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 다시 뛴다…UBS “1년내 5400달러 간다”

재테크

이데일리,

2026년 8월 22일, 오전 04:24

[뉴욕=이데일리 성주원 특파원] 올해 2분기 부진했던 금 가격이 다시 강하게 반등하고 있다. 미국 국가부채가 40조달러(약 5경5452조원)를 넘어선 가운데 국채시장 불안과 달러 약세가 겹치면서 금 수요가 되살아났다. UBS는 향후 12개월 내 금 가격이 온스당 5400달러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금 (사진=AFP)
금 (사진=AFP)
21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이날 오전 금 선물 가격은 1.67% 오른 온스당 4647.70달러를 기록했다. 금 현물 가격도 1.55% 상승한 4588.08달러에 거래됐다. 이번 주 상승률은 4.7%에 달하며 금 선물 가격은 3개월 만의 최고 수준에 근접했다.

금은 올해 초 온스당 5600달러에 육박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뒤 급락했다. 지난 2분기에는 2013년 이후 최악의 분기 수익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지난달 말 이후 저점에서 약 10% 반등하면서 분위기가 다시 바뀌고 있다.

◇美부채 40조달러 돌파…UBS “5400달러 간다”

최근 금값을 끌어올린 핵심 배경은 미국 국채시장 불안과 달러 약세다.

미 재무부는 지난 19일 10~30년 만기 장기 국채의 유동성을 지원하기 위한 바이백(조기환매) 규모를 최소 두 배 확대하겠다고 발표했다. 발표 직후 국채금리가 떨어지고 달러도 약세를 보이면서 금값이 상승했다.

특히 이번 조치는 미국 국가부채가 사상 처음 40조달러를 넘어선 상황에서 나왔다. 막대한 정부부채와 이에 따른 이자 부담이 금융시장과 정책에 미칠 영향에 대한 우려가 금 수요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조반니 스타우노보 UBS 원자재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금값 상승을 뒷받침했던 세계적인 부채 증가와 달러 약세에 대한 우려가 다시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 같은 요인들이 향후 12개월 동안 금 가격을 온스당 5400달러까지 끌어올릴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현재 현물 가격을 기준으로 하면 약 18%의 추가 상승 여력을 예상한 셈이다.

다이앤 개럿 하이크로프트마이닝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미국의 부채 규모와 만기 구조, 이자비용이 향후 정책을 결정하는 핵심 요인이 될 것이라는 신호를 시장이 읽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바로 이것이 금 투자자들이 주목하는 구조적이고 장기적인 동력”이라고 말했다.

◇중앙은행 금 매입 지속…연간 수요 5000톤 육박

각국 중앙은행의 금 매입도 가격을 떠받치는 구조적인 요인이다.

세계금협회(WGC)가 지난 6월 발표한 중앙은행 금 보유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89%는 향후 1년 동안 전 세계 중앙은행의 금 보유량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자신의 중앙은행이 금 보유량을 늘릴 것이라는 응답도 역대 최고인 45%에 달했다. 감소를 예상한 비율은 1%에 불과했다.

테오 보툴라스 네오에너지메탈스 CEO는 “단기적으로 재무부의 조치와 중동 긴장이 금 가격의 변동성을 키우겠지만 구조적인 그림은 바뀌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그는 연간 금 소비량이 사상 최대 수준인 약 5000톤에 달하는 반면 공급 증가율은 연간 1.5%를 조금 웃도는 데 그치고 있다며 금 가격에 우호적인 수급 환경이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진=로이터
사진=로이터
◇“너무 빨리 올랐다”…단기 조정 가능성

다만 금값의 추가 상승을 가로막을 변수도 있다. 가장 큰 위험은 다시 오르는 미국 장기 국채금리다.

스타우노보 애널리스트는 중동 분쟁으로 유가가 상승하면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지고 중앙은행이 금리 인하에 더욱 신중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경우 국채금리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이자를 지급하지 않는 금의 투자 매력이 상대적으로 낮아질 수 있다.

로나 오코넬 스톤엑스 시장분석 책임자는 금값이 높은 국채금리라는 역풍과 달러 약세라는 순풍 사이에서 방향을 찾아야 한다고 분석했다. 중동 정세도 변수다. 그는 이 같은 재료들이 상당 부분 이미 가격에 반영돼 있어 금이 다시 숨고르기에 들어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최근 상승 속도가 지나치게 빠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데이비드 모리슨 트레이드네이션 수석 시장분석가는 지난달 말 이후 금 가격이 저점에서 약 10% 상승했다며 “너무 멀리, 너무 빨리 움직였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그는 조정 과정에서 금값이 4400달러까지 떨어지더라도 이 수준에서 지지를 받는다면 강세론자들에게 긍정적인 신호가 될 수 있다고 봤다. 달러 약세가 계속된다면 금값에는 더욱 우호적이다.

결국 금 시장에서는 미국의 부채 증가와 달러 약세, 중앙은행 매입이라는 구조적 상승 요인과 높은 국채금리·단기 과열이라는 하락 요인이 맞서고 있다. 단기 조정 가능성은 있지만 미국의 부채 증가와 달러 약세, 중앙은행의 금 수요 등 금을 떠받치는 중장기 요인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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