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챗GPT로 생성)
이번 대책은 지난 5월 제20회 국무회의에서 논의된 ‘9대 분야별 자살예방 대책’ 가운데 ‘자살 장소 관리’ 분야 후속 조치다.
정부에 따르면 자살 발생 장소는 건물이 74.7%로 가장 많았고 산·하천 등 교외지역이 22.6%, 교량·철로가 1.1%를 차지했다.
특히 일부 장소는 접근성과 상징성 등의 영향으로 자살이 반복되는 경향을 보였다. 최근 3년(2022~2024년) 자살다빈도 교량 24곳 가운데 5곳에 전체 자살사망자의 41.3%가 집중됐다.
그동안 자살예방시설은 개별 관리주체가 필요에 따라 설치하면서 체계적인 효과 분석과 사후관리에 한계가 있었다. 이에 정부는 자살 발생 빈도와 장소 특성을 분석해 관리가 시급한 장소를 선별하고, 건물·교량·철도·산·하천별 맞춤형 관리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또 자살 통계 생산부터 정보 공유, 시설 설치, 효과 분석, 사후관리까지 연계하는 데이터 기반 범정부 관리체계도 마련한다.
우선 고층건물 옥상 관리를 강화한다. 정부는 최근 3년간 옥상 투신이 발생한 939개 건물의 위험도를 분석한 뒤 내년 상반기부터 위험도가 높은 기존 건물에도 화재 시 자동으로 출입문이 열리는 ‘자동개폐장치’ 설치를 지원한다. 지금까지는 신축 건물을 중심으로 설치가 의무화됐다.
주민들이 이용하는 옥상은 일률적으로 폐쇄하지 않고 옥상정원 조성이나 생명존중 캠페인 등 관리방식을 적용할 수 있도록 옥상 관리 가이드라인도 마련한다.
의료기관은 입원실과 화장실 등 자살 위험이 높은 공간을 중심으로 시설 개선을 추진한다. 창문 열림 폭 제한, 난간 높이 상향, 화장실 손잡이 개선 등을 담은 자살예방 시설 가이드라인도 마련할 예정이다.
교량과 철도 안전시설도 늘린다. 정부는 자살다빈도 교량 24곳 가운데 안전시설이 부족한 15곳에 안전펜스와 CCTV를 우선 보강한다. 고속도로 교량 2곳은 CCTV 설치를 마쳤으며 안전펜스를 추가 설치하고, 지방도 교량 13곳에도 CCTV와 안전펜스를 확대한다.
또한 교량 구조와 이용환경에 맞는 관리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AI 기반 CCTV 보급도 늘릴 계획이다.
철도 분야에서는 일반철도 저상승강장 역사 239곳에도 스크린도어 설치를 단계적으로 확대한다. 스크린도어 설치가 어려운 역에는 지능형 CCTV를 설치해 선로 투신과 승객 추락을 예방한다.
산과 하천도 자살이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구간을 중심으로 관리를 강화한다. 정부는 국가관리 산 6곳과 지방자치단체 관리 산 15곳 등 자살다빈도 산 21곳의 위험지역에 CCTV 등 안전시설을 우선 확충하고 순찰을 확대한다. 향후 AI CCTV를 활용한 위험상황 자동 감지 체계도 도입할 계획이다.
하천 역시 국가관리 6곳과 지방정부 관리 13곳 등 자살다빈도 하천 19곳을 중심으로 구명튜브와 안전울타리 등 구조시설을 점검하고 순찰을 강화한다. 현장 여건에 맞는 접근 제한 조치도 병행한다.
정부는 지방자치단체의 자살예방시설 설치를 지원하기 위해 관계부처와 예산 확보를 추진하고, 자살다빈도 장소와 시설 설치 현황을 관리하는 범정부 거버넌스도 구축할 계획이다.
앞으로는 보건복지부가 자살 발생 통계를 생산·분석해 관계부처와 지방정부에 공유하고, 시설 관리기관은 이를 바탕으로 안전시설을 설치한 뒤 예방 효과를 분석하고 사후관리까지 수행하는 체계가 마련된다. 통합정보체계에는 자살다빈도 장소와 통계, 자살예방시설 설치 사업 정보 등이 함께 담긴다.
정부는 시설 설치 이후에도 운영 실태를 정기적으로 점검하고 시설별 예방 효과를 분석할 계획이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자살예방은 상담과 치료뿐만 아니라 위기의 순간에 국민이 머무는 공간을 더욱 안전하게 바꾸는 일까지 포함한다”며 “이번 대책은 모든 공간을 획일적으로 통제하는 것이 아니라, 자살이 반복되는 장소를 데이터로 찾아내고 시설·관제·순찰을 장소별 특성에 맞게 결합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관계부처와 지방정부가 긴밀히 협력해 국민의 일상 공간을 생명을 지키는 안전한 공간으로 바꿔 나가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