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규제 비웃는 동탄, 실수요자는 웁니다[부동산 취재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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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2026년 6월 20일, 오전 07:20

[이데일리 이정현 기자] 경기 화성 동탄 아파트값이 또 대폭 올랐습니다. 반도체 산업 호황으로 인한 유동성 증가의 최대 수혜지로 부각된 데다 수도권 규제의 풍선효과, 갭투자, 선매수 수요까지 겹치면서 과열 양상입니다. 자고 일어나면 호가가 오르는 탓에 광기에 가깝다는 평가마저 나옵니다. ‘더 비싸게 거래할 수 있다’는 매도자의 기대심리가 시장을 지배하면서 실수요자만 난감한 상황입니다.
동탄역 주변 아파트 단지_[연합뉴스 자료사진]
6월 셋째주 동탄 아파트 매매가격은 일주일만에 2.22%(한국부동산원 발표 기준) 올랐습니다. 지난주 1.98%에 이어 2주 연속 급등입니다. 특정지역의 주간 아파트값 상승률이 2%를 넘은 것은 5년만이라고 합니다. 게다가 2주 연속 2%를 넘나드는 상승률을 기록했다는 점이 놀랍습니다. 1년간 매주 2%씩 오르면 복리효과로 180%가 넘게 오르게 됩니다. 아파트값이 3배가 된다는 의미죠.

동탄 아파트 매매가 급등의 배경에 반도체가 있습니다. 동탄은 GTX-A로 서울 접근성이란 프리미엄을 갖춘 대표적인 반도체 벨트의 배후 주거지입니다. 반도체 산업 초호황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임직원들이 수억원의 성과급을 받을 것이란 소식이 전해지면서 아파트 가격이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논리는 단순합니다. 동탄의 핵심 실수요자들의 자산이 수억원 늘었으니 아파트 구매 여력도 증가했다는 겁니다.

시장에서는 동탄의 상승세를 반도체 효과만으로 보지 않습니다. 정부의 잇따른 수도권 부동산 규제로 밀려난 수요가 동탄에 유입되고 있다는게 일반적인 분석입니다. 다주택자 압박에 수도권 주택을 매도한 이들이 갭투자가 가능한 동탄에 몰려들고 있다는 겁니다. 동탄 내 아파트 등 집합건물 매수인 3명 중 1명은 외지인이었다는 점이 이를 뒷받침합니다.

실수요자는 난감합니다. 성과급이 주머니에 들어오기도 전에 아파트 가격이 급등한 탓입니다. 동탄 부동산 시장의 대장 아파트라는 동탄역롯데캐슬 84㎡는 지난해 10월 15억원에 거래되다 최근 호가가 25억원까지 올랐습니다. 기대 성과급 이상으로 오른 탓에 주거비 부담은 오히려 커졌습니다. 게다가 동탄의 모든 실수요자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임직원인 것도 아니죠.

이상현상도 잦습니다. 일주일새 호가가 두세번 오르는 탓에 집값이 더 뛸 것으로 기대한 매도자가 위약금을 불사하고 계약을 파기하는 ‘배액배상’ 사례도 현장에서 다수 목격된다고 합니다. 계약금의 2배를 물어주고서라도 새로운 매수자에게 더 비싸게 파는 것이 이득이기 때문입니다. 계약서 도장을 찍으러 간 자리에서 가격을 올려달라고 하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실거주용 부동산 거래는 삶과 직결되는 만큼 일방적으로 계약이 파기된 매수인이 곤경에 처하거나 매도인과 다툼을 벌이는 사례도 잦습니다.

‘반도체 머니’와 ‘갭투자 머니’의 난입으로 동탄 부동산 시장이 과열되면서 동탄이 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될 수 있다는 소식이 나옵니다. 하지만 정부차원의 핀셋 규제는 쉽지 않습니다. 현행법상 국토교통부가 지정하는 토지거래허가구역은 2개 이상의 시·도에 걸치거나 광역지방자치단체 단위로만 지정할 수 있습니다. 동탄만 규제지역으로 지정하기 위해서는 현행법상 경기도지사가 결정을 해야 하는데 추미애 당선인의 취임 이후에나 결정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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