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공인중개사무소에 토지거래허가 상담환영이라는 팻말이 붙어 있다. (사진=연합뉴스)
그런데 최근 토지를 넘어 주택 가격을 조정하기 위한 수단으로 토지거래허가제도가 활용되기 시작했다. 특히 주택 가격이 급등하는 지역을 중심으로 토지거래허가구역을 지정함으로써 주택 거래 자체를 일정 요건을 갖춘 경우에만 가능하도록 해 주택의 공급과 수요를 모두 줄여 주택 가격을 조정하는 방식이다.
주택 거래에 관해 토지거래허가를 받으려면 수요자는 주택 거래를 할 수밖에 없는 부득이한 사유를 객관적으로 소명해야 한다. 매수하려는 주택에서 2년 이상 반드시 실거주해야 하고, 이미 주택을 소유하고 있다면 이를 매도하는 조건으로 토지거래허가를 받을 수가 있다. 이때 매도인과 매수인이 주택에 관해 매매약정을 하더라도 이는 토지거래허가를 받을 때까지 무효 상태이고, 토지거래허가를 받음으로써 비로소 유효하게 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매도인과 매수인은 토지거래허가를 받기 이전에 주택에 관한 매매약정을 구체화할 수밖에 없다. 이와 같은 약정도 없이 토지거래허가를 받기 위한 절차를 진행하는 것은 매매계약을 향후 체결할지 여부에 구속력이 전혀 없어 서로시간과 비용만 낭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집값이 급등하면서 토지거래허가를 받기 전 매매에 관한 약정만을 한 상태에서 매도인이 일방적으로 매매약정을 파기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때 아직 토지거래허가를 받기 이전이므로 매매약정 자체는 효력이 발생하지 않는다. 다만 주택에 관한 매매대금이나 소유권이전등기에 관한 사항이 아니고 토지거래허가에 대한 협력의무 불이행이나 매매약정 자체의 일방적 파기와 같은 때에는 별도로 위약금 약정을 해 둔 경우 이는 유효하게 된다.
이때 위약금 약정을 별도로 하지 않으면 귀책사유가 없는 상대방은 매매약정이 일방적으로 파기되더라도 위약금을 받을 수가 없으므로 매매약정에 이와 같은 내용이 구체적으로 포함돼야 한다. 토지거래허가 전에 매매약정이 파기되는 경우와 토지거래허가 후에 매매약정이 파기되는 경우를 구분해 정하면 좋고, 위약금의 액수도 매매계약이 체결될 것을 전제로 한 계약금으로 할 것인지, 매매약정을 체결하며 주고 받은 약정금으로 할 것인지 명확히 기재해두는 것이 추후 불필요한 분쟁을 막을 수 있어 유리하다.
간혹 토지거래허가 전에 매매약정이 파기되는 경우만을 매매약정의 내용에 포함해 토지거래허가를 받은 후 매매약정이 파기되면 이를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지 문제가 생긴다. 이때에는 원칙적으로 매매약정이 매매계약으로 유효해진 것이므로 매매계약이 체결됐음을 전제로 법률 관계를 판단하면 된다. 물론 매매약정에 이와 같은 내용을 조건별로 명확히 기재한다면 별도의 판단 없이 그에 따라 처리하면 돼 간명하다.
부동산 가격이 급등 또는 급락해 변동성이 큰 때에는 매도인과 매수인 사이에 매매약정에 관한 분쟁이 빈번히 발생할 수밖에 없다. 매매약정 내지 매매계약을 구체적으로 합의해 기재하는 것이 그나마 이와 같은 분쟁을 적은 노력과 비용으로 원만히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다.
김예림 법무법인 심목 대표변호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