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토스 잡은 서클…"한국은 세컨드 무버, 규제 마련되면 성장세 충분"

재테크

뉴스1,

2026년 7월 23일, 오전 11:56

단테 디스파르데(Dante Disparte) 서클 최고전략책임자(CSO)가 23일 서울 강남구 조선팰리스에서 열린 서클 미디어브리핑에서 발언하고 있다.

스테이블코인 USDC 발행사 서클이 카카오그룹, 토스와 연달아 파트너십을 맺으며 국내 행보를 본격화한다.

한국이 미국과 유럽연합(EU) 규제의 장점을 반영해 보다 정교한 제도를 설계하는 '세컨드 무버(Second Mover, 뒤따라 움직이는 사람)'로 도약할 수 있다고 보고, 법제화에 앞서 기술 도입부터 활성화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23일 서울 강남구 조선팰리스에서 열린 서클 미디어브리핑에서 단테 디스파르데(Dante Disparte) 서클 최고전략책임자(CSO)는 "한국은 '세컨드 무버'로서의 기회가 많은 나라"라고 강조했다.

그는 "일반적으로 사업 전략 면에서는 두 번째로 움직이는 게 좋은 건 아니다. 하지만 규제 및 정책 면에서는 세컨드 무버가 가장 큰 이점을 얻을 수 있다"며 "다른 나라 규제의 장점만 보고 배울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서클은 한국 국회가 만드는 규제가 미국의 '지니어스 법(스테이블코인 법안)', 유럽의 '미카(MiCA, 가상자산 법안)'와 조화를 이루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규제가 생기면 한국 기업들이 스테이블코인 산업에서 서클과 큰 시너지를 낼 것이란 전망도 더했다.

카카오·토스 잡은 서클…"두 기업, 웹3 시대 명확히 이해"
이날 서클은 카카오, 카카오페이, 카카오뱅크 등 카카오 그룹과전략적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블록체인 기반 결제 인프라 및 디지털자산 분야 기술 협력에 나선다고 밝혔다.

토스와의 파트너십도 연이어 발표했다. 서클은 토스 운영사 비바리퍼블리카, 토스뱅크와도 MOU를 맺고 스테이블코인 분야에서 협업한다는 방침이다.

두 그룹과 파트너십을 맺게 된 배경에 대해 디스파르데 책임자는 "두 그룹사 모두 웹3 시대와 디지털 화폐 시대를 준비해야 한다는 것을 명확하게 이해하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그는 "스테이블코인 시장은 '네트워크 효과'가 작동하는 시장"이라며 "두 건의 MOU를 통해 서클의 기술을 한국 시장에 긴밀하게 적용시키고, 어떤 서비스가 가능할지 적극적으로 실험할 것"이라고 말했다.

단, 실제 서비스는 디지털자산 기본법 등 국내 규제가 확실히 마련되면 출시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디스파르데 책임자는 "서클은 금융기관들과 협력해 서비스를 확대하는 회사이고, 한국에서도 동일한 방식으로 사업을 지속할 예정"이라며 "대형 금융기관들은 규제 명확성이 확보되기 전까지 시범사업 단계에서 실제 서비스 단계로 절대 넘어가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국내 규제가 마련되기 전까지는 시범사업 단계에 머무르겠다는 의미다.

한국에 분명한 기회가 있다는 뜻도 밝혔다. 디스파르데 책임자는 "현재 한국에서 달러 스테이블코인은 거의 가상자산 거래소 안에서만 사용되고 있다"면서 "아직은 달러 접근성 개선이나 해외 무역, 해외 송금 분야에서 활발히 사용되고 있지는 않다. 하지만 서클은 바로 그 점이 새로운 성장의 기회라고 본다"고 말했다.

"오픈USD, '리브라'와 유사…비슷한 규제 문제 겪게 될 것"
이날 서클은 오픈USD, 판게아 등 USDC의 성장세를 위협하는 경쟁 프로젝트에 대한 의견도 밝혔다.

오픈USD는비자, 마스터카드, 블랙록, 삼성전자 등 140여 개 글로벌 기업이 참여하는 달러 스테이블코인 프로젝트로, 지난달 출시 계획을 공개했다.

디스파르데 책임자는 오픈USD가 지난 2019년 페이스북이 출시하려다 실패한 스테이블코인 프로젝트 '리브라'와 비슷하다고 말했다. 그는 리브라 프로젝트 공동창립자 출신이다.

디스파르데 책임자는 "저는 리브라 프로젝트를 시작하고 또 종료까지 경험한 사람이다. 당시 리브라는 페이스북과 27개 기업이 참여하는 세계 최대 규모 스테이블코인 컨소시엄이었다"고 했다.

이어 "그 때와 지금이 다른 건, 여러 국가에서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명확한 규제가 마련됐다는 점이다. 규제당국은 결국 상환, 자금세탁방지 등 법률을 준수하고 금융범죄에 대응할 수 있는 '단일 주체'를 원한다"며 "그런 점에서 오픈USD는 리브라와 비슷한 '컨소시엄' 구조이고, 예전과 유사한 규제 리스크를 불러올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오픈USD 발행 주체가 단일 기업이 아닌, 여러 기업이 참여하는 컨소시엄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규제당국의 우려가 따를 것이란 얘기다.

다만 스테이블코인 시장 파이가 확대되고 있다는 점에선 긍정적이라고 밝혔다.

디스파르데 책임자는 "세계적인 기업들이 스테이블코인이 확산될 것으로 예상하고, 이에 대한 준비를 하고 있다는 점에선 (오픈USD가) 의미 있다"며 "오늘 발표한 카카오, 토스와의 협력도 한국 핀테크 기업들이 다가올 글로벌 결제 환경에 대비하고 있다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오픈USD 프로젝트가 등장한 반면, 국내 시장에서는 10개 은행이 연합해 스테이블코인 프로젝트 '판게아'를 선보인다.

신한은행, KB국민은행, 우리은행을 비롯한 10개 은행이 참여하며 유럽연합(EU) 은행들과 함께 원화와 유로 기반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는 프로젝트다.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 스위프트)도 참여한다. 달러 스테이블코인 의존도를 줄이는 게 판게아의 목표 중 하나다.

달러 스테이블코인 의존도를 줄이려는 프로젝트에 대한 의견을 묻는 질문에 디스파르데 책임자는 "전 세계 수억 개의 지갑이 USDC를 지원하고 있고, USDC는 34개 블록체인 플랫폼에서 사용할 수 있다"면서 "이미 형성된 USDC의 '네트워크 효과'는 새로운 프로젝트가 단기간에 따라잡기 어려울 것"이라고 답했다.

또 원화, 유로 스테이블코인 등 다른 디지털화폐도 결국엔 USDC 상호운용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앞으로는 더 다양한 형태의 디지털화폐가 공존하게 될 것"이라며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은행이 발행하는 디지털화폐, 비은행 디지털 화폐, 스테이블코인 등 모든 형태의 디지털화폐가 상호운용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hyun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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