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성동구 옥수동의 한 공인중개사의 말이다. 지난 3일 정부가 발표한 세제개편안 이후 아파트 문의 전화가 올 때 먼저 받는 질문부터 바뀌었다는 전언이다. 그는 “이 동네 집값이 20억원에서 30억원 사이인데 종부세 기준에 걸쳐있는 경우가 많다”며 “최우선 순위는 아니나 과세 여부도 함께 따지려는 듯하다”고 말했다.
서울 성동구 아파트 단지(사진=연합뉴스)
7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종합부동산세 등 보유세 기준이 개편되면서,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와 용산구를 제외한 한강벨트 일대가 최대 수혜지로 떠올랐다. 실거래가 기준 32억원 이하 아파트의 경우 ‘보유세 폭탄’을 피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강남3구 등 고가 주택이 밀집된 지역의 경우 대다수가 세금 폭탄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 서울시 부동산정보광장 통계에 따르면 강남구의 6월 아파트 평균 거래금액은 29억8909만원, 서초구는 28억7901만원, 송파구는 20억3050만원이다. 정부 세제개편안에 따르면 32억원이 넘는 고가 주택의 경우 종부세가 내년부터 단계적으로 인상된다.
반면 실거주 1주택자는 시가 20억원까지 종부세를 내지 않으며 32억원 안팎까지도 세금이 거의 변하지 않는다. 때문에 평균거래금액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지역의 수혜가 예상된다. ‘마·성·광’(마포구 성동구 광진구) 등은 평균가격이 15억원에서 18억원이며 대장 아파트가 30억원선이다. 이에 실거주 1주택자라면 대체로 세제개편안에 따른 증세 폭탄을 피했다.
중저가 단지가 밀집한 강서, 양천, 영등포, 동작구(강·양·영·동) 일대의 경우 종부세 납부선까지 상승 여력이 남아있어 세제개편안에 따른 가격 상승 최대 수혜지로 거론된다. 강서구의 6월 아파트 평균 거래금액은 9억5156만원이며 양천구는 12억6303만원, 영등포구는 14억2068만원, 동작구는 14억6448만원선이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이번 세제개편이 서울 아파트 시장의 새로운 ‘가격 수렴선’을 만들 수 있다고 분석한다. 세금 부담이 덜한 한도 내에서 최대한의 상급지로 이동하려는 수요가 맞물리면서, 장기적으로 서울 외곽 지역의 아파트 가격은 15억 원 선으로, 한강벨트 주요 단지들은 30억 원(실거래가 32억 원 이하) 안팎으로 가격이 수렴하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더 똘똘한 한 채’에 과세가 집중되면서 ‘덜 똘똘하지만 실속 있는 한 채’를 찾기 위한 옥석 가리기가 서울 부동산 시장을 달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초고가주택의 경우 1주택자에 대한 세금부담이 커진 반면 20억원대 이하의 중저가의 경우 과세 회피에 따른 가격 상승 및 매수 집중 현상이 도드라질 가능성이 크다”면서도 “15억원 이하 주택의 경우 전월세 가격 상승에 따른 무주택자의 매수 수요까지 합쳐서 수요 압력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