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는 압구정, 삼성은 반포, GS는 성남…전략 거점 수주전

재테크

이데일리,

2026년 5월 31일, 오후 02:41

[이데일리 이다원 기자] 서울 강남권과 경기 남부 주요 정비사업지에서 대형 건설사들의 수주전 승패가 잇따라 갈렸다. 현대건설은 압구정5구역, 삼성물산은 신반포19·25차를 확보했고 GS건설은 성남 상대원2구역의 새 시공사로 선정되며 각자의 전략 거점 확대에 나선 모양새다.

현대건설의 압구정5구역 재건축 단지 '압구정 현대 갤러리아'. (사진=현대건설)
31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압구정5구역 재건축정비사업조합은 전날 시공사 선정 총회를 열고 현대건설을 최종 시공사로 선정했다. 조합원 1199명 가운데 1016명이 투표에 참여했으며 이 중 599명이 현대건설에 표를 던졌다.

이번 수주전은 현대건설과 DL이앤씨가 맞붙으면서 업계 관심을 모았다. 양 사가 도시정비사업 수주전에서 경쟁한 것은 지난 2020년 한남3구역 시공사 선정 이후 약 6년 만이다.

압구정5구역은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한양1·2차 아파트를 재건축하는 사업이다. 지하 5층~지상 68층, 8개 동, 1397가구 규모로 조성하며 조합이 제시한 사업비는 약 1조 4960억원 규모다.

현대건설은 압구정5구역 수주 제안 과정에서 단지명으로 ‘압구정 현대 갤러리아’를 제시했다. 또 240도 파노라마 한강 조망, 높은 필로티 설계, 3m 우물천장 설계 등을 내세웠으며 현대차그룹과 협업해 무인셔틀과 배송·주차 로봇 등 미래형 주거 서비스를 도입하겠다고도 했다.

현대건설은 이번 수주를 따내며 압구정2구역과 3구역에 이어 5구역까지 확보하게 됐다. 이에 따라 압구정 한강변 일대에 브랜드 벨트를 구축할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래미안 일루체라 조감도.(사진=삼성물산)
같은 날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19·25차 통합재건축 사업에서는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시공권을 따냈다. 신반포19·25차 통합재건축은 신반포19차(242가구), 신반포25차(169가구), 한신진일(19가구), 잠원CJ아파트(17가구) 등 총 4개 단지를 통합 재건축하는 사업이다.

반포 알짜 재건축으로 꼽히는 만큼 시공사 선정 과정에서는 삼성물산과 포스코이앤씨가 경쟁을 벌였다. 양 사는 파격적 금융 지원방안과 ‘한강뷰’ 극대화를 내세워 격돌했다.

삼성물산이 제안한 단지명은 ‘래미안 일루체라’다. 조합원 전 가구 한강 조망 특화 설계와 사업비 전액 최저금리 책임 조달, 이주비 담보인정비율(LTV) 100%, 입주 시 분담금 100% 납부 등 금융 조건을 내세워 조합원 표심을 확보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수주를 통해 삼성물산이 반포·잠원권에서 래미안 브랜드 영향력을 더욱 확대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삼성물산은 래미안 신반포팰리스와 래미안 신반포리오센트, 래미안 헤리븐반포 등과 연계한 대규모 래미안 타운 조성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서울 핵심 사업지에서 현대건설과 삼성물산이 각각 승전보를 전한 가운데 GS건설은 경기 남부 일대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경기 남부에서는 GS건설 ‘승전보’

시공사 교체를 둘러싼 갈등이 이어졌던 경기 성남 상대원2구역에서는 GS건설이 새 시공사로 선정됐다. 상대원동 3910번지 일대를 최고 29층, 43개 동, 4885가구 규모 대단지로 재개발하는 사업으로 총 공사비는 약 1조 9217억원 규모다.

경기 성남 상대원2구역 조감도. (사진=DL이앤씨)
조합은 당초 2015년 DL이앤씨를 시공사로 선정하고 2021년 도급계약을 체결했으나 사업 추진 과정에서 갈등이 생겼다. 조합은 하이엔드 브랜드 ‘아크로’ 적용과 주요 마감재 변경 등을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자 시공사 교체를 추진했고, 전날 임시총회를 통해 GS건설을 새 시공사로 선정했다.

GS건설은 이에 앞서 경기 용인시 수지삼성4차 재건축사업과 군포시 금정4구역 재개발사업 시공권도 확보했다. 업계에서는 GS건설이 용인·군포·성남 등 경기 남부 핵심 정비사업지를 연이어 확보하며 수주 기반을 확대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이곳은 향후 법적 분쟁 가능성도 남아 있다. DL이앤씨는 총회 성원 수 산정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며 총회 자체의 적법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성남시 역시 기존 시공사 지위를 둘러싼 법원 가처분 결정 등을 이유로 관련 안건에 대한 재검토를 조합에 요구한 바 있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최근 건설사들이 무리한 수주 경쟁보다는 사업성이 높은 사업장을 중심으로 선별수주 전략을 펼치고 있다”며 “압구정과 반포처럼 상징성이 큰 사업지에서 승패가 갈린 만큼 향후 성수, 목동, 여의도 등 주요 정비사업 수주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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