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명훈 코인원 대표가 18일 서울 여의도 파크원타워1 코인원 본사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6.6.18 © 뉴스1 이광호 기자
지난 10여년간 가상자산 시장은 광풍에 가까운 상승장과 혹독한 하락장을 반복했다. 그 과정에서 수많은 거래소가 사라지고 주인이 바뀌었지만 코인원은 달랐다. 국내 5대 가상자산 거래소 중에선 유일하게, 창업자인 차명훈 대표가 지금까지 회사를 이끌고 있다.
최근 코인원은 한국투자증권과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 OKX의 투자 전문 조직인 OKX벤처스로부터 투자를 유치하며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 전통 금융권과 해외 가상자산 대기업이 동시에 코인원에 베팅한 것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투자를 코인원의 자금 조달을 넘어 국내 가상자산 산업과 전통 금융의 접점이 확대되는 신호로 해석한다.차 대표 역시 이번 투자를 계기로 전통 금융과의 시너지를 내고, 자산 토큰화 등 신사업 방면에서 협력하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는 등 실질적인 성과를 내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4000억 기업가치는 겸손한 규모"…든든한 우군 얻은 코인원
지난 18일 뉴스1과 만난 차명훈 코인원 대표는 한국투자증권, OKX를 주주로 확보한 것은 코인원이 한 단계 더 성장하기 위한 최선의 선택이었다고 강조했다.
최근 한국투자증권과 OKX 벤처스는 각각 코인원 지분 약 20%를 확보하며 공동 3대 주주에 올랐다. 차 대표는 30% 이상 지분을 유지하며 경영권과 최대주주 지위를 유지했다.
실제로 더 높은 기업가치를 제안한 곳도 있었지만, 기업가치보다는 파트너 확보에 더 큰 비중을 두고 투자를 유치했다고 차 대표는 밝혔다. 이번 투자로 코인원은 4000억 원에 달하는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5년 전 투자 유치 때에 비해 1500억 원 이상 증가한 규모다.
차 대표는 "밸류에이션(기업가치)은 다소 겸손하게 가져갔다"며 "단기적인 숫자보다는 앞으로 함께 성장할 수 있는 파트너를 선택하는 데 집중했다"고 했다. 이어 "전통 금융의 신뢰도를 갖춘 국내 파트너 한 곳과, 해외 시장을 선도하는 글로벌 파트너 한 곳이 연합하는 구조가 가장 이상적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에 대해선 "내부통제,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 노하우가 뛰어나서 그런 점을 코인원이 이식받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또 OKX는 "규모가 매우 큰 거래소이기도 하지만, 거래소 기술 면에서도 강점이 있다"며 "OKX처럼 웹3 월렛(지갑)을 자체 개발한 곳도 많지 않고 큰 해킹 사고도 없었다. 그런 OKX로부터 기술력을 이전받을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대규모 투자를 유치하면서도 경영권을 유지한 배경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차 대표는 지난해 대표직에서 잠시 물러났다가 4개월 만에 경영에 복귀한 바 있다. 한때 전문경영인 체제를 고려했었지만, 코인원의 장기적 성장을 위해선 창업자 대표를 유지하는 것이 더 적합했다고 그는 설명했다.
차 대표는 "새로운 투자자가 합류하더라도 일관된 리더십이 필수적이라고 판단했다"며 "이번 지분 투자의 전제 조건도 제가 최대주주로서 확고하게 중심을 잡고 경영권을 보유하는 것이었다"고 했다.
차명훈 코인원 대표가 18일 서울 여의도 파크원타워1 코인원 본사에서 뉴스1과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6.6.18 © 뉴스1 이광호 기자
한투증권·오케이엑스와 '자산 토큰화' 논의…올인원 플랫폼 지향
든든한 우군을 확보한 만큼, 코인원의 다음 목표는 주주들과의 시너지 확보다.우선 한국투자증권과는 공동 프로모션 등 실질적인 협력은 물론, 자산 토큰화 같은 장기적인 협력에 대해서도 논의할 예정이다.
바이낸스, 코인베이스 등 해외 대형 거래소들은 가상자산뿐 아니라 주식 거래도 가능한 '올인원 플랫폼'을 지향하고 있다. 주식을 토큰화해 거래를 지원하는 거래소들도 많다. 국내는 아직 규제의 제약이 있지만, 코인원도 장기적으로는 이 같은 올인원 플랫폼을 지향한다.
차 대표는 "자산 토큰화가 글로벌 시장에선 엄청난 트렌드로 올라섰는데, 우리나라는 규제 문제로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며 "코인원도 당연히 그런 트렌드를 따라가야 한다고 생각하고, 증권사를 비롯한 전통 금융도 이런 움직임을 포용하려 하고 있다. 오케이엑스도 자산 토큰화 시장에 매우 관심이 많다"고 했다.
이어 "나중에는 코인원에서 주식 거래를 하고, 한국투자증권에서 가상자산 거래도 할 수 있게 되는 게 당연하다"고 덧붙였다.
차 대표는 해외 자본인 오케이엑스와도 국내 규제 틀 안에서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규제당국이 해외 가상자산 거래소의 국내 영업에 보수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는 만큼, 제도적 문제가 없는 영역을 중심으로 시너지를 낸다는 구상이다.
그는 "오케이엑스는 컴플라이언스(법률 준수) 면에선 매우 보수적인 회사라 문제 소지가 있는 영업은 하지 않을 것"이라며 "매칭 엔진, 웹3 지갑 같은 오케이엑스의 거래소 인프라를 코인원에 이식하겠다"고 강조했다.
점유율 10% 유지가 목표…"해외 송금·국경간 결제도 도전하고파"
차명훈 코인원 대표가 18일 서울 여의도 파크원타워1 코인원 본사에서 뉴스1과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6.6.18 © 뉴스1 이광호 기자
주주들과의 시너지 확보와 별개로 점유율 확대는 차 대표의 최우선 과제다. 코인원은 시장 점유율을 기준으로 업비트, 빗썸에 이은 국내 3위이지만 1, 2위와의 차이가 크다.
차 대표는 "올해 10% 내외의 점유율을 꾸준히 가져가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투자증권 이용자들을 코인원으로 끌어올 수 있는 대규모 프로모션도 준비하고 있고, 자체적으로 마케팅도 강화할 예정"이라며 "작년이 내부 정비를 위한 해였다면 올해는 실질적인 성과를 내야 하는 해"라고 말했다.
코인원의 미래 성장 전략으로는 인공지능(AI)을 통한 조직 체질 개선, 해외 송금 사업 도전 등을 꼽았다.
차 대표는 "AI를 잘 활용하면 조직의 경쟁력이 크게 향상될 수 있다. AI와 관련해선 직원들에게 비용을 아끼지 않고 지원하고 있다"며 "AI 활용 모범 사례를 사내에서 발표하기도 하고, 관련 장비에도 꾸준히 투자한다"고 말했다.
향후 도전하고 싶은 신사업으로는 해외 송금업을 언급했다. 코인원은 설립 초기 코인원트랜스퍼라는 자회사까지 세워 해외 송금에 도전했으나, 시기가 너무 빨랐다. 스테이블코인을 통한 해외 송금이 보편화된 지금은 다시 송금업에 도전할 수 있는 적기다.
차 대표는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해 가져올 수 있는 금융의 혁신은 국경간 결제와 송금이라고 생각한다"며 "현재는 해외 송금 사업을 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진 만큼 다시 기회를 볼 예정"이라고 했다.
hyun1@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