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택지 후보지 발표부터 주택 착공까지 걸리는 기간을 기존 평균 68개월에서 37개월로 줄이고 3기 신도시 등 기존 사업도 최대 1~2년 앞당기기로 했다. 민간 공급의 핵심인 재건축·재개발 역시 사업 단계별 절차를 단축하고 착공 실적에 인센티브를 연계해 사업 속도를 높인다는 방침이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사진=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이번 대책은 공급 물량을 늘리기보다 착공을 앞당기는 데 방점이 찍힌 것 같다.
△(장우철 주택정책관) 물량이 없는 것은 아니다. 다만 지난해 9·7 대책에서 수도권 135만가구를 착공하겠다고 했는데 예컨대 1년 뒤 170만가구로 더 공격적으로 늘리겠다고 발표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 숫자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있었다. 이번 대책의 주된 목적은 135만가구 계획을 확실히 실행해 국민이 믿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일회성 진단과 발표에 그치지 않고 상시 점검체계를 통해 목표를 달성하겠다.
-공공택지 착공기간을 68개월에서 37개월로 줄이는 게 현실적으로 가능한가.
△(이재평 주택공급정책관) 지금까지는 관계부처 협의나 각종 절차를 하나씩 마친 뒤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방식이었다. 이번에는 가능한 절차를 병렬적으로 진행한다. 지구지정은 기존 12개월에서 4개월, 지구계획은 24개월에서 13개월로 줄이고 토지보상도 크게 앞당긴다. 부지 조성에서 실제 주택 착공까지 걸리는 기간도 약 1년에서 9개월로 줄인다.
전략환경영향평가 등 관계부처 절차도 함께 손본다. 주민 의견수렴 과정 중 중복되는 부분을 줄이고 오염토는 현장 내 정화 원칙에서 외부 반출정화를 허용하는 방향으로 협의했다. 송전선로 이전 협의기간도 줄이는 등 실제 사업을 늦추는 요인을 걷어내는 데 초점을 맞췄다.
-법 개정이 필요한 내용이 많은데 국회 처리가 늦어지면 37개월 목표도 어려워지는 것 아닌가.
△(장우철 정책관) 당과 충분히 교감하고 있고 빠른 입법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여당도 이를 인식하고 있어 큰 문제 없이 신속하게 법안이 통과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3기 신도시 등 기존 공공택지를 앞당기면 실제 공급효과는 얼마나 되나.
△(공공택지관리과장) 속도 제고 대상은 전체 8만9000가구다. 기존에 2030년 착공 예정이던 물량을 2029년으로 당기는 것은 순증으로 계산하지 않고, 2031년 이후 예정됐던 물량이 2030년 안으로 들어오는 경우를 순증으로 본다.
-최근 세제개편에서는 등록임대사업자 혜택을 줄이면서 이번에는 등록임대 금융지원을 확대한다. 정책이 충돌하는 것 아닌가.
△(장우철 정책관) 정책 기조는 변함없고 상충하지 않는다. 세제개편에서 문제 삼은 것은 기존 아파트를 매입해 임대하는 사업자가 의무임대기간이 끝난 뒤에도 양도세 중과 배제를 계속 적용받는 부분이다. 반면 새로 주택을 짓는 것은 서민 주거안정과 생산·고용 유발,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가 있다. 신축은 달리 볼 필요가 있다.
개인 다주택자가 임대주택 공급에 긍정적인 역할을 하는 측면은 있다. 다만 개인 다주택자에게 의존하는 임대차시장이 세입자 보호 관점에서 바람직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법인 사업자가 규모를 갖추고 장기간 안정적으로 임대주택을 운영할 수 있는 시장을 만들어야 한다. 장기 임대주택은 건설과 임대운영 기간을 합치면 장기간 자금이 묶이는데 지금까지 이를 지원할 금융시스템이 없었다. 이번에 그런 기반을 마련한다는 의미가 있다.
-등록임대사업자 대출 규제는 얼마나 완화하나.
△(장우철 정책관) 지금까지 다주택자와 등록임대사업자는 규제지역에서 LTV가 사실상 0%였다. 신축 공급 활성화를 위해 금융위원회와 협의해 관련 LTV를 60% 수준으로 정상화하는 방향으로 논의했다. 청년층이 4억원 이하 주택을 구입할 때 활용할 수 있는 정책모기지도 도입해 오피스텔과 도시형생활주택 등의 수요 회복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서울시가 요구한 정비사업 규제 완화 가운데 조합원 지위 양도 규제는 왜 빠졌나.
△(주택정비정책과장) 서울시가 지속적으로 건의한 사항 가운데 정비사업 속도 제고와 시장 안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수용 가능한 과제는 최대한 이번 대책에 반영했다. 다만 조합원 지위 양도 규제를 완화하면 급격한 매물 출회로 시장을 자극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다. 중장기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장우철 정책관) 서울시는 정비사업에 적극적이고 중앙정부는 소극적이라는 인식이 있는 것 같다. 그러나 재건축·재개발과 민간정비, 소규모 정비까지 사업장 애로 해소와 절차 개선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민간 정비사업을 활성화해 주택 공급을 확대해야 한다는 정책 목표는 서울시와 100% 일치하고 방법도 90% 이상 일치한다고 본다.
-정비구역 지정은 늘어나는데 실제 착공으로 이어지지 않는 이유는.
△(이재평 정책관) 최근 예정지구나 정비구역 지정은 활발하지만 실제 물량으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 공사비 갈등 등이 큰 이유다. 시공사와 조합 간 갈등으로 사업장이 움직이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이번에는 결과지표를 착공으로 잡았다. 빨리 착공하는 사업장에 인센티브와 규제 완화를 제공해 실제 공급으로 이어지게 하겠다는 것이다.
-대책 제목은 ‘전월세 및 매매시장 안정’인데 당장 전월세 불안을 잡을 대책이 부족한 것 아닌가.
△(장우철 정책관) 월세는 순수 실거주 수요다. 월세가격이 오른다는 것은 결국 공급이 부족하다는 의미다. 다른 근본적인 방법은 없다. 도시형생활주택 등 상대적으로 빨리 공급할 수 있는 주택을 최대한 늘리고 아파트도 중장기적으로 공급할 수밖에 없다.
당장 주거비가 급등하는 문제는 청년 월세지원과 취약가구 주거급여, 매입임대·전세임대 등 기존 주거복지제도를 통해 대응해야 한다. 근본적인 해법은 3~4년 안에 공급 가능한 주택을 대량으로 확보하는 것이다.
-서울 아파트 전월세난에 도시형생활주택이나 비아파트가 대체재가 될 수 있나.
△(장우철 정책관) 수도권 135만가구 공급계획의 대부분은 아파트라고 보면 된다. 아파트 공급이 제대로 실현되면 시간이 걸리더라도 시장 안정에 도움이 될 것이다. 도시형생활주택도 단지형 다세대·연립과 아파트형 등 다양한 유형이 있고 투룸·쓰리룸은 2~3인 가구가 충분히 거주할 수 있다. 아파트 선호가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대안적인 주거공간이 될 수 있다고 본다.
-지식산업센터를 주거용으로 전환해 실제 공급이 가능한가.
△(장우철 정책관) 모든 지식산업센터가 주거용으로 전환될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 다만 애로지원센터에 접수된 사례를 보면 건물이 통째로 미분양된 곳도 있다. LH가 매입해 오피스텔로 전환하거나 사업자가 리모델링해 주거용으로 공급하려는 수요가 있다.
과천 지식정보타운을 가보면 원룸·투룸 형태로 내부가 갖춰져 있지만 입주 자격 등의 규제 때문에 비어 있는 곳도 있다. 이런 규제가 개선되면 상대적으로 빠르게 시장에 나올 수 있다.
-도심공공주택복합사업에는 얼마나 신청했나. 투기 가능성은 없나.
△(도심주택정책과장) 서울 16개 자치구 44곳에서 신청이 들어왔다. 후보지가 정해지기 전부터 투기 움직임이 있는지 부동산 거래 분석 조직과 함께 조사하고 있으며 투기 정황이 있으면 후보지 선정 과정에서 배제하거나 감점할 계획이다.
현물보상권은 무주택자에 한해 한 차례 전매할 수 있고 이후에는 실제 입주해야 한다. 지분 쪼개기 등을 통해 현물보상권을 여러 개 받는 것도 허용하지 않는 구조다.
-공급 절차를 동시다발적으로 진행하면 LH 인력이 부족하지 않나.
△(이재평 정책관) 지난해 12월 대통령 업무보고 이후 3기 신도시 사업 관련 인력을 약 100명 늘렸다. 최근에도 기간제 인력 등을 추가 증원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보상업무는 전문기관에 위탁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조직과 인력이 사업 추진에 차질을 주지 않도록 준비하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