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매수우위지수
거래가 실종된 상태에서 집주인이 부르는 몸값만 오르는 전형적인 ‘호가 위주 상승장’이다. 거래량과 가격이 거꾸로 움직이는 뚜렷한 ‘디커플링(탈동조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최근 3개월 새 서울 아파트 매물은 13.7% 급감했다. 실제 거래량도 전년 대비 크게 줄었다. 반면 매매 가격은 오히려 15%가량 상승했다.
정부가 증세 카드를 사실상 예고했음에도 집주인들 사이에서 ‘지금 팔면 손해’라는 기대 심리가 확산되는 분위기다. 지난 20일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부동산 과세를 정상화해야 하며 보유세와 양도세를 합리적으로 조정하는 것은 필요하고 옳은 방향”이라 재차 압박했음에도 매도 매물이 증가할지는 미지수다. 그간 고강도 규제가 쏟아졌음에도 서울 아파트 가격이 꺾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정부가 종합부동산세 공정시장가액비율 인상, 다주택자와 고가 1주택자의 세부담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비정상적인 시장 흐름에 당장 매매나 전세 등 새 계약을 맺으려는 실수요자의 불안 심리만 커지고 있다. 주택 거래 문턱이 계속 높아지는 만큼 공급 위축으로 가격이 더 뛰기 전에 무리해서라도 집을 사려는 추격 매수도 이어지고 있다. 시장의 불안감이 고조되면서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중심으로는 허위 주택 정책을 담은 이른바 ‘지라시’까지 무분별하게 유포돼 혼란을 가중시키는 실정이다.
시장 상황을 바라보는 전문가들의 시각은 엇갈린다. 일각에서는 실제 거래량이 뒷받침되지 않는 호가 중심의 상승은 신기루에 불과하며, 일시적인 거품일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한다.
반면 현재의 오름세가 단순한 심리적 요인이 아니라, 서울 주요 입지의 절대적인 주택 공급 부족이 누적되면서 발생한 구조적 상승이라는 분석도 만만치 않다.
양지영 신한프리미어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거래량이 줄어드는데 가격이 오르는 것은 정상적인 시장 상황으로 보기 어렵다”면서도 “현재 거래량이 위축된 것은 실거주 의무요건과 대출 규제 등으로 거래 자체가 쉽지 않은 환경 탓이며, 강남 3구나 마·용·성(마포·용산·성동) 등 주요 지역의 대기 수요는 여전히 두터워 가격에 거품이 끼었다고만 단정할 수는 없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규제로 나올 수 있는 급매물은 이미 시장에서 소화된 만큼, 당분간 매도자 우위의 호가 중심 거래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새로운 규제 카드가 베일을 벗기 전까지 매도자의 배짱 호가와 매수자의 불안한 추격 매수가 빚어내는 기형적인 줄다리기는 지속될 전망이다. 양 위원은 “7월 세제 개편안과 함께 추가적으로 나올 수 있는 규제 수위에 따라 시장의 향방이 갈릴 것”이라며 “최근 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제기되는 등 거시경제 변수가 많아 7월 주택 시장은 그 어느 때보다 예측하기 어려운 혼돈의 장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