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재봉쇄…기지개 켜던 건설업계에 '찬물’

재테크

이데일리,

2026년 7월 15일, 오후 07:21

[이데일리 이정현 기자]하반기 수주 실적이 일부 개선되며 기지개를 켜던 건설업계가 호르무즈 해협 재봉쇄라는 대형 악재를 맞았다. 미국과 이란의 갈등이 종전 양해각서(MOU) 체결 이전으로 되돌아가며 지정학적 위기가 다시 불거진 탓이다. 화해 무드 속에서 안정세를 보이던 유가와 원자재 가격이 다시 출렁이면서, 하반기 수익성 회복을 노리던 건설사들의 셈법도 복잡해졌다.

서울 시내의 한 건설 현장 모습_[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 시내의 한 건설 현장 모습_[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1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미국과 이란 간의 무력 충돌 격화로 종전 가능성이 불투명해지고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재봉쇄에 나서면서 업계는 원가 관리 비상상황에 돌입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해협을 오가는 민간 선박들로부터 선적 화물의 20%에 해당하는 통행료를 징수하기로 하겠다고 밝혔다가 이를 번복하는 등 글로벌 물류망의 불확실성이 커진 탓이다. 해운·물류비 급등과 원유 수급 불안정이 가시화됨에 따라 해외 프로젝트를 수행 중인 국내 건설사들은 물론, 국내 현장의 원자재 조달 역시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계치에 도달한 건설 공사비는 이번 중동 리스크로 고착화될 우려가 커졌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5월 건설공사비지수는 137.67을 기록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건설업계는 하반기부터 원자재 가격이 점차 안정을 찾을 것으로 기대했으나, 분쟁 장기화 국면 속에 주요 자재의 공급망 차질과 가격 상승 압박이 길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유가 상승은 자재 생산비와 해상·육상 물류비를 동시에 끌어올리는 악재”라며 “원자재 가격 하락세 전환을 기대하며 버티던 현장들의 부담이 임계점에 달할 수 있다”고 토로했다.

장기화하는 중동 분쟁은 국내 건설사들이 돌파구로 기대했던 ‘전후 재건 사업 수혜’마저 지연시키고 있다. 종전 시점이 안갯속으로 사라지면서 관련 논의는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고, 중동 지역 내 신규 대형 프로젝트 발주가 위축되거나 기존 공사의 진행이 지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승준 하나증권 연구원은 “미국과 이란의 분쟁 격화로 교전이 재개되면서 유가 상승으로 이어졌다”며 “종전 후 재건과 지정학적 에너지 구조 재편에 따른 수혜가 기대되던 상황이었으나, 현재로선 불확실성이 너무 커진 상태”라고 진단했다.

업계에서는 중동 분쟁 재발이 회복세를 보이던 건설경기에 찬물이 될까 우려하는 모양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신규수주, 공사기성, 수주잔고, 공사대금수금, 자금조달, 자재수급 등 대부분의 세부지수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나, 체감경기를 나타내는 6월 CBSI는 여전히 기준선(100)을 밑도는 74.5에 그쳤다. 특히 자재수급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24.4p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는 상태다.

이지혜 연구위원은 “지표가 일부 회복되었으나 민간 주택 부진과 고용 감소, 자재·금융 부담이 이어지고 있어 건설경기 전반의 회복 흐름을 단정하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분석했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그래픽=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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