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에서는 SK하이닉스의 미국주식예탁증서(ADR) 상장 자금 유입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 등을 환율 하락 요인으로 꼽으며 단기적으로 환율이 안정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과 중동 갈등 격화 등 대외 불확실성도 높아 상승·하락 심리가 팽팽하게 맞설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코스피 지수가 반도체주 급락 영향으로 장중 6900선이 무너지며 서킷브레이커가 발동한 13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3.60원(0.24%) 상승한 달러당 1502.10원에 거래되고 있다.
13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이날 주간거래 종가 기준(오후 3시 30분) 환율은 전거래일보다 2.0원 오른 1503.4원을 기록했다. 지난주 종가가 1498.5원으로 내려간데 이어 이날 장중 저가도 1497.2원을 기록하면서 1400원대 안착 기대감이 있었으나 주식시장 개장과 함께 외국인 순매도 재개에 환율은 상승 전환했다.
이날 국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는 약 3조원의 순매도를 기록하며, 지난 2일(4조 6000억원 순매도) 이후 최대 규모의 매도 우위를 보였다.
시장에서는 최근 환율 상승을 주도했던 외국인의 주식 매도세는 점차 둔화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국내 주식시장에서 변동성을 키웠던 외국인 순매도가 잠잠해지면서 환율 상승을 뒷받침했던 역송금 수요도 줄어들 수 있다”며 “외국인의 국내 증시 순유입 기대감이 서서히 자리 잡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민혁 KB국민은행 연구원 역시 “최근 코스피가 조정을 거치며 외국인 리밸런싱에 따른 매도 강도가 약화됐다”며 “그동안 환율 상방을 자극했던 달러 수요 우위의 수급 여건이 변화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가장 강력한 환율 하락 동력은 265억달러(약 40조원) 규모에 달하는 SK하이닉스의 나스닥 ADR 상장 자금이다. 공모대금은 공모 절차가 마무리되는 오는 14일 달러로 SK하이닉스로 납입된다. 이에 이달 15일 이후부터 8~9월까지 달러 자금을 원화로 환전하는 수요가 국내 외환시장으로 유입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정훈 대신증권 연구원은 “ADR 발행액의 절반만 환전돼도 단기적으로 환율이 수십원 가량 하락할 수 있다”며 “외환시장에 만연했던 환율 상승 기대를 진정시키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문다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오늘(13일)은 일시적으로 달러 매도 압력이 우위였으나, 하이닉스 ADR 환전 자금이 본격적으로 유입되면서 환율 하락 압력을 가할 것으로 보인다. 하이닉스 ADR 효과는 아직 시장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은 상태”라고 판단했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 또한 “하이닉스 ADR 상장으로 단기 수급 부담 완화가 예상되며, 이는 환율 하락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원달러 환율 추이
통화 당국의 긴축 기조와 외환 당국의 개입 의지도 환율 하락을 지지하는 요소다. 시장은 오는 16일 한은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소재용 신한은행 연구원은 “한은이 25bp(1bp= 0.01%포인트) 인상을 단행하되, 연속 인상(백투백)의 문을 닫지 않는 뉘앙스로 시장의 선반영을 유도할 것”이라며, 이러한 통화정책이 환율 안정 의지로 읽힐 것이라고 분석했다.
여기에 더해 한일 외환당국의 공조 가능성도 환율 상단을 억제하고 있다. 최근 한일 양국은 외환시장 동향에 대해 긴밀히 소통하며 협력을 강화하고 있으며, 이는 각국 시장에서 환율 상승으로 쏠려 있던 심리를 완화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다.
하지만 중동 지역에서의 긴장감이 고조되면서 국제유가가 다시 오르고 있는 점은 원화 가치에 부담 요인이다. 국제유가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거나 인플레이션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면서 연준의 긴축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 모두 원화 가치 하락 재료가 되기 때문이다. 박상현 연구원은 “특히 호르무즈 해협 재봉쇄 우려에 따른 유가 반등은 환율 하락을 제약할 수 있는 변수”라며 “유가 반등폭이 달러화 강세폭을 좌우할 것”이라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