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거래소에 등록된 법인 계정이 6600개에 육박하지만 지난달 실제 거래나 입·출금 등이 이뤄진 계정은 30개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장사와 전문투자자 법인의 가상자산 투자를 허용하기 위한 가이드라인 마련이 1년 넘게 지연되면서 거래소들이 법인시장 개방에 대비해 확보한 계정 대부분이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에 머물고 있는 셈이다.
23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박상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5대 가상자산 거래소(업비트·빗썸·코인원·디지털엑스·고팍스)에 등록된 법인 계정은 총 6590개다.
이는△지난해 6월부터 계좌 발급이 허용된 검찰·국세청·관세청 등 법집행기관△대학교·지정기부금 단체 등 비영리법인△원화 기반 거래가 불가능한 일반법인△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 시행(2021년) 이전 등록했던 법인 계정을 모두 포함한 수치다.
앞서 금융당국은 지난해 초 법인의 가상자산 투자를 단계적으로 허용하겠다고 밝힌 뒤, 지난해 6월부터 법집행기관 및 비영리법인의 가상자산 거래용 실명계좌 발급을 허용했다. 현재 법집행기관과 비영리법인은 확보한 범죄 수익이나 기부금을 실명계좌를 통해 원화로 현금화할 수 있다.
이후 당국은 상장사 및 전문투자자 법인의 실명계좌 발급을 위한 가이드라인을 발표하겠다고 했지만 1년 넘게 지연되고 있다.
따라서 일반법인의 경우 거래소에 계정 등록은 가능하지만, 원화 기반 가상자산 거래와 실명계좌를 통한 입·출금은 불가능한 상태다. 다만 고객확인(KYC) 절차를 거쳤다면 원화가 아닌 비트코인(BTC), 테더(USDT)로 거래하는 '코인 마켓'에서는 거래할 수 있다.
법인 계정 6590개 중에서는 빗썸에 등록된 계정이 3280개로 과반에 육박했다. 두나무(업비트)는 2086개로 뒤를 이었고 코빗 620개, 코인원 539개, 고팍스 65개 순이었다.
법인 계정 중 KYC를 완료한 계정은 711개였다.두나무가 290개로 가장 많았고 이어 빗썸(199개), 코빗(184개), 코인원(33개), 고팍스(5개) 등이었다.
법인 계정 자체는 6000개가 넘지만 지난달 매매, 교환, 스테이킹(예치), 가상자산 입·출금 중 1회 이상 시행한 '활성화 계정'은 총 29개에 그쳤다. 두나무에서 22개 계정이 활동했고, 빗썸(4개), 코빗(2개), 고팍스(1개)가 뒤를 이었으며 코인원은 없었다.
법인이 보유한 예치금 규모는 91억 2600만원으로 집계됐다. 법집행기관이나 비영리법인이 아직 출금하지 않은 금액과, 특금법 시행 이전에 원화 기반 거래를 해오던 일반법인이 출금하지 못한 금액을 합산한 규모다. 가상자산 거래 실명제가 시행된 2018년 1월 이전에는 일반법인의 가입 및 원화 기반 거래가 가능했다.
향후 상장사 및 전문투자자 법인의 원화 기반 거래가 가능해지면 법인 계정 규모는 대폭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거래소들도 이에 대비해 지난해부터 법인 대상 영업을 활발히 해왔다. 업비트, 빗썸, 코인원, 디지털엑스 모두 법인 전담 조직을 구성했으며 현재까지 법인 전담 매니저 제도 등을 실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