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서울 한 쪽방촌에 거주하는 주민의 뒷모습.
이번 토론회는 2005 년 주거취약계층을 위한 매입임대 시범사업이 시작된 이후 20 년 넘게 이어져 온 주거지원제도의 한계를 점검하고, 주거취약계층의 실질적인 주거상향을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법적 책임으로 규정하기 위한 입법 방향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주거취약계층 당사자들의 증언이 이어졌다. 매입임대주택 거주 경험자인 박용수 씨는 거동이 불편한 주거취약계층에게 승강기가 없는 주택은 사실상 선택하기 어렵다며 주택 면적과 편의시설, 입주 후 관리비 부담까지 고려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고시원에 거주하며 LH 매입임대주택 입주를 기다리고 있는 정동호 씨는 약 1 년 반을 기다리는 동안 대기번호가 88 번에서 80 번으로 줄어드는 데 그쳤고, 무릎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승강기가 없는 고시원 등을 옮겨 다녀야 했다며 신속한 주거지원 필요성을 강조했다.
발제를 맡은 이동현 홈리스행동 상임활동가는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주거지원 책무와 주거취약계층 조기 발굴 , 관계기관 연계체계 등을 담은 ‘주거취약계층 주거지원법’ 제정안을 제안했다. 제정안에는 공공임대주택 공급뿐 아니라 주거 위생·안전·환경 개선, 이사비·생필품비, 보증금 및 대출, 필수 가전·가구 지원 등을 법률상 주거지원사업으로 명시하고 , 정기적인 실태조사와 주택 공급계획 수립을 통해 개별 사업 중심의 지원체계를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제도로 전환하는 방안이 담겼다.
종합토론에서는 주택의 ‘공급량’을 늘리는 것뿐 아니라 입주 대기기간부터 실제 이주 이후 정착까지 주거상향 전 과정을 지원해야 한다는 제안이 이어졌다.
최병우 전국주거복지센터협회 토론자는 현행 사업이 국토교통부 업무처리지침에 근거해 운영되면서 사업의 지속성과 예산, 공공임대주택 공급이 불안정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매입임대주택은 신청 후 입주까지 전국적으로 약 8~10 개월, 서울은 약 2 년이 소요되고 전세임대 역시 약 4~12 개월이 걸린다며 공공임대 공급 확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변미혜 청소년주거권네트워크 온 활동가는 가정 밖 청소년이 부모에게 종속된 존재로 인식되면서 독립적인 주거권이 정책에서 충분히 다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복잡한 공공임대 신청 절차를 개선하고 가정 밖 청소년의 규모와 주거 형태를 파악할 국가 차원의 실태조사를 실시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국토교통부 주거복지정책과 관계자도 매입임대주택 공급 부족 문제와 현행 제도의 한계에 공감하고, 법률 제정 논의와 함께 지역주거복지센터 확대 및 주거상향 지원사업 강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밝혔다.
황 의원은 “개별 사업 하나를 보완하는 수준을 넘어 주거취약계층이 누구인지 법률로 명확히 규정하고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이들의 주거상향을 위해 해야 할 일을 법적 책무로 부여해야 한다”며 “오늘 제기된 당사자의 절박한 목소리와 현장의 구체적인 제안을 충실히 반영해 ‘주거취약계층 주거지원법’ 제정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