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김정훈 기자)
20일 정부와 서울시 및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군사용으로 사용했던 용산 부지를 주택용지로 활용하기 위해 가장 선결돼야 할 부분은 토양 정화가 꼽힌다.
현재 반환된 8곳의 기지 중 유엔군사령부(유엔사)와 캠프 그레이 등 7곳은 토양 정화를 완료했다. 하지만 문제는 시간이다. 유엔사는 2007년부터 2024년 7월까지 총 17년이 걸렸을 정도로 오랜 시간이 소요됐다. 캠프킴의 경우 지난 2008년부터 지금까지 지하수 정화에 나서고 있으나 여전히 마무리가 되지 않고 있다. 캠프킴에서는 난항을 겪는 지하수와 달리 토양에 대한 정화를 가장 빠르게 완료했으나 이마저도 2022년 4월에서 2026년 8월까지 총 4년 이상이 소요됐다.
우려를 낳는 부분은 미반환기지가 훨씬 많다는 점이다. 현재까지 반환된 기지 면적은 총 25만 7000㎡ 규모이지만 미반환 기지는 이보다 10배 수준인 253만 9000㎡에 달한다. 메인 포스트, 사우스 포스트, 수송부, 캠프모스 등으로, 최근 언급된 용산어린이정원은 사우스포스트 부분 반환기지에 포함된다. 서울시에서 녹사평 주변의 지하수를 일부 정화하고 있을 뿐 대부분은 반환 후 정화에 돌입하게 된다.
신속한 주택 공급을 위한 시도라는 정부의 설명과는 달리 오히려 토양 정화로 인해 시간이 더욱 오래 걸릴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시간을 당길 수 있는 기술적인 방법은 존재한다는 의견도 있다. 김형진 한국보건기술연구원 부원장은 “지금까지는 토양 조사나 정화 업체를 선정하기 위해 국가에서 공공입찰을 내면 굉장히 제한적으로 1개 컨소시엄만 뽑는 식이었다”며 “이를 4~5팀이 한번에 들어가 부지를 나눠 하는 식으로 전환한다면 속도를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정화 방식도 부지 내에서 하는 방식은 시간이 오래 걸리지만, 일정 조건에 부합하면 오염토를 밖으로 빼서 정화하고 그사이 공사를 할 수도 있다”며 “이렇게 되면 정화기간을 대폭 줄일 수 있다”고 했다.
◇“열린 개발의 문 닫을 수 없어” 주민 반대도 지속
주민들의 반대도 넘어야 한다. 정부가 세제개편안 드라이브를 강력하게 건 이후 시급히 ‘전월세 및 매매시장 안정을 위한 주택 신속공급 방안’을 내놓은 이유도 불안정한 주택정책에 대한 비판 여론이 커졌기 때문이다.
국회전자청원 ‘용산공원 조성 특별법’ 개정 반대 및 용산공원 부지 주택공급 추진 중단에 관한 청원은 현재 1만 9000명에 육박하는 동의를 받고 있다. 청원자는 “한 번 열린 개발의 문은 닫을 수 없다. 용산공원 전역이 순차적으로 잠식될 위험에 처해 있다”며 “2007년 국회가 스스로 정한 원칙, 즉 반환부지 전체를 공원으로 조성한다는 원칙을 그대로 지켜 달라”고 촉구했다.
온라인에서도 “그 비싼 땅에 공공 아파트를 지어주겠다니 대체 누구를 위한 공급이냐”, “어차피 아파트를 지어도 내가 들어갈 수 없는 건 마찬가지다. 극소수만 극강의 입지를 누리는 것 아니냐”, “이번 여름에도 느꼈지만 이상 기후가 심해질수록 녹지가 중요한데 안타까운 일”이라는 비판 여론이 커지는 모습이다.
온라인뿐 아니라 일부 주민들은 용산공원 부지 공공임대주택 건립 반대 시국선언에 나서겠다는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다.
이 같은 상황임에도 용산공원 개발을 강행해야 하는지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된다. 익명의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서울이 워낙 커서 녹지가 부족한데 그나마 있는 녹지를 없애고 그 자리에 임대 주택을 짓는 게 어떤 기능을 할지 모르겠다”며 “주택공급 효과나 집값 하락 효과를 기대하긴 어려울 것 같다. 진짜 집을 짓는 게 목적인지, 아니면 정치적인 국면 전환용이 아닌지 의심이 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