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착공까지 60개월→절반 단축"…공급 병목 해소 총력전

재테크

이데일리,

2026년 7월 23일, 오후 03:06

[이데일리 김은경 기자] 정부가 3기 신도시를 비롯한 기존 공공택지의 공급 속도를 높이기 위해 사업 기간을 대폭 단축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전문가들은 고금리와 공사비 급등, 프로젝트파이낸싱(PF) 경색 등으로 인허가를 받고도 착공하지 못하는 사업장이 늘면서 공급 부족이 심화하고 있다며 금융·세제 지원과 행정 절차 개선이 병행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23일 서울 여의도 KBS 별관에서 열린 부동산정책 국민 대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23일 서울 여의도 KBS 별관에서 열린 부동산정책 국민 대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착공 지연 문제 심각”…규정 바꿔 행정 속도↑

이재명 대통령은 23일 서울 여의도 KBS 별관에서 열린 ‘부동산 국민 대토론회’에서 “3기 신도시를 포함해 기존 발표 지역의 착공 지연이 심각한 문제”라며 “현재 60개월 이상 걸리는 사업 기간을 절반 이하로 줄이기 위해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행정 속도가 너무 느리다”며 “필요하면 규정을 바꾸든지 절차를 병행해 시간을 줄여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미 포화 상태인 수도권 내에서 신규 택지를 추가 지정하는 것보다 이미 발표한 공급 계획을 실제 착공과 입주로 연결하는 것이 시급하다는 판단이다.

이 대통령은 수도권 신규 공급 부지를 직접 살펴보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그는 “수도권을 헬기를 타고 돌아볼 생각”이라며 “공무원들 입장에서는 ‘원래 안 되는 것’, ‘당연히 안 된다’고 생각하는 곳도 제가 보는 시각은 다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내 집 옆인데도 ‘이 정도는 개발해도 괜찮겠는데 검토가 안 되고 있네’ 하는 곳이 있으면 의견을 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공급 부족의 원인으로 2022년 이후 이어진 고금리와 PF 부실, 공사비 급등을 꼽았다. 사업성이 악화하면서 인허가를 받고도 착공하지 못하는 사업장이 늘었고 서울은 택지 부족과 3기 신도시 등 공공택지 사업 지연까지 겹치며 공급 시차가 커졌다는 분석이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공급 부족이 최근 전셋값 상승의 가장 큰 원인”이라며 “택지난과 고금리, 공사비 급등, PF 문제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공급 허들이 높아졌다”고 진단했다. 이어 “3기 신도시 등 이미 발표한 공급 물량을 최대한 앞당기고 우량 PF 사업장은 선별 지원해 멈춘 사업을 정상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채상욱 커넥티드그라운드 대표는 민간임대 공급 기반을 별도로 구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과거에는 전세보증금으로 공사비를 조달하는 방식이 가능했지만 전세시장이 무너지면서 공사비 조달이 어려워졌고, 이것이 비아파트 착공 감소로 이어졌다”며 “민간 임대 공급자를 위한 금융이 제도적으로 정착되지 않아 기존 공급 체계가 사실상 와해됐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이에 대해 “민간 건설임대와 비아파트, 아파트를 가리지 않고 건설임대에 무관심한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기존 제도가 있는데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부분이 있다”고 언급했다.

[본 이미지는 AI 기술을 활용해 제작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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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비 대출’ 개선 요구…토지임대부 ‘한계’ 거론

이날 토론에서는 재건축·재개발 활성화와 이주비 대출 지원 등 정비사업 규제 개선 필요성도 제기됐다. 노원구에 거주하는 한 참석자는 “서울 외곽은 감정평가액이 높지 않아 주택담보인정비율(LTV) 40%를 적용하면 이주비가 1억~2억원에 불과하다”며 “3인 이상 가족이 이주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고 개선을 요청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종전 주택을 담보로 할지, 신축 주택을 담보로 할지의 문제와 관련 있는 것 같다”며 금융당국에 신축 주택 담보 방식 등을 검토할 수 있는지 물었다. 이억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이주비 대출의 실질적인 애로를 해소할 방안이 있는지 살펴보겠다”고 답했고, 이 대통령도 “개선 방안을 고민하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반면 재건축 규제 완화가 공급 확대의 해법이라는 주장에 반대 의견도 나왔다. 무분별한 규제 완화는 오히려 멸실주택 증가와 집값 상승을 부추길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광수 광수네복덕방 대표는 “재건축 규제를 완화하다 보면 너도나도 사업에 나서면서 멸실주택이 증가해 시장 불안 요인이 될 수 있다”며 재건축·재개발 총량 관리 방안을 제안했다. 그는 “예를 들어 서울에서 연간 2만가구만 재건축을 허용하고, 공공분양 비중이 높거나 용적률을 더 활용해 분양가를 낮추는 사업부터 먼저 진행하도록 해야 한다”며 “재건축 규제를 완화하면 강남만 재건축이 이뤄질 것이고 서울시의 규제 완화 기조가 이어지면 우리나라 집값이 폭등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공공택지를 활용한 주택 공급 방식의 전환 필요성도 제기됐다. 조정흔 경실련 토지주택위원장은 토지는 공공이 보유하고 건물만 분양하는 토지임대부 주택을 확대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말로는 그럴듯하지만 현실적인 고민이 있다”며 “분양가는 싸질 수 있지만 최종적으로 해당 건물 소유주에 (토지) 우선권을 줄 수 밖에 없지 않을까”라고 되물었다. 시간이 지나면 결국 토지 분양 요구가 커질 수 있어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재건축 공사비 급등 문제도 도마에 올랐다. 정해권 유튜브 프레스룸 대표는 “재건축 공사비는 지난 20년간 380~400% 오른 반면 건축 관련 물가는 120% 상승에 그쳤다”며 고급 마감재 경쟁과 브로커 개입 의혹에 대한 정부 조사를 촉구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구조를 활용한 부정행위인지 잘 챙겨보겠다”며 “정당하지 않은 공사비 인상이 있었던 것은 아닌지 전면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성숙 국무총리는 “감찰 조직 등을 통해 제대로 살펴보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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