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이널리시스 제공.
오는 2027년 국내 가상자산 과세 시행을 앞두고 과세 기준과 정보 수집 체계를 둘러싼 논의가 이어지는 가운데, 한국의 잠재적 과세 대상 가상자산 활동 규모가 지난해 기준 약 15조 원(109억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 세계에서 11번째로 큰 규모다.
31일 블록체인 데이터 플랫폼 체이널리시스가 발표한 '가상자산 세금 보고서'에 따르면 비트코인, 이더리움, 솔라나, BNB체인, 트론, 베이스 등 6개 주요 블록체인의 온체인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한국의 잠재적 과세 대상 활동 규모는 총 109억 달러로 집계됐다. 온체인 활동은 블록체인상에서 직접 확인할 수 있는 거래·결제 등을 의미한다.
유형별로는 결제가 56억 달러로 가장 많았고 거래 이익 32억 달러, 소득 20억 달러 등이 뒤를 이었다.
국가별로는 미국이 1126억달러로 가장 많았으며 독일(241억달러), 중국(210억달러) 등이 뒤를 이었다. 한국은 세계 11위에 해당했다.
다만 보고서에서 말하는 '잠재적 과세 대상 활동'은 실제 부과할 수 있는 세금이나 예상 세수를 뜻하지 않는다. 각국의 세율과 비과세·면제 기준 등을 적용하지 않고 블록체인상에서 관측되는 가상자산 관련 이익과 소득, 결제 활동의 규모를 추산한 수치다.
오히려 실제 가상자산 활동 규모는 보고서가 추산한 수치보다 클 가능성도 있다. 중앙화 거래소에서 발생한 거래를 비롯해 스테이킹·대출 등 블록체인상에서 직접 확인하기 어려운 일부 활동은 이번 분석에서 제외됐기 때문이다.
한국의 경우 잠재적 과세 대상 활동 규모가 같은 해 정부 재정적자 75억 달러의 약 144.05%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포르투갈에 이어 분석 대상국 중 두 번째로 높은 비율이다. 단, 이는 가상자산 과세를 통해 재정적자 만큼의 세수를 확보할 수 있다는 의미가 아니라, 잠재적 과세 대상 활동 전체 규모를 정부 재정적자와 비교한 수치다.
잠재적 과세 대상 활동이 일부 지갑에 집중되는 현상도 확인됐다. 한국에서는 전체 지갑 주소의 28%가 잠재적 과세 대상 활동의 87%를 차지했다. 싱가포르는 주소 20%가 활동의 89%, 브라질은 주소 32%가 활동의 87%를 차지했다. 반면 일본은 주소 27%가 활동의 57%를 차지해 상대적으로 고르게 분포됐다.
글로벌 가상자산 과세 환경도 변화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암호화자산 보고체계(CARF) 도입에 따라 여러 국가가 2027년부터 가상자산 거래 정보 자동 교환을 시작할 예정이다.
다만 이번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온체인 잠재적 과세 대상 활동 가운데 CARF를 통해 포착할 수 있는 활동은 약 14%에 그쳤다. 나머지 86%는 탈중앙화거래소(DEX) 활동, 개인 간(P2P) 송금, 온체인 소득 및 결제 등 CARF의 실질적인 적용 범위 밖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거래소 등 사업자가 제공하는 오프체인(블록체인 밖) 정보와 블록체인에서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온체인 데이터를 함께 활용하는 것이 중요할 전망이다. 셀프 커스터디(수탁) 지갑이나 DEX, 해외 플랫폼 등으로 거래 활동이 분산되는 만큼 거래소 신고 정보만으로는 납세자의 전체 가상자산 활동을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다.
권준혁 체이널리시스코리아 지사장은 "2027년 가상자산 과세 시행을 앞두고 중요한 것은 과세 기준을 마련하는 것과 함께, 실제 과세 대상이 되는 가상자산 활동을 얼마나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느냐는 점"이라며 "CARF를 통해 확보되는 납세자 및 거래 보고 정보와 블록체인에서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온체인 데이터를 함께 활용한다면 정보의 사각지대를 보완하고 과세 대상 활동을 보다 폭넓고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hyun1@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