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수도권 '금싸라기' 공공택지 대기업이 86% 독식

재테크

이데일리,

2026년 September 10일, PM 03:53

[이데일리 이정현 기자]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매각한 공공택지 중 사업성이 높은 수도권 ‘알짜 부지’가 소수 대기업 집단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건설경기 침체로 자금난에 처한 중소·중견 건설사들이 위약금을 감수하며 부지를 토해내는 사이 현금 부자인 대기업이 양질의 택지를 거둬들인 것이다. 정부와 LH가 5000억원을 투입해 유휴부지를 사들이는 ‘토지은행’ 제도를 가동한 가운데 불투명한 매각 과정 및 기준을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토지주택공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한국토지주택공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10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미애 의원(국민의힘)실이 LH로부터 제출받은 ‘법인 대상 LH 보유토지 공급내역’ 자료에 따르면 2021년부터 올해 7월까지 대기업(공시대상기업집단)이 매입한 공동주택 용지(택지)는 207만1477㎡로 전체의 31.0%인 것으로 나타났다. 57번에 걸쳐 여의도 면적 70% 규모의 땅을 8조406억원에 사들였다. 전체 매입액 기준 35.1%에 해당한다.

대기업이 사들인 택지의 평당(3.3㎡) 평균 단가는 1328만원으로 비대기업 대비 14%가량 비쌌다. 분양 리스크가 적고 사업성이 보장된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 택지의 비중이 86.0%에 달했다. 반면 비대기업의 수도권 비중은 66.7%에 그쳤다. 대기업들이 자본력을 바탕으로 고가의 수도권 알짜 부지를 집중적으로 선점했다는 것이다.

반면 중소·중견 건설사들은 건설경기 부진 및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위기, 고금리를 버티지 못하고 벼랑 끝으로 내몰렸다. 이 기간 법인이 계약한 공동주택용지 해약 건수 총 56건 중 대기업이 아닌 일반 중소·중견 건설사의 해약은 46건으로, 전체 해약의 82.1%를 차지했다.

문제는 대기업이 수도권 핵심 택지를 쓸어 담는 동안 각 부지의 공급 방식을 비롯해 세부 경쟁률, 낙찰률, 신청 자격 요건 등이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는 구조로 운영되고 있다는 점이다. 김미애 의원은 “LH가 제출한 자료만으로는 공급방식별 경쟁률과 낙찰률, 신청 자격 요건을 확인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시장에서는 LH가 주택 공급 촉진을 명분으로 5000억원을 투입해 수도권 유휴부지를 매입하는 토지은행 공모를 시작했지만 매각 제도를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으면 소수의 자본이 ‘알짜 공공부지’를 독식하는 상황이 반복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김 의원은 “공공자산인 LH 토지가 어떤 방식과 조건으로 공급됐는지 투명하게 공개돼야 한다”며 “기업집단·공급방식별 공급 현황과 경쟁 현황을 정기적으로 공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무제한 토론하는 김미애 의원(사진=연합뉴스)
무제한 토론하는 김미애 의원(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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