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막히자 50억 오피스텔로?…고가 주거시장 ‘머니무브’ 꿈틀

재테크

이데일리,

2026년 8월 24일, 오전 05:06

[이데일리 이다원 기자] 서울 고가 주거시장에서 30억~50억원대 오피스텔을 사들이는 개인 수요가 나타나고 있다. 고가 아파트에 대출·실거주 규제가 집중되면서 금융 활용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핵심지 중대형 오피스텔이 대체 주거상품으로 떠오르는 모습이다.

(사진=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사진=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23일 알스퀘어가 공적 장부 열람 솔루션 ‘데이터허브’를 통해 올해 상반기 개인 거래금액 상위 1~3위인 인시그니아 반포·파크타워·SK리더스뷰의 전체 등기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공동명의자를 포함한 개인 매수자는 8명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40대가 3명, 50대가 4명으로 40~50대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개인 최고가 거래는 서울 서초구 인시그니아 반포에서 나왔다. 지난 3월 50억원에 거래된 이 호실은 1974년생 개인이 단독 매수했다. 취득 당시 해당 호실에는 근저당권이 설정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30억원대 거래에서는 매입한 오피스텔을 담보로 한 금융 활용이 확인됐다. 지난 3월 서울 용산구 파크타워를 35억원에 매수한 1983년생 개인은 소유권 이전과 같은 날 채권최고액 28억 8000만원의 근저당권을 설정했다. 지난 4월 33억 7000만원에 거래된 경기 성남시 분당구 SK리더스뷰는 1983년생과 1987년생이 지분을 절반씩 나눠 매수했고 같은 날 채권최고액 24억 3000만원의 근저당권이 설정됐다.

채권최고액은 금융기관이 대출 원금과 이자 등을 회수하기 위해 담보에 설정하는 채권 한도로 실제 대출금과는 차이가 있다. 정확한 대출 규모를 확인할 수는 없지만 초고가 오피스텔 매입 과정에서도 담보금융을 활용한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는 점은 확인된다.

서울 오피스텔 시장에서도 개인 거래와 거래금액이 함께 늘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상반기 서울 오피스텔 개인 간 거래는 5129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4242건보다 20.9% 증가했다. 거래금액은 1조 2146억원에서 1조 5840억원으로 30.4% 늘어 거래 건수 증가폭을 웃돌았다. 건당 평균 거래금액도 2억 8633만원에서 3억 883만원으로 7.9% 높아졌다.

최상단 가격대에서도 고액 거래가 이어졌다. 30억원 이상 개인 간 거래는 지난해 상반기 5건에서 올해 7건으로 늘었고 거래금액은 186억 5000만원에서 242억2000만원으로 29.9% 증가했다. 다만 10억원 이상 거래는 154건에서 156건으로 비슷했고 20억원 이상 거래는 28건에서 24건으로 줄었다. 고가 오피스텔 전반에 매수세가 확산됐다기보다 일부 초고가 상품을 중심으로 거래가 나타나는 양상이다.

가격 흐름에서도 중대형 오피스텔의 상대적인 강세가 나타난다. 한국부동산원의 ‘7월 오피스텔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서울 오피스텔 매매가격은 전월 대비 0.07% 상승했다. 전용면적 40㎡ 이하는 0.04% 오른 데 비해 60㎡ 초과~85㎡ 이하와 85㎡ 초과는 각각 0.27% 올랐다. 한국부동산원은 “아파트 대체제로서 중대형 평형의 오피스텔 수요 증가”를 가격 상승 요인 중 하나로 꼽았다.

중대형·고가 오피스텔이 주목받는 배경에는 아파트와의 규제 차이가 있다. 초고가 아파트는 주택담보대출 한도가 제한되고 토지거래허가에 따른 실거주 의무 등 제약이 뒤따르는 반면 오피스텔은 상대적으로 금융 활용의 폭이 넓다. 여기에 핵심 입지의 중대형 오피스텔은 넓은 주거 면적을 갖춰 고가 아파트를 대신할 주거상품으로 거론된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아파트 대비 오피스텔은 금융 활용도가 높다”며 “25억원 이상 초고가 아파트는 대출 한도 2억원 제한, 실거주 등 제약이 많지만 핵심지 오피스텔은 이런 규제 밖에 있고 평수도 커 자산가들의 수요를 충족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초고가 오피스텔의 거래 건수가 많지 않은 만큼 이를 고가 주거시장 전반의 자금 이동으로 확대해석하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 전문가는 “거래 건수가 작고 고가 주거시장 전체 자금 이동이라고 보기는 어려울 수 있지만 확실한 대체 수요로 떠오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래픽=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그래픽=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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