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으로 생성한 이미지.
미래에셋그룹에 인수된 가상자산 거래소 코빗(운영사 디지털엑스)이 1년간 거래 수수료를 전면 무료화하면서 시장 점유율이 하루 만에 0.2%대에서 1% 수준으로 올라섰다.
그러나 1%를 찍은 점유율이 1시간 만에 0.9%로 다시 떨어진데다,상당수 종목은 여전히 하루 거래대금이 100만원 안팎에 머물거나 수 시간 동안 거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코빗이 '거래가 멈춘 시장'에서 벗어나려면 수수료 무료화 이상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코빗 역시 3년 전 같은 전략을 썼지만 점유율을 1% 안팎으로 끌어올리는 데 그쳤다.
비슷한 시기 한국투자증권의 투자를 유치한 코인원이 증권과 가상자산을 연결하는 서비스를 선보인 것과 비교하면 코빗이 미래에셋그룹 편입 이후 띄운 첫 승부수가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과거에도 수수료 무료로 1% 점유율…'반짝 효과'에 그쳐
25일가상자산 데이터 플랫폼 코인게코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기준 코빗의 24시간 거래대금은 약 330억 원으로 집계됐다. 전날 오전 9시 24억 원 수준에서 '반짝' 상승한 것이다.같은 시간 시장 점유율도 1.03%를 기록했다.
앞서 코빗 운영사 디지털엑스는 전날 오전 9시부터 1년간 원화마켓 전 종목의 거래수수료를 전면 무료화했다.
디지털엑스는 지난달 미래에셋그룹에 정식으로 편입됐다. 미래에셋그룹의 비금융 계열사 미래에셋컨설팅은 약 1414억 원을 투입해 코빗 지분 97.15%를 확보했다. 이번 수수료 무료화가 미래에셋그룹 편입 후 사실상 첫 승부수인 셈이다.수수료 무료 정책 덕에 시장 점유율도 1% 수준으로 상승했다.
문제는 수수료를 전혀 받지 않는다는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고서야 확보한 점유율이 1%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또 1%까지 오른 점유율은 불과 한 시간 만에 0.9%로 다시 내려가, 과거 무료화 당시와 같은 '반짝 효과'가 반복되고 있다.
코빗은 과거에도 수수료 무료 이벤트를 진행했지만 효과가 미미했다. 코빗은 지난 2023년 10월부터 4개월 동안 전 종목 거래 수수료를 무료화했다. 메이커 주문에 거래금액의 0.01%를 돌려주는 인센티브 제도까지 시행했다.
수수료를 받지 않는 데서 그치지 않고 인센티브까지 줬지만, 수수료 무료화 기간 동안 코빗의 점유율은 기존 0.1% 수준에서 1% 안팎으로 상승하는 데 그쳤다. 업비트, 빗썸의 중심의 '양강 구도'를 흔들기엔 역부족이다.
점유율 20%대 빗썸도 수수료 무료 효과 일시적…0.2% 코빗은 더 험난
코빗의 이번 수수료 무료화 역시 효과가 일시적일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수수료 무료화는 그간 거래소들이 수차례 시도한데다, 효과가 단기적이었던 전략이기도 하다.
대표적인 예로 빗썸은 2023년 10월 전 종목 거래 수수료를 무료화해 10%대였던 시장 점유율을 30~40%까지 끌어올렸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효과는 약해졌고, 수수료를 다시 받기 시작하자 점유율도 하락했다.
올해 2월에도 비슷한 현상이 반복됐다. 빗썸이 비트코인 오지급 사고에 대한 보상 차원에서 일주일간 거래 수수료를 면제하자 점유율은 최고 37.6%까지 상승했다. 그러나 무료 이벤트가 끝난 뒤 점유율은 다시 20%대로 내려왔다.
단, 빗썸은 무료화 이전에도 20% 수준의 점유율과 이용자 기반을 갖춘 업계 2위 거래소였다. 주요 가상자산의 호가가 충분해 대부분의 거래 주문이 빠르게 체결됐다.
코빗은 빗썸과 사정이 다르다. 코빗이 수수료 무료화를 선언한 지난 24일 기준 코빗의 시장 점유율은 0.24%로, 24.3%인 빗썸에 크게 못 미친다. 유동성이 부족해 거래 체결이 지연되는 경우도 여전히 많다.
변동성이 큰 가상자산 시장에서는 원하는 가격에 주문이 빠르게 체결되도록 하는 유동성이 중요하다.이미 유동성과 이용자를 확보해둔 빗썸조차 수수료 무료의 효과를 장기간 유지하지 못했는데, 출발선이 다른 코빗은 점유율 상승 효과를 보기 더 어려울 것이란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수수료 무료가 단기간 거래량을 끌어올리고 이용자를 유입시키는 데는 효과가 있을 수 있지만 점유율을 지속하는 전혀 다른 문제"라며 "결국 이용자가 코빗에 머물 이유를 만들어야 한다. 유동성과 거래지원 종목, 서비스 편의성 같은 거래소 자체 경쟁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수수료 무료 효과도 일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경쟁사는 이미 증권사와 협업…코빗·미래에셋 시너지 '아직'
인수 이후 처음 구체화된 고객 확보 전략이 수수료 무료화에 그치면서, 미래에셋그룹과의 시너지가 드러나지 않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경쟁사인 코인원의 경우, 지분 20%를 확보한 한국투자증권과 이미 협업 서비스를 선보인 상태다.
코인원은 당국이 대주주 변경신고를 수리한 직후코인원 모바일 앱을 통해 한국투자증권에서 국내 주식을 거래할 수 있는 서비스를 출시했다. 또 한국투자증권과 함께 주식 거래 고객에 삼성전자 주식 등을 지급하는 공동 이벤트도 벌였다.
한국투자증권이 코인원에 투자한다는 소식이 공식화된 것은 지난 5월이다. 미래에셋그룹의 코빗 투자 소식이 공식화된 것은 지난 2월로, 코빗이 세 달 가량 앞섰다. 후발주자인 코인원과 한국투자증권은 협업 결과물을 빠르게 내놓은 만큼, 코빗도 수수료 무료화를 넘어 미래에셋그룹과의 실질적인 시너지를 보여줘야 한다는 평가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미래에셋그룹의 코빗 인수가 마무리된 지 한 달 정도 지난 만큼, 향후 그룹과의 협업이 구체화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1년이나 수수료 수익을 포기한 만큼 미래에셋그룹의 금융 역량을 빠르게 흡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hyun1@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