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는 공공기관 이전만으로 지방 부동산 가치가 재평가될 수 있느냐는 점이다. 기관 이전은 주거수요를 만들 수 있지만, 지역경제 전체의 성장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추가 조건이 필요하다.
경북 김천혁신도시 한 건물에 ‘최대 3년까지 임대료 보조금을 최대 80% 지원한다’는 내용의 현수막이 붙어 있다.(사진=김은경 기자)
2018년 지역인재 채용률은 의무화 대상 6076명 가운데 1423명으로 약 23%였다. 이후 2020년 약 29%, 2021년 약 34%로 높아졌고 2023년에는 약 41%, 2025년에는 3743명 가운데 1527명이 채용돼 약 41%를 기록했다.
하지만 채용률과 실제 채용인원은 구분해야 한다. 채용률은 23%에서 41%로 크게 높아졌지만 실제 채용인원은 1423명에서 1527명으로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의무화 대상 인원 자체가 6076명에서 3743명으로 감소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역인재 채용률 40%를 지역 내 일자리가 크게 증가했다는 의미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채용 비중이 높아진 점은 긍정적이지만 절대적인 일자리 규모는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주택시장에서는 안정적인 일자리와 소득이 중요하다. 공공기관 직원이 이전하면 임대수요가 늘고 가족 동반 이주가 확대되면 매매수요로 이어질 수 있다. 하지만 이전 인원이 적거나 주택 공급이 충분하다면 지역 전체의 집값을 지속적으로 끌어올리기는 어렵다.
이전 공공기관 등의 지역인재 채용 결과.(그래픽=도시와경제)
실거주를 유도하는 정책은 주거 안정 측면에서는 의미가 있다. 하지만 지방처럼 자체 수요가 약하고 거래량이 적은 시장에서는 비거주 보유자에 대한 상대적인 불이익이 외부 수요를 위축시킬 수 있다.
수도권 거주자가 지방 주택을 매입해 임대하거나 장기 보유하려 할 때 비거주라는 이유로 세제나 제도상 불이익이 커진다면 투자 유인은 떨어진다. 지방은 수도권보다 실수요층이 얇기 때문에 외부 자본과 임대수요가 시장의 유동성을 보완하는 역할도 한다.
결국 실거주자 중심이라는 원칙이 지방에서는 반드시 지역 활성화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
지방에 실제 거주하는 사람이 늘어나는 것도 중요하지만, 주택을 공급하고 임대시장을 유지하며 지역에 투자할 자본도 필요하다. 실거주와 투자·임대수요를 지나치게 대립적으로 바라보면 지방 주택시장의 거래와 자본 유입을 오히려 위축시킬 가능성이 있다.
2차 공공기관 지방이전의 성패는 기관 자체가 아니라 주변에 무엇이 추가로 만들어지느냐에 달려 있다.
금융·정보기술(IT)·제조·연구개발·의료·교육·서비스업 등 다양한 산업이 성장해야 지역 내 소비와 주택수요가 지속될 수 있다. 젊은 인구의 정착에는 직장뿐 아니라 교육·의료·문화·교통 등 생활 기반도 필요하다.
정부가 지역 대학·산업과의 연계를 강화하고 자족적 정주기반을 확충하겠다고 밝힌 것도 이 때문이다. 따라서 이전기관 수보다 실제 이전 종사자 수, 신규 채용, 민간기업 유입, 가족 동반 이주와 정착 여부를 봐야 한다.
2차 이전이 지방 전체 집값을 일괄적으로 끌어올릴 가능성은 높지 않다. 이전기관의 규모와 기존 산업기반, 인구구조, 주택공급량에 따라 지역별 차별화가 커질 가능성이 높다.
대규모 기관과 관련 기업·연구기관이 함께 유입되는 지역은 일자리와 인구가 증가하면서 주택가격이 평가가 달라질 수 있다. 반면 공공기관만 이전하고 민간기업이나 청년층의 추가 유입이 없다면 초기 임대수요가 장기적인 매매수요로 이어지기 어렵다.
혁신도시 주변 주거지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공공기관과 기업이 집적되고 교통·상권·생활 인프라가 개선되면 인접 주거지역으로 수요가 확산될 수 있다. 용적률 상향이나 정비사업까지 가능해진다면 저평가된 토지와 주택의 가치가 재평가될 가능성도 있다.
정부는 1차 이전이 계획부터 실제 이전까지 7년 이상 걸렸던 점을 고려해 민간 건물을 임차하는 방식 등을 활용해 2027년부터 선도 이전에 착수할 계획이다. 이전 직원에 대한 주거 안정과 자녀 교육·돌봄 지원도 강화한다.
이제 확인해야 할 것은 기관 이전 자체가 아니다. 실제 이동 인구, 가족 동반 정착, 민간 일자리 증가, 주택수요의 지속 여부가 핵심이다.
2차 공공기관 지방이전은 지방 부동산에 새로운 수요를 만들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공공기관 이전만으로 과거와 같은 강력한 집값 상승이 재현될 것이라고 기대하기는 어렵다.
특히 지역인재 채용률이 40%대로 높아졌지만 실제 채용인원의 증가 폭은 제한적이었다. 여기에 비거주자에 대한 불이익과 실거주 중심 정책이 지나치게 강화된다면 지방으로 유입될 외부 자본과 임대수요까지 위축될 수 있다.
지방에 사람이 살게 하는 정책과 지방에 기업과 자본이 들어오게 하는 정책은 함께 가야 한다. 지방 부동산의 재평가는 어느 지역에 공공기관이 이전하는가 보다 어떤 산업과 일자리가 추가되고 어떤 인구와 자본이 함께 유입되는가에 달려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