다. 주요 거래소는 사업 협업 및 시너지 확보를 위해 지분 투자가 이뤄지지만, 중소 거래소는 가상자산사업자(VASP) 라이선스 확보 목적으로 인수가 이뤄진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비트·코인원에 플라이빗까지…코인 거래소 지분 '인기'
3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는 기존 카카오인베스트먼트가 보유하고 있던 지분이 하나은행과 한화투자증권, 삼성 3사(삼성증권·삼성SDS·삼성카드)에 넘어가면서 주주 구성을 대폭 개편했다.

삼성증권은 지난 28일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 구주 69만 7487주를 약 3063억 7256만 원에 취득하기로 하면서 지분 2%를 확보했다. 삼성 계열사인 삼성카드와 삼성SDS도 각각 1%씩 두나무 지분을 취득하기로 했다.

앞서 두나무는 하나은행도 새로운 주주로 확보했다. 하나은행은 1조 원을 들여 두나무 지분 6.55%를 취득하기로 했다. 또 한화투자증권도 최근 두나무 지분율을 기존 5.93%에서 9.84%로 늘렸다.

업비트뿐 아니라 3위 거래소인 코인원도 주주 구성을 개편했다. 한국투자증권과 해외 거래소 오케이엑스(OKX)의 투자 조직 OKX벤처스가 코인원 지분 20%씩을 각각 사들이기로 한 것이다.

한국투자증권과 OKX벤처스는 차명훈 코인원 대표 및 코인원의 2대 주주 컴투스홀딩스가 보유한 일부 구주와 신규 발행 주식을 인수하기로 했다. 양사는 각각 코인원 지분 20%를 취득해 차명훈 대표(30.36%), 컴투스홀딩스(24.54%)에 이은 공동 3대 주주가 될 예정이다.

업비트, 코인원 등 주요 거래소 외 중소 거래소도 지분을 매각했다. 결제 솔루션 기업 위허브는 최근 플라이빗 운영사인 한국디지털거래소와 지분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 위허브 대주주인 양재석 회장과 위허브가 한국디지털거래소의 지분을 각각 25%, 40% 인수하는 형태다. 위허브는 부산디지털자산거래소(Bdan)의 최대주주 포커스에이아이의 지배 회사다.

플라이빗은 실명확인 입출금계정(실명계좌) 제휴 은행을 확보하지 못해 원화마켓 없이 '코인마켓'만 지원하는 거래소다. 즉, 코인과 코인 간 거래만 가능하다. 대신 가상자산사업자(VASP) 라이선스는 있다. 지난해 갱신한 라이선스로. 2028년까지 유효하다.

코인 거래소 지분 투자 왜 할까…사업 시너지·라이선스 확보 목적
이에 주요 거래소부터 중소 거래소에 이르기까지 가상자산 거래소 지분의 수요 자체가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 결제, 증권 등 기존 사업 분야와 가상자산 사업 간 결합 사례가 전 세계적으로 늘고 있기 때문이다.

업비트, 코인원 등 원화마켓이 있는 주요 거래소의 경우 기업가치가 높아 경영권 인수 목적의 지분 확보가 사실상 어렵다. 그 대신 가상자산 분야 사업 시너지를 위해 지분을 확보하려는 수요가 높다.

특히 은행, 증권사 등 전통 금융권이 지분 확보에 나서는 것은 단순 재무적 투자를 넘어, 주식·가상자산·스테이블코인을 한 플랫폼에서 거래하는, 이른바 '슈퍼 앱' 경쟁에 대비한 전략적 행보로 해석된다. 해외에서는 주식과 가상자산 거래를 같이 지원하는 슈퍼 앱들이 이미 다수 등장했다.

최근에는 주식을 블록체인상에서 토큰화한 '토큰화 주식(주식 토큰)' 거래도 인기다. 일례로 미국의 대표적인 증권 거래 플랫폼 로빈후드는 주식과 가상자산 거래를 모두 지원함은 물론, 유럽 사용자를 대상으로 주식 토큰 거래도 지원한다.

나스닥, 뉴욕증권거래소(NYSE) 등 기존 증권 거래소들도 주식 토큰 거래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열풍이 국내에도 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가상자산 거래소와의 협업 가능성을 열어두는 게 금융권에 유리하다.

반면 중소 거래소 지분 인수는 가상자산 분야 사업 시너지를 염두에 둔 측면도 있으나, 경영권 인수를 통해 가상자산사업자 라이선스를 확보하려는 목적이 더 크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국내 가상자산사업자 라이선스는 자금세탁방지(AML) 시스템을 갖추고, 가상자산사업자용 정보보호 관리체계(ISMS) 인증까지 갖춰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에 은행 실명계좌가 없더라도 희소가치가 있다.

또 실명계좌가 없으면 원화와 가상자산 간 거래만 지원하지 못할 뿐 가상자산 거래 및 보관, 스테이블코인 결제 등은 지원할 수 있어 이 분야 사업을 시도하는 데도 해당 라이선스가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플라이빗을 인수한 위허브도 결제 솔루션 기업이다.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코인마켓 거래소를 인수할 경우, 당장은 원화마켓이 없더라도 '1거래소 1은행' 규제가 완화됐을 때 은행과 실명계좌 제휴를 맺을 수 있다. 신규 인허가 부담 없이 제도권 사업 기반을 확보할 수 있기도 하다"며 "현재는 '껍데기 거래소'를 사는 것처럼 보이지만 일종의 옵션 가치가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hyun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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