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의 말입니다. 지난 24일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주택 공급을 늘릴 수 있는 특단의 방안을 서울시와 논의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서울의 아파트 매매가·전세·월세 가격이 동시에 오르며 심각해진 주택난의 원인을 ‘공급 부족’으로 규정하고, 어떻게든 공급량을 늘리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현이었습니다.
김용범 대통령비서실 정책실장이 24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청와대가 그동안 공급보다는 수요 억제에 초점을 맞춰왔던 만큼, 주택 정책의 방향 전환을 시사한 게 아니냐는 시장의 해석이 나옵니다. 주택난의 원인에 대해서도 김 실장은 다주택자나 부동산 투기가 아닌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태와 고금리 여파를 꼽았습니다. 전 정부에서 수도권의 3년 평균 주택 착공 물량이 15만 8000가구로 적정 공급량인 25만 가구에 크게 못 미쳤던 만큼 공급 부족은 불가피했다는 설명도 덧붙였습니다.
7월로 예고된 부동산 관련 세제 개편과 관련해서도 김 실장은 “(시뮬레이션을) 수백 번 하고 있다”며 “직접적인 이해관계를 가진 분들, 맘카페 회원 등을 포함해 정말 다양한 의견을 듣겠다”고 말했습니다. 세제는 예민한 문제인 만큼 의견 수렴을 충분히 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닥치고 공급’은 사실 낯선 표현이 아닙니다.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오세훈 당시 서울시장 후보가 서울 부동산 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해 2031년까지 31만 가구 순증을 목표로 “‘닥치고 공급’하겠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주요 선거 슬로건 중 하나이기도 했습니다. 이 때문에 김 실장의 이번 ‘닥공’ 발언은 서울시장 선거 패배로 확인된 부동산 민심에 대한 청와대의 반응이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오세훈 '4년 더 시켜주십시오'
김 실장이 주택 공급 후보지로 영등포와 구로 등 준공업지역을 언급하며 “(서울시에) 거기다 왜 주택을 못 짓느냐고 했더니 ‘서울의 제조업 기반을 갖춰야 한다’고 답변했다”고 꼬집은 것이 대표적입니다. 그린벨트 해제를 놓고 의견 충돌이 있다고 언급한 것 역시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습니다.
주택 공급 주도권을 둘러싼 정부와 서울시 간의 기싸움은 이미 시작됐습니다. 토론회가 끝난 직후 서울시는 즉각 반박성 설명자료를 배포하며 “서울시는 이미 준공업지역 제도 개선을 통해 총 32개 사업지에서 약 2만 5000가구 규모의 주택 공급을 추진하고 있다”고 맞받아쳤습니다. 해당 지역에 이미 주택 공급이 원활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반론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