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상권 공실률 천차만별…빌딩 ‘운영’이 사업성 가른다

재테크

이데일리,

2026년 September 09일, PM 04:18

[이데일리 이다원 기자] 서울 주요 상권의 임대시장 온도차가 뚜렷해지고 있다. 임대료가 오르면서도 빈 점포가 거의 없는 상권이 있는 반면 공실률이 두 자릿수에 이르는 곳도 나타났다. 상권 자체의 성장에 기대 임대료를 받는 것만으로는 안정적인 수익을 담보하기 어려워지면서 건물주들도 공간 구성과 임차인 유치, 임대 방식 등 ‘운영’에서 경쟁력을 찾는 모습이다.

[본 이미지는 AI 기술을 활용해 제작되었습니다.]
[본 이미지는 AI 기술을 활용해 제작되었습니다.]
8일 한국부동산원의 ‘2026년 2분기 상업용부동산 임대동향조사’에 따르면 서울 소규모 상가 공실률은 6.4%로 전분기보다 0.1%포인트 상승했다. 그러나 주요 상권별 상황은 달랐다. 강남대로는 조사 표본에서 공실률이 0%를 기록한 반면 홍대·합정은 14.9%로 전분기보다 1.9%포인트 높아졌다. 뚝섬은 1.3%로 2.1%포인트 낮아졌고 서울대입구역은 2.9%, 천호는 8.6%로 각각 0.2%포인트 상승했다. 서울 평균 하나로 설명하기 어려울 정도로 상권별 임대 여건이 갈린 셈이다.

임대료 흐름까지 보면 상권의 차이는 더 복잡하다. 서울 소규모 상가의 1층 기준 임대료는 ㎡당 월 5만 2800원으로 임대가격지수가 전분기보다 0.45% 상승했다. 홍대·합정은 공실률이 14.9%까지 올랐지만 소규모 상가 1층 임대료는 ㎡당 서울 평균보다 높은 6만 3600원으로 조사됐다.높은 공실과 임대료 상승이 동시에 나타난 것이다. 임대료 수준이나 상권의 인지도만으로 개별 건물의 임대 경쟁력을 설명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이에 건물주와 개발업계에서도 건물을 보유하고 임차인을 기다리는 방식에서 벗어나 공간을 어떻게 구성하고 어떤 임차인을 유치할지까지 적극적으로 개입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같은 상권 안에서도 업종에 따라 선호하는 면적과 입지, 감당할 수 있는 임대료가 다른 만큼 임차 수요에 맞춰 건물 자체의 상품성을 높이려는 것이다.

성수 상권이 대표적이다. 신영에셋컨설팅이 지난 6월 성수동 1층 프라임 리테일 619개를 조사한 결과 연무장길은 패션 비중이 32.0%인 반면 남성수 이면과 아뜰리에길은 카페가 각각 43.1%, 38.6%를 차지했다. 이에 연무장길에서는 단기 팝업, 북성수에서는 대형 플래그십·F&B 통임대, 남성수 이면과 아뜰리에길에서는 F&B와 소규모 패션 쇼룸을 함께 유치하는 등 같은 성수에서도 입지와 임차 수요에 따라 공간 구성과 임대 방식이 달라지고 있다.

서울 상권 공실률 천차만별…빌딩 ‘운영’이 사업성 가른다
상권과 임차 수요에 맞춰 중소형 빌딩의 운영 방식을 다양화하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임차인 유치에 그치지 않고 개발 단계부터 임대면적과 동선, 공간 구성을 달리해 운영 효율을 높이는 방식이다.

특히 용적률 완화로 개발 여력이 커진 중소형 빌딩에서 이런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서울시는 2028년 5월까지 제2·3종 일반주거지역 내 소규모 건축물의 용적률을 각각 200%에서 250%, 250%에서 300%로 한시 완화했다. 같은 대지에서 확보할 수 있는 연면적이 늘면서 공간 구성과 운영 선택지도 넓어진 셈이다.

이에 패스트파이브가 참여하는 서울대입구역 인근 빌딩은 1층 동선과 지하 공간을 재구성해 연면적을 약 219평에서 407평으로 늘릴 계획으로 알려졌다. 천호역 인근 빌딩도 계단을 외부에 배치해 내부 임대면적을 확보하면서 연면적을 약 72평에서 180평으로 확대한다. 사업계획상 준공 후 월 임대료는 두 곳 모두 기존의 두 배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상업용 부동산 업계에서는 용적률 완화로 확보할 수 있는 공간이 늘어난 만큼 이를 어떤 임차인과 용도로 채울지가 중소형 빌딩의 사업성을 좌우할 것으로 보고 있다. 상권별 임대 여건이 다른 만큼 최대 용적률 확보를 넘어 개발 단계부터 임차 수요와 운영 방식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용적률 완화는 개발 가능성을 높이는 출발점일 뿐”이라며 “늘어난 공간을 어떤 임차인으로 채우고 안정적으로 운영할지가 자산가치를 좌우하는 만큼 개발 초기부터 임차 수요와 운영 전략을 함께 설계하는 역량이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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