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임차료 1000만원에도 줄 선 브랜드…상반기 팝업 2100개

재테크

이데일리,

2026년 7월 07일, 오전 05:01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지난 달 29일 월요일, 30도가 훌쩍 넘는 때양볕 속에서도 서울 성수동 연무장길에는 직장인뿐 아니라 외국인들이 거리를 메우고 양쪽으로 늘어선 브랜드 매장을 기웃한다. 매장마다 사람들이 몰리는지 대기 안내 표지판이 서 있다. 사방에서 오가는 자동차들과 사람들이 뒤섞인 틈에 양쪽 거리에선 공사 소음으로 가득하다. 1km가 조금 넘은 연무장길 양쪽 거리로 공사 중인 곳은 10곳에 이른다. 성수에서는 월·화요일 공사가 시작되고 목·금요일 새 팝업이 문을 여는 풍경이 일상이 됐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팝업’의 성지로 불리는 성수의 팝업 상권이 입점 브랜드의 매출 확대와 가치 제고를 이끄는 거점 역할을 강화하고 있다. 팝업은 성수를 넘어 용산 아이파크몰 등 기존 유통시설로 확산하며 상업용 부동산의 성장 동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지난 달 29일 성수동 연무장길에는 사람들이 오가는 가운데 왼쪽 편에선 공사가 한창이다. (사진=최정희 이데일리 기자)
지난 달 29일 성수동 연무장길에는 사람들이 오가는 가운데 왼쪽 편에선 공사가 한창이다. (사진=최정희 이데일리 기자)
◇올 상반기 문 연 팝업만 2130개, 45% 증가

6일 팝업·상업용 부동산 전문기업 스위트스팟의 ‘2026 상반기 팝업스토어 트렌드 리포트’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국에서 문을 연 팝업은 2130개로 지난해 같은 기간(1470개)보다 45% 늘었다. 성동구에서는 468개가 문을 열어 전년 동기보다 9% 증가했다.

성수는 지하 1층을 포함한 1~2층(층당 약 50평) 규모 매장을 하루 빌리는 데 1000만~1200만원이 들 정도로 임대료가 비싸지만 브랜드들이 줄을 설 정도로 수요가 높다. 스위트스팟 관계자는 “연무장길의 권리금은 5년 전 대비 15~20배 뛰었고, 평당 임대료도 2~3배 올랐다”며 “높은 임대료에도 브랜드가 줄을 서자 건물주는 길게 임대하기보다 짧고 비싼 팝업을 선호해 일부러 자리를 비워두기도 한다”고 말했다.

임대 기간이 7일 이내인 단기 임대 비중이 늘어나고 있다. 올해 상반기 문을 연 2130개 팝업 중 36%(758개)가 7일 이내 단기 운영 팝업이었다. 2024년 23%(155개), 2025년 29%(432개)에서 늘어나는 분위기다. 짧은 기간 화제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전체 팝업의 45%는 모객이 유리한 금요일에 문을 열었다.

브랜드들은 성수 팝업 자체를 마케팅 자산으로 활용하고 있다. 스위트스팟 관계자는 “한 뷰티브랜드에서 팝업 매장이 하루 빌 때 옥외광고 붙이고 이벤트 열 수 있냐고 문의가 왔다”며 “성수에서 사람들이 브랜드 앞에 줄을 섰던 이미지를 해외 진출시 활용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매출에도 도움이 된다는 분석이다. 글로벌 상업용 부동산 서비스 기업 CBRE에 따르면 국내 패션 브랜드 단위면적당 월 매출액은 성수가 634만원으로 강남 167만원 대비 3.8배 차이가 났다.

단기 임대 비중이 늘어나고 있긴 하지만 장기 임대도 동시에 늘어나고 있다. 성동구 내 31일 이상 운영된 장기 팝업은 작년 상반기 31개에서 올해 58개로 늘어났다.

성수 팝업 상권도 연무장길을 넘어 서울숲과 뚝섬으로 확장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연무장길 밖에서 열린 팝업은 272개로 연무장길(196개)을 처음 넘어섰다. 스위트스팟은 “성수가 하나의 거리가 아니라 권역 단위 상권으로 확장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존 유통사도 문화센터 대신 ‘팝업’으로

팝업은 단순히 성수에서 그치지 않고 다른 지역으로 확산하는 모습이다. 영등포구, 마포구, 송파구, 용산구, 중구 등을 중심으로 늘어나면서 성수 외 팝업 시장 비중은 작년 상반기 65%에서 올해 상반기 74%로 늘어났다.

기존 유통업계에서도 팝업을 늘리고 있다. AK플라자 홍대점은 2021년 만화·게임 등 서브컬처 중심의 팝업 매장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개편한 이후 매출이 3.5배 늘어 지난해 982억원을 기록했다. 앞선 사례가 있자 용산 아이파크몰은 문화센터를 없애고 ‘도파민스테이션’이라는 이름으로 팝업 매장을 확대했다. 지적재산권(IP)을 활용한 게임, 만화 캐릭터, 피규어샵 등이 집중돼 팝업 매장이 작년 상반기 24개에서 올해 상반기 108개로 늘어났다. 잠실 롯데월드몰 역시 86개에서 150개로 늘렸다. 소셜미디어에서 인기 있는 식음료 브랜드의 팝업을 늘리며 방문객을 끌어모으고 있다.

전문가들은 팝업 상권이 서울 전역으로 확대되면서 점차 확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스위트스팟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눈높이가 높아지고 계속해서 새로운 것을 원하는 데다 일정 기간만 만날 수 있다는 희소성 등으로 팝업에 열광하는 것 같다”며 “브랜드 입장에서도 만지고 경험하게 함으로써 소비자들을 ‘팬’으로 만들 수 있다는 강점에 선호도가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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