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앤드 아파트 '시공사 브랜드' 빼는 게 대세

재테크

이데일리,

2026년 September 14일, PM 04:08

[이데일리 이승현 기자] 서울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를 재건축하는 ‘반포 디에이치 클래스트’에서는 내년 입주를 앞두고 단지명 변경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단지 고유의 희소성을 나타내기 위해 일부 조합원들 사이에서 시공사 브랜드인 ‘디에이치(THE H)’를 단지명에서 빼달라는 요청이 나오면서부터다.

최근 재건축 사업장에선 시공사 브랜드를 빼고 고유의 브랜드를 단 단지명이 인기다. 인근 지역에서 같은 시공사가 건축을 하게 되면 유사한 단지명을 달게 되는데 이를 피하고 단지 본연의 색깔을 드러내기 위해서다.

14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최근 치열한 수주전을 벌인 압구정 재건축 단지들에서는 독자 브랜드를 내세운 건설사들이 시공사로 최종 선정됐다. 현대건설은 압구정 3구역과 5구역에서 ‘압구정 현대’를, 삼성물산 역시 ‘컬리넌 압구정’이란 독립 브랜드로 4구역을 수주했다.

롯데건설이 시공한 나인원한남 역시 건설사 브랜드 없이 지명과 사업지 주소를 결합한 독자적 이름으로 한남동을 대표하는 하이엔드 주거의 상징이 됐고, 현대건설이 시공한 PH129와 에테르노 청담도 강남권의 대표 하이엔드 단지로 자리 잡았다. 현재 용산구에서 공사가 진행 중인 ‘더파크사이드 서울’도 같은 사례다.

이처럼 하이엔드를 추구하는 단지일수록 독자적인 이름을 선택하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 하이앤드급 단지의 경우 대형건설사 몇곳이 시공을 도맡아 하는데 그러다 보니 비슷한 단지명이 겹치게 된다. 브랜드타운을 형성하는 장점도 있지만 하이앤드 단지만의 희소성이 옅여지는 단점도 있다. 이미 입지와 상품성만으로 희소가치를 증명한 단지는 오히려 브랜드에 얽매이지 않고 그 부지만의 가치를 이름에 직접 담아내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런 흐름은 서울을 넘어 수도권으로도 확산하고 있다. 동탄1신도시 반송동 일원에 들어서는 주상복합 사업 역시 ‘아크메르 동탄’이라는 프로젝트 전용 브랜드를 내걸었다. 분양 관계자는 “기존 아파트와는 전혀 다른 하이퍼엔드를 지향하는 상품으로 기획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독립 브랜드를 선택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 단지의 외관 디자인에는 에르메스, 샤넬 등과 협업한 디자이너 자나이나 미레이로가 참여했고, 세대 내부에는 쿠치네루베 주방가구와 리스토네 조르다노 원목마루, 한스그로헤 수전, 미라지 & 인피니티 세라믹 등 유럽 하이엔드 브랜드들이 적용될 예정이다.

‘아크메르 동탄’은 부산 해운대 엘시티, 서울 강남구 논현동 브라이튼 N40 등 고급 주거시설을 성공적으로 건설한 포스코이앤씨가 시공을 맡아 최고 49층, 총 1808가구 규모로 조성된다.

업계 관계자는 “한동안 시공사의 하이앤드 브랜드를 붙이는 경쟁이 벌어졌지만 여러 곳에서 브랜드가 사용되다 보니 아예 시공사 브랜드를 빼고 독자 브랜드를 내세우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아크메르 동탄 투시도
아크메르 동탄 투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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