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해 11월 27일 서울 용산국제업무지구 기공식에서 비전선포 및 기념사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4일 국토부에 따르면 정부는 최근 경기 성남 금토2·여수2지구 6300가구와 서울 노원구 태릉CC 등 1·29 공급대책 핵심 사업 착공 시기를 당초 2030년에서 2029년으로 1년 앞당기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공사비 상승과 인허가 지연 등으로 사업이 늦어진 수도권 사업장 약 10만가구에 대한 지원도 확대하며 공급 속도전에 나선 상태다.
그러나 6·3 지방선거 결과 용산·성남·과천 등 주요 공급 사업지에서 국민의힘 소속 단체장이 당선·재선되면서 사업 추진 과정에서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평가다. 정부는 공급 일정 단축을 서두르고 있지만 계획의 상당수가 지자체 협조와 인허가 절차에 달려 있는 만큼 향후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간 조율 여부가 사업 속도를 좌우할 전망이다.
가장 큰 관건은 서울시다. 1·29 대책의 상징인 용산국제업무지구는 정부가 최대 1만가구 이상 공급이 가능하다고 제시한 사업이다. 하지만 오세훈 서울시장은 그동안 업무 기능 유지와 기반시설 부담 등을 이유로 공급 규모 확대에 신중한 입장을 보여왔다. 서울시는 8000가구 수준이 현실적이라는 의견을 제시한 바 있다.
오 시장이 재선에 성공하면서 용산 공급 계획은 다시 국토부와 서울시 간 핵심 쟁점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용산국제업무지구는 단순 주택 공급 사업이 아니라 국제업무·상업·교통 기능이 결합된 대규모 도시개발 사업이다. 대규모 주거 공급을 위해서는 지구단위계획 변경과 교통·교육시설 확충 등이 불가피한 만큼 서울시 협조가 필수적이다. 용산구청장 선거에서도 국민의힘 김경대 후보가 당선되면서 지역 차원의 협의 과정 역시 순탄치만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경기 과천 경마장·방첩사 부지도 녹록지 않다. 정부는 이곳에 9800가구 공급 계획을 제시했지만 시는 상·하수도와 교통, 교육시설 수용 능력을 이유로 강하게 반대해 왔다. 과천시는 정부 계획에 포함된 추가 물량을 현재 도시 기반시설로는 감당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과천시장 선거에서도 국민의힘 신계용 후보가 재선에 성공하면서 기존 반대 기조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신 당선인은 1·29 공급대책 발표 이후 마사회 노동조합, 시민들과 함께 반대 집회에 참석하며 “과천시민을 배려하지 않은 무분별한 주택 공급 계획”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과천은 이미 지식정보타운과 주암지구, 과천과천지구 등 대규모 개발사업이 동시에 진행 중인 만큼 추가 공급에 따른 도시 수용 능력 문제도 계속 제기될 전망이다.
◇주민 인프라 반발 여전…태릉CC 세계유산 문제도
성남 금토2·여수2지구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정부는 판교 생활권과 연계해 총 6300가구를 공급하고 착공 시점도 1년 앞당기겠다고 밝혔지만, 국민의힘 신상진 성남시장이 재선에 성공하면서 교통 인프라와 주민 수용성 문제가 다시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금토2·여수2지구는 판교테크노밸리와 인접한 핵심 입지로 평가받지만 보상 절차와 광역교통대책 수립, 주민 의견 수렴 등 넘어야 할 절차가 적지 않다. 성남시는 그동안 광역교통대책 선행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제기해 왔다.
반면 태릉CC는 다른 분위기가 감지된다. 노원구청장 선거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서준오 후보가 당선됐다. 여당 소속 구청장이 들어서면서 중앙정부와의 정책 공조는 상대적으로 수월해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다만 태릉CC 역시 사업 추진이 순탄한 것은 아니다. 조선왕릉 인접 지역이라는 특성상 문화재·경관 심의와 세계유산 영향평가를 거쳐야 한다. 과거에도 경관 훼손 논란으로 공급 규모가 조정되거나 계획이 흔들린 전례가 있는 만큼 정치적 변수만으로 사업 속도를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평가다.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1·29 대책 사업지 갈등은 주민 수용성과 도시계획 절차의 문제”라며 “공급 속도를 높이는 것이 목적이라면 정부가 물량을 무리하게 늘리기보다 기존 계획 범위 내에서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 더 현실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전월세난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1·29 대책 자체의 한계가 분명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정부는 공급 물량 확대를 내세우고 있지만 핵심 사업 대부분이 2029~2030년 착공을 목표로 하고 있어 실제 입주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공급 확대 기대감은 줄 수 있지만 당장 시장이 체감할 수 있는 물량으로 이어지기까지는 거리가 멀어 최근 서울 전세난과 집값 불안을 진정시키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이창무 교수는 “1·29 대책은 중장기 공급 계획인 만큼 현재의 전월세난을 해결할 수 있는 대책은 아니다”라며 “실제 주택이 공급되기까지는 짧게는 5년, 길게는 10년 가까운 시간이 걸리는 만큼 당장 시장이 체감할 수 있는 물량으로 이어지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