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대출 확대 놓고…“부모찬스 격차 해소” vs “집값 자극”

재테크

이데일리,

2026년 7월 15일, 오후 06:15

[이데일리 김은경 기자] 정부가 청년층의 내 집 마련을 지원하기 위해 대출 규제를 조정하고 정책대출을 확대할지를 놓고 전문가들 사이에서 의견이 팽팽하게 맞섰다. 자산 축적이 부족한 청년에게 금융 지원을 확대해 ‘주거 사다리’를 복원해야 한다는 주장과 공급이 부족한 상황에서 대출 한도만 늘리면 집값 상승과 ‘영끌’을 부추길 수 있다는 반론이다.

부모의 자산 지원 여부에 따라 청년층 내부에서도 주택 구매력이 크게 갈리는 만큼 청년이나 무주택자를 일률적으로 실수요자로 규정해 금융 혜택을 주는 방식부터 재검토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15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금융위원회 ‘부동산 금융정책 국민 의견 경청 토론회’가 열리고 있다.(사진=연합뉴스)
15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금융위원회 ‘부동산 금융정책 국민 의견 경청 토론회’가 열리고 있다.(사진=연합뉴스)
15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금융위원회 ‘부동산 금융정책 국민 의견 경청 토론회’에서는 ‘청년층 실수요자 지원 방안’을 놓고 전문가와 업계 관계자들이 토론을 벌였다.

정부가 앞서 공개한 주택금융 분야 쟁점에는 청년 등 실수요자의 내 집 마련을 위해 주택담보대출 규제와 정책모기지 기준을 조정해야 한다는 의견과 주택시장 자극 우려를 고려해 현행 규제를 유지해야 한다는 상반된 입장이 담겼다.

지원 확대를 주장하는 쪽은 현재의 소득과 자산만을 기준으로 대출 한도를 정할 경우 미래 소득 증가 가능성이 높은 청년층이 주택시장에서 배제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대열 한국주택협회 정책본부장은 “청년층은 축적된 자산은 부족하지만 소득 증가 가능성이 높은 계층”이라며 “소득과 자산만으로 대출 한도를 결정하면 안정적인 직업과 상환 능력을 갖추고 있어도 주택 구입이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 지원이 없으면 부모의 자산 지원 여부에 따라 주택 구입 가능성이 달라져 청년층 내부 격차가 확대될 우려가 있다”며 정책대출 확대 필요성을 강조했다.

반면 금융 지원 확대가 오히려 청년의 부채 부담과 집값을 동시에 끌어올릴 수 있다는 경고도 나왔다. 박선영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한국은행 자료를 인용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40%를 넘고 부채가 자산보다 많은 고위험 가구 가운데 2030 청년층 비중이 2020년 22%에서 2025년 34%로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고위험 세 가구 중 한 가구가 청년 가구라는 것”이라며 “공급이 제한된 상태에서 금융 지원을 늘리면 의도와 달리 청년층이 사야 할 집값만 올리고 늘어난 대출 한도는 매도자와 개발업자의 이익으로 귀속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청년층 주거복지와 안정은 대출 규제 완화로 해결할 성격이 아니다”며 특별공급과 공공임대 확대 등 공급·재정 정책을 우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논의는 결국 ‘누가 실수요자인가’라는 문제로 이어졌다. 청년층 내부에서도 부모의 자산 지원과 소득 수준에 따라 구매력이 크게 갈리는 상황에서 연령이나 무주택 여부만으로 지원 대상을 정하면 금융 혜택이 실제 지원이 필요한 계층에 돌아간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서영수 SK증권 상무는 “무주택자라고 모두 실수요자이고 다주택자라고 모두 투기 수요인지 다시 생각해야 한다”며 “청년층도 구조적인 자산·소득 양극화로 도움이 필요한 청년과 그렇지 않은 청년이 나뉜다”고 설명했다. 그는 “청년 실수요 지원을 차등하지 않고 확대할 경우 또 다른 집값 급등을 야기할 수 있다”며 실수요자 정의를 다시 세울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김원장 삼프로TV 기자도 최근 서울 주택 매수에서 30대가 차지하는 비중이 40% 안팎까지 높아졌다며 청년층을 하나의 계층으로 보기 어려워졌다고 진단했다. 그는 “최근에는 부모의 상속·증여나 높은 소득과 성과급을 바탕으로 뚜렷한 구매력을 가진 청년층이 등장한 반면, 다수 청년은 일산 서구·도봉·노원 등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은 지역에서 대출을 받아 내 집 마련에 나서고 있다”며 “대출 규제를 완화하거나 강화할 때 이 두 계층을 구분해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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