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성 미분양 82%가 지방…부동산 정책 '지역 이원화'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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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2026년 8월 06일, 오전 04:02

[송원배 대구경북부동산분석학회 부회장·이데일리 이정현 기자] 서울 부동산 시장이 과잉수요로 과포화상태에 직면한 것과 달리 지방은 수도권 쏠림에 따른 양극화 심화와 수요 부족으로 허덕이고 있다. 주택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미분양 적체, 자재비 및 인건비 상승, 고금리 기조에 따른 금융비용 부담 등이 중첩되며 지방 주택업계는 고사위기다.

산업구조가 다각화된 서울과 달리 건설업 의존도가 높은 지방 경제 특성상 지역 건설사의 위기는 단일 기업의 문제를 넘어 지역 경제 전반에 직격탄으로 작용할 수 밖에 없다. 단순한 건설업계의 위기를 넘어, 지방 자산의 디플레이션과 청년 인구 유출, 나아가 국가 존립을 위협하는 지방 소멸의 방아쇠를 당길 수 있다.

뼈아픈 징후는 지방 자산가의 수도권 부동산 투자 러시와 이로 인한 ‘부(富)의 이동’이다. 지방에서 땀 흘려 축적된 자본이 지역 내에서 선순환하지 못하고 서울 강남 등 수도권으로 일방적으로 흡수되면서, 수도권과 지방 간의 자산 격차는 걷잡을 수 없이 벌어지고 있다. 이는 지방의 성장 동력을 원천 차단하고 지방 소멸을 가속화하는 핵심 도화선이다.

부동산 시장의 구조적 모순으로 6월 전국 준공 후 미분양 주택 2만9786가구 중 84.2%가 지방 물량으로 악성 적체가 지속되고 있다. 지방 부동산 경기가 최악으로 치달았던 2012년 이후 최대 수준이다. 특히 대구와 경북은 전체의 22% 가량을 차지하며 지방 부동산 위기의 현실을 보여주는 상징이 됐다. 미분양 장기화는 건설사의 할인 분양, 기업구조조정(CR) 리츠 매각,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매입 등 극단적인 구제책을 낳아 기존 분양자들의 자산 가치를 하락시켰다. 나아가 이는 지방 건설업계는 물론 금융권의 동반 부실화라는 도미노 효과로 이어지고 있다

지방의 준공 후 미분양 주택 적체 배경에는 서울과 수도권 중심의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이 있다. 정부의 다주택자 규제로 자산가들은 미래 가치가 불확실한 지방 아파트를 ‘손절매’하듯 처분했고, 이는 지방의 공급 과잉과 맞물려 악성 미분양 적체 현상으로 나타났다. 그렇게 확보된 여유 자금은 수도권 핵심지로 집중됐다. 이전 정부가 단행한 규제 완화 역시 수도권 리스크 해소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어 지방 자금의 수도권 쏠림현상을 가속화하는 촉매제가 됐다.

수도권 과열을 잡기 위해 도입된 분양가 상한제와 고분양가 관리제도 역시 지방 건설 경기 침체에 일조했다. 분양가가 인위적으로 억제되자 대형 건설사들은 수익성 보전을 위해 지방으로 몰려들었다. 그 결과 대구·경북 지역 내 공급 물량 중 외지 대형 건설사의 비중이 90%에 육박하게 되었고, 이들이 거둬들인 막대한 분양 대금은 수도권으로 유출되며 지방은 심각한 ‘자본 유출의 희생양’으로 전락했다

전국을 하나의 잣대로 규제하는 관행을 버리고 패러다임의 대전환에 나설 필요가 있다. 과거의 불합리한 규제들이 지방 부동산 시장을 왜곡하고 초양극화의 늪을 깊게 팠기 때문이다. 수도권 집중 및 양극화 해소를 통한 국가 경제의 균형 발전을 위해 수도권과 지방의 주택 정책을 이원화하여 지방에 대해서는 실효성 있는 세제·금융 등 지원 정책으로 전환해야 한다.

우선 수도권의 다주택 자본이 지방으로 재유입되고 미분양 주택 적체현상을 해소하기 위한 세제 지원 확대가 필요하다. 준공 후 미분양이 계속 늘어난다면 분양대금이 회수되지 않아 시행·시공·하도급 업체를 비롯해 금융기관, 인테리어업, 중개업 등 연관산업에도 영향을 미쳐 지방 건설 생태계 붕괴 및 지역경제 침체가 가속화될 수 있다.

정부가 지방의 준공 후 미분양 주택 취득시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대책을 세웠으나 적용대상 및 범위가 제한적이라 실효성에 한계가 있다. 아울러 지방 주택시장의 정상화가 장기화 할 수 있는 만큼 지방 준공 후 미분양 취득자에 대한 세제(취득세·양도세·종부세) 산정시 주택수 제외, 취득세 중과배제 및 감면 등 과세 특례를 더 연장해야 한다. 적용대상을 준공 후 미분양에서 전체 미분양으로 확대해 유동 자산이 지방 부동산 시장의 하방 지지선 역할을 하도록 유도할 필요가 있다.

수도권 및 규제지역과 지방의 대출 규제를 구분하기 위해 지방에 한해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적용 배제 등 혜택도 필요하다. 아울러 공공기관 이전 및 기업의 지방 이전 정책과 연계한 파격적 장기 저리 주택담보대출 패키지를 제공해 인구와 자본이 동시에 정착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다져야 한다.

수요가 공급을 상시 초과하는 서울·수도권은 구조적 공급 확대와 점진적 시장 안정화에 집중하되 과열 방지 안전장치를 두어야 하며, 은퇴 세대들이 지방으로 안착할 수 있는 정책적 토대를 마련해야 한다. 반면 저출산과 일자리 유출로 수요가 말라가는 지방 도시는 규제 완화를 넘어 적극적인 지원을 검토해야 한다.

송원배 대구경북부동산분석학회 부회장
송원배 대구경북부동산분석학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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