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주택자 과세의 경우 주택 수보다 보유 자산가치를 기준으로 손질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전문가들은 집값 안정을 위해 세제를 반복적으로 강화·완화하기보다 장기간 유지할 수 있는 원칙 중심의 세제를 마련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부동산 세제 개혁의 방향과 과제'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하고 있다.(사진=김은경 기자)
이 교수는 “시장 실패로 나타난 집값 과열 현상에 정부가 세제로 대응하는 것은 어느 정도 불가피했다”며 “불이 났기 때문에 소방수가 등장할 수밖에 없는 것처럼 각종 세제도 그런 배경에서 도입됐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불을 끄기 위해 투입된 세제가 또 다른 불확실성을 만들었다는 점이다. 시장 상황이 바뀔 때마다 법을 서둘러 고치면서 실제 규제 대상은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빠져나가고 예상하지 못한 실수요자나 서민이 피해를 보는 사례가 반복됐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법 개정의 졸속성을 줄이고 납세자의 입장을 반영해 최소 10년 이상 유지할 수 있는 세제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런 맥락에서 보유세를 집값 조절 수단이 아닌 조세 형평을 위한 제도로 재정립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박훈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주택가격 상승으로 자산가치가 커진 만큼 보유 단계의 부담을 일정 부분 높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보유세만 강화할 경우 매물을 내놓고 싶어도 높은 거래세 때문에 처분하지 못하는 부작용이 생길 수 있어 취득·보유·양도 단계의 세 부담을 함께 조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갑작스럽게 오른 주택가격에 대해서는 지금보다 보유세 부담을 어느 정도 더 갖는 것이 맞다”면서도 “보유 단계에서 부담을 늘린다면 취득이나 처분 단계에서는 부담이 빠져나갈 수 있도록 종합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현재 보유세는 지방세인 재산세와 국세인 종부세로 이원화돼 있다. 과세표준과 세율 구조가 서로 다른 데다 공시가격과 공정시장가액비율 등 핵심 요소가 행정부 재량에 따라 달라지면서 이중과세 논란과 예측 가능성 저하가 반복돼 왔다.
특히 집값은 올랐지만 당장 세금을 낼 현금소득이 부족한 고령자와 장기보유자는 미실현 이익에 과세받는 부담이 크다. 박 교수는 이러한 납세 여력까지 고려해 1세대 1주택자와 다주택자, 장기보유자에게 각각 어떤 부담을 지울 것인지 명확한 원칙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도세의 경우 세제 혜택의 기준을 보유에서 실거주로 옮겨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중교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장기보유특별공제에서 보유기간 비중은 줄이고 거주기간 비중을 높이면 ‘갭투자(전세 끼고 매매)’를 억제하는 효과를 낼 것으로 예상했다. 단 부득이한 사유로 실제 거주하지 못한 경우에는 예외를 인정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초고가 1주택에 과도한 혜택이 집중되는 문제도 손질 대상으로 꼽았다. 현행 최대 80%인 장기보유특별공제율을 낮추거나 공제 한도를 설정해 이른바 ‘똘똘한 한 채’에 대한 세제상 유인을 줄이는 방안이 대안으로 제시됐다.
다주택자 양도세는 주택 수만으로 중과 여부를 결정하기보다 보유 주택의 전체 가액을 기준으로 세 부담을 정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그는 “다주택에 대한 중과세는 똘똘한 한 채 가능하게 하는 핵심 장치”라며 “주택 수보다는 가격 기준으로 과세체계를 짜는 게 타당할 것”이라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