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업 막혀 외국인도 안돼…생존 위협하는 '규제의 벽'[위기의 코인거래소]③

재테크

뉴스1,

2026년 7월 27일, 오전 06:21


한때 세계 2위 리테일 시장으로 불리던 국내 가상자산 시장이 빠르게 위축되고 있다. 하지만 거래량 감소는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글로벌 가상자산 시장 역시 침체를 겪고 있다.

문제는 '그 이후'다. 글로벌 거래소들은 거래 수수료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블록체인 플랫폼과 예측시장, 스테이블코인 생태계 등 새로운 사업을 키우며 체질 개선에 나선 반면 국내 거래소들은 규제 장벽에 막혀 여전히 거래 수수료 중심의 사업 구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거래량 회복만 기다리기보다 신사업을 육성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내 거래소 매출 급감하는데…수익 다각화 성공한 해외 거래소
27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4일 코인게코 기준 5대 원화 거래소(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의 24시간 거래대금은 총 6억 8058만 달러(약 9966억 원)로 집계됐다. 지난 1월에는 업비트 한 곳의 일 거래대금만 20억 달러(약 3조원)였다.

거래량 감소가 국내 시장만의 일은 아니다. 지난해 10월 이후 주요 가상자산 가격이 꾸준히 떨어지면서 시장 전체가 침체됐기 때문이다.

토큰인사이트가 발간한 '2026년 2분기 가상자산 거래소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전 세계 가상자산 거래소의 총 거래대금은 16조 5000억 달러로 전 분기보다 8% 감소했다. 지난해 3분기(31조 달러)와 비교하면 절반 수준까지 줄었다.

문제는국내 거래소의 수익 구조다.

올해 1분기 두나무와 빗썸 매출에서 수수료 수익이 차지한 비중은 각각 97.5%, 99.9%에 달했다. 거래량이 줄면 실적도 함께 악화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반면 글로벌 거래소들은 거래량 감소에 대비해 수년 전부터 새로운 수익원을 확보하는 데 집중해왔다.

대표적인 사례가 코인베이스다. 출시 3년을 맞은 코인베이스의 블록체인 플랫폼 '베이스'는 현재 전 세계 스테이블코인 거래량의 62%를 처리하고 있다. AI 에이전트 기반 스테이블코인 거래는 90% 이상이 베이스 블록체인 기반이다. 코인베이스는 베이스 매출을 따로 공개하고 있지 않으나, 증권사는 베이스 기반 스테이블코인 거래량이 늘어난 만큼 관련 매출도 크게 늘었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예측시장 역시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코인베이스는 지난 2월 탈중앙화 예측시장 플랫폼 칼시(Kalshi)와 손잡고 자체 예측시장 플랫폼 '코인베이스 프레딕트(Coinbase Predict)'를 출시했다. 역시 미국 대형 거래소인 제미니도 지난해 말 자체 예측시장 플랫폼 '제미니 프레딕션스(Gemini Predictions)'를 선보였다.

예측시장은 가상자산 하락장에도 시장 규모가 성장하고 있는 분야다. 코인베이스는 예측시장 관련 매출이 올해 1억 달러(약 1465억 원)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했다. 출시 한 달째였던 지난 3월 코인베이스 프레딕트의 매출은 830만달러(약 122억 원)에 달했다. 이를 연 단위로 환산하면 1억 달러에 이를 것이란 전망이다.

규제 불확실성에 막힌 신사업…예측시장도, 외국인 참여도 '불가'
국내 거래소들도 꾸준히 수익원 다각화를 시도하고 있으나 상황은 녹록지 않다. 규제 불확실성에 가로막힌 영향이 크다.

우선 신사업에 가장 많이 투자하고 있는 두나무의 경우, 자체 블록체인 플랫폼 '기와체인' 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으나 바이낸스의 BNB체인, 코인베이스의 베이스 등 글로벌 거래소는 이미 자체 블록체인 플랫폼을 출시한 지 수 년이 지났다. 두나무는 이미 후발주자인 셈이다.

이에 두나무는 기와체인을 원화 스테이블코인 생태계를 위한 블록체인 플랫폼으로 포지셔닝했다. 다만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위한 제도적 기반이 마련되지 않는 한 생태계 확장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예측시장은 규제 문제로 시도조차 할 수 없다. 대표적인 예측시장 플랫폼 폴리마켓의 경우, 국내에서 도박죄 적용 여부를 둘러싼 수사가 진행되고있다. 강원경찰청은 현재 폴리마켓 국내 이용자들을 도박죄 혐의로 수사하고 있다.

외국인 거래가 막혀 있는 점도 국내 거래소의 성장 한계로 지적된다. 글로벌 거래소들은 전 세계 이용자를 대상으로 서비스를 확장하며 규모의 경제를 키우고 있지만 국내 거래소는 내국인 중심 시장에 머물러 있다. 새로운 서비스가 나와도 시장을 확대할 기반 자체가 제한적인 셈이다. 외국인 거래가 막혀 있어 외국인 대상으로 신규 서비스 출시도 어렵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거래소들은 이미 거래소를 넘어 블록체인 플랫폼과 금융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지만 국내 거래소는 규제 때문에 선택할 수 있는 사업이 많지 않다"며 "거래량 회복만 기다릴 것이 아니라 원화 스테이블코인 제도 마련과 외국인 시장 개방, 신사업 활성화 등 경쟁력을 키울 수 있는 제도 개선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hyun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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