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묘와 세운4구역 모습. (사진=연합뉴스)
다만 사업시행계획변경 인가는 취소될 가능성이 높다. 지방자치법 188조에 따르면 명령이나 처분이 법령에 위반되거나 현저히 부당하여 공익을 해친다고 인정되면 시·도에 대해서는 주무부장관이 시정을 요구하고, 시정되지 않으면 효력을 취소하거나 정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가유산청 관계자는 “세계유산법 시행령을 만들어 인허가 전 세계유산영향평가를 받게 했으나 종로구청이 이를 위반했다”며 “국토교통부 장관이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이에 대한 절차를 밟으려고 협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종묘 앞 세운4구역 재개발 논란은 지난해 10월 서울시가 해당 지역 고도제한을 청계천변 최대 141.9m(기존 71.9m)로 완화하며 불거졌다. 서울시는 해당 높이가 종묘 앞 경관을 훼손하지 않으며 고도 완화를 통해 거둬들인 개발 수익으로 종묘에서 남산까지 이어지는 ‘세운 녹지축’ 사업을 시행하겠다는 입장이다. 게다가 세운상가의 노후화로 주민들의 안전까지 위협받고 있다며 사업을 시행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중앙정부는 세계문화유산인 종묘의 경관이 훼손, 지정 취소까지 될 수 있다며 세계유산영향평가를 받아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유네스코 역시 서울시가 세운지구 개발을 강행할 경우 세계유산 지위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며 유산영향평가 실시를 요구하고 있다.
여권을 중심으로도 서울시와 종로구를 향한 공세가 거세지고 있다. 전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민주당 소속 서울시의원,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는 지난 25일 종묘 앞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종로구의 인허가 절차 취소를 요구했다. 민주당 소속 시의원들은 12대 의회 개원 즉시 조사를 실시, 관련 시 예산 집행을 전면 중단시키겠다고 엄포를 놨다. 종로구가 지역구인 곽상언 민주당 의원 역시 기자회견을 열고 “종로구 주민과 서울시민은 물론 많은 국민의 걱정과 우려를 대신해 오세훈 서울시장과 종로구에 다시 한번 엄중히 촉구한다”고 밝힌 바 있다.
사업시행인가만을 기다렸던 세운4지구 주민들은 인가 이후에도 계속되는 잡음에 답답함을 호소하고 있다. 매달 10억원이 넘는 금융비용이 발생하는 상황에서 사업에 속도를 붙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종길 세운4지구 주민대표회의 위원장은 “오 시장 연임으로 사업에 청신호가 들어온 줄 알았는데 답답한 마음”이라며 “정부의 대응을 보고 주민들 차원의 대응을 마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국가유산청, 세운4지구 주민들이 참여하는 3자 협의체 구성을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세계유산영향평가의 경우 세운4지구 주민들이 결정하는 사안이라 서울시 차원에서 수용 여부를 결정할 수 없기 때문에 3자 협의체를 구성, 돌파구를 마련하자는 취지다. 서울시 관계자는 “주민들과 중앙정부가 서로 강경한 입장만 내놓고 있어 서울시 차원에서 조금씩 양보해 협상해보자는 것”이라며 “지속적으로 3자 협의체 구성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