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료 없애자 거래대금 하루 43억→3019억…코빗 '가장매매' 의혹

재테크

뉴스1,

2026년 8월 26일, 오후 04:56

디지털엑스 로고. 디지털엑스 제공.

가상자산 거래소 코빗이 원화마켓 거래 수수료를 전면 무료화한 첫날 특정 가상자산의 거래대금이 평소보다 70배가량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가상자산 하나가 코빗 전체 거래대금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이례적인 거래 쏠림 현상도 나타났다.

글로벌 대표 가상자산 정보 플랫폼인 코인마켓캡도 코빗에서 발생한 해당 거래량을 전체 통계 산정에서 제외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가장매매 등 이상거래가 이뤄진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코빗 운영사 디지털엑스는 지난 24일 오전 9시부터 1년간 원화마켓 전 종목의 거래 수수료를 무료화했다.

수수료 무료화가 시작된 당일 코빗에서는 리플이 발행하는 달러 스테이블코인 리플유에스디(RLUSD)의 거래량이 이례적으로 크게 늘었다.

지난 17일부터 23일까지 일주일간 코빗의 RLUSD 하루 평균 거래량은 약 314만 개, 거래대금은 약 43억 원이었다. 그러나 24일 하루 거래량은 2억 1975만 개, 거래대금은 3019억 원으로 증가했다. 직전 일주일 하루 평균과 비교하면 약 70배로 급증한 규모다.

특히 이날 코빗의 전체 거래대금 3302억 원 가운데 RLUSD가 차지한 비중은 91.4%에 달했다. 코빗에서 거래된 가상자산 100원 가운데 91원 이상이 RLUSD 한 종목에서 발생한 셈이다.

이 같은 거래 집중은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이날 RLUSD는 코빗에서 거래되는 전체 가상자산 거래대금의 약 94%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코인마켓캡에서도 코빗의 RLUSD 거래량은 시장 점유율 산정에서 제외됐다.

이날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코빗의 RLUSD/KRW 24시간 거래대금은 약 1억 2199만 달러로 전체 RLUSD 현물 거래쌍 가운데 가장 많았다. 그럼에도 코빗의 거래량 점유율은 다른 거래소와 달리 수치가 아닌 '--%'로 표시됐다. 같은 시점 코인원의 RLUSD/KRW 거래대금은 약 1873만 달러로 코빗의 6분의 1 수준이었지만 거래량 점유율은 4.86%로 정상적으로 산출됐다.

코인마켓캡은 거래소가 보고한 거래량 가운데 명확한 통계적 이상 징후가 확인된 거래쌍을 해당 가상자산의 전체 거래량 합계에서 제외하고 있다. 이에 코빗에서 발생한 대규모 RLUSD 거래가 코인마켓캡의 통계적 이상치로 분류돼 점유율 산정에서 빠진 것으로 보인다.

실제 코인마켓캡은 이달 2일 거래량 및 미결제약정 산정 기준을 업데이트하면서 통계적으로 명확한 이상 징후가 포착된 거래쌍의 거래량은 해당 가상자산의 전체 거래량 합계에서 제외하도록 했다.

26일 글로벌 가상자산 정보 플랫폼 코인마켓캡에서 코빗의 RLUSD/KRW 24시간 거래대금은 약 1억 2199만 달러로 전체 RLUSD 현물 거래쌍 중 가장 많았지만 거래량 점유율이 산출되지 않았다. 코인마켓캡 캡처.

거래량이 급증한 과정에서도 일반적인 거래와는 다른 패턴이 포착됐다.

코빗의 RLUSD 분봉 거래를 보면 거래가 집중된 일부 시간대에서 분당 거래량이 비슷한 규모로 반복됐다. 불특정 다수의 시장 참여자가 각각 주문을 내는 일반적인 거래에서는 거래량이 시간에 따라 불규칙하게 움직이지만 해당 구간에서는 유사한 규모의 거래가 연속적으로 나타났다.

수천억원의 거래대금이 발생한 것과 비교해 가격 변동도 제한적이었다. 통상 특정 자산에 대규모 매수·매도가 몰리면 호가가 소진되면서 가격 변동폭도 커질 수 있지만 RLUSD는 거래량이 급증한 일부 구간에서도 가격이 일정 범위 안에서 움직였다. 거래량만 빠르게 증가하고 가격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 거래가 반복된 것이다.

더욱이 코빗은 RLUSD를 대상으로 거래량에 비례해 보상을 지급하는 '거래왕' 이벤트 등 별도의 거래 활성화 행사를 진행하지 않았음에도 유독 RLUSD에서만 이 같은 대규모 거래가 집중됐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동일하거나 연계된 거래 주체가 매수와 매도를 반복적으로 체결하는 가장매매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온다.

가장매매는 실질적인 투자 목적 없이 동일하거나 연계된 주체가 매수·매도 주문을 반복해 거래량을 인위적으로 늘리는 행위를 말한다. 특히 반복 거래는 거래가 체결될 때마다 수수료가 발생하기 때문에 거래량을 늘릴수록 비용 부담도 커지는 구조다.

현재 코빗이 지난 24일부터 원화마켓 전 종목의 거래 수수료를 전면 무료화하면서 반복 거래에 수반되는 비용도 사실상 없어졌다. 수수료 무료화가 시행된 첫날 RLUSD 거래대금이 평소의 70배 수준인 3000억 원대로 급증하면서 수수료 면제가 이례적인 거래량 증가와 맞물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수수료 무료화는 이용자 유입과 거래 활성화를 위한 전략이지만 거래 비용이 낮아진 만큼 비정상적인 반복 거래에 악용될 가능성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며 "거래소가 이상거래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실제 불공정거래 여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관련 코빗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이상거래 적출 가이드를 반영한 감시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으며, RLUSD 거래량 급등 당시에도 이용자 주의 환기를 위한 시장경보를 발령했다"며 "수수료 무료화와 관계없이 이상거래 감시 기준을 지속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yellowpap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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