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주식 FIU 제도운영기획관이 13일 서울 드림플러스 강남에서 열린 '가상자산사업자 신고매뉴얼 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8.13./뉴스1
금융당국이 오는 20일부터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 개정안 시행을 통해 가상자산사업자의 대주주와 조직·인력, 내부통제 체계를 금융회사에 준하는 수준으로 심사한다. 필요하면 현장점검을 통해 법령준수 체계가 작동하는지도 확인한다.
당국은 이번 제도 개편이 업계를 옥죄려는 게 아니라 가상자산 시장의 신뢰를 높이기 위한 조치라고 강조했다. 업계와 '같은 배를 탄 관계'인 만큼 현장의 의견도 적극적으로 제시해달라고 당부했다.
금융위원회 금융정보분석원(FIU)과 금융감독원은 13일 서울 드림플러스 강남에서 가상자산사업자와 예비 사업자 등을 대상으로 '개정 가상자산사업자 신고매뉴얼 설명회'를 열었다.
매뉴얼은 오는 20일 시행되는 개정 특금법과 시행령·감독규정을 반영했다. 신고 심사 대상을 대주주까지 넓히고 재무상태와 사회적 신용, 조직·인력, 전산설비, 내부통제체계 등을 사업자 신고 불수리 요건에 추가했다.
하주식 FIU 제도운영기획관은 "업계와 당국은 서로 다른 곳으로 가는 게 아니라 같은 배를 타고 한곳으로 나아가고 있다"며 "그 지향점은 신뢰받는 가상자산시장을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장에서 많은 의견을 줘야 정책을 만들 때 같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다"며 "자금세탁방지(AML)라는 본래 목적을 저해하지 않는 범위에서 함께 해결책을 찾겠다"고 강조했다.
당국은 이번 개편으로 가상자산사업자의 진입규제가 다른 금융권과 유사한 수준으로 강화됐다고 평가했다.
신익재 금감원 가상자산감독국 팀장은 "기존에는 정보보호 관리체계(ISMS) 인증과 같은 물적 요건을 중심으로 봤다면 이제 전산설비와 내부통제, 대주주와 지배구조까지 심사하게 된다"며 "금전 요건을 제외하면 다른 금융업과 비슷한 진입규제가 마련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국은 서류심사를 넘어 법령준수 체계가 실제로 작동하는지도 들여다볼 방침이다. 필요하면 사업장을 찾아 조직·인력과 전산설비, 내부통제 운영 실태를 점검한다.
윤호연 금감원 조사역은 "각 법률을 준수할 체계가 있는지, 해당 체계가 내부에서 실제로 작동할 수 있는지를 살펴볼 것"이라며 "앞으로 다른 금융권과 마찬가지로 현장점검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심사 과정에선 특금법과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뿐 아니라 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DAXA·닥사)의 운영 모범사례 등 자율규제 지침을 내규에 반영하고 이행하는지도 살핀다.
인력 기준도 구체화했다. 사업자는 일정한 교육·경력·자격을 충족한 준법감시인을 두고, 준법감시인과 보고책임자를 포함한 자금세탁방지(AML) 인력을 4명 이상 확보해야 한다. 다만 사업 형태와 조직 규모 등을 고려해 겸직을 허용할 수 있다.
전산설비 기준에는 업계 의견이 반영됐다. 당초 모든 데이터를 백업하도록 하는 방안에서 중요도에 따라 백업 정책을 수립·이행하는 방식으로 조정했다. 고유식별정보나 개인신용정보를 처리하는 설비는 국내에 둬야 하지만, 클라우드는 국내 지역(리전)에 있으면 국내 설치로 인정한다.
기존 사업자는 재무상태와 조직·인력, 전산설비, 내부통제 관련 불수리·직권말소 규정이 1년간 유예된다. 다만 대주주의 재무상태에는 별도 유예가 적용되지 않는다.
현재 신고가 수리된 가상자산사업자 28곳은 오는 11월 20일까지 개정 규정에 따른 신고를 별도로 해야 한다. 갱신·변경신고를 심사받고 있는 사업자도 부칙 신고와 관련 서류를 다시 제출해야 한다.
하 기획관은 "최대주주가 법인이면 해당 법인의 최대주주와 대표자까지 신고해야 하고 해외 서류도 준비하는 데 시간이 걸릴 수 있다"며 준비를 서둘러달라고 당부했다.
행사에 참석한 한 업계 관계자는 "이번 매뉴얼을 통해 구체적인 판단 기준과 준비 사항이 제시되면서 업계의 불확실성이 상당 부분 해소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chsn12@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