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가상자산을 이용한 불법 자금 흐름을 추적하기 위해 온체인 데이터 분석 솔루션을 도입한다. 가상자산 거래가 여러 지갑과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거쳐 이뤄지더라도 자금 이동 경로를 직접 추적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춘다는 취지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 금융정보분석원(FIU)은 온체인 데이터 분석 솔루션 도입을 위한 19억 3000만원 규모 예산을 2027년도 예산안에 편성했다. 예산안이 국회 심의를 거쳐 확정되면 조달 절차에 따라 입찰공고를 내고, 솔루션을 공급할 사업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온체인 데이터는 블록체인에 기록된 가상자산 거래 내역을 뜻한다. 분석 솔루션을 활용하면 특정 지갑에서 출발한 가상자산이 어떤 지갑과 거래소를 거쳐 이동했는지 파악할 수 있다.
또 해킹이나 보이스피싱, 마약 거래 등 범죄와 관련된 것으로 확인된 지갑과의 연관성도 분석할 수 있다.
FIU는 금융회사와 가상자산사업자로부터 의심거래보고(STR)를 받아 자금세탁 가능성을 분석하고, 불법으로 추정되는 금융거래 정보를 검찰·경찰·국세청·관세청 등 법 집행기관에 제공한다.
그러나 가상자산이 개인 지갑이나 해외 거래소, 탈중앙화거래소(DEX) 등으로 이동하거나 서로 다른 블록체인 네트워크로 분산되면 사업자가 제공한 정보만으로 전체 흐름을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다.
온체인 데이터 분석 솔루션이 도입되면 가상자산사업자가 제출한 의심거래 정보와 블록체인상 거래내역을 함께 살펴볼 수 있게 된다. 법 집행기관에도 보다 구체적인 정보를 제공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다만 현재까지 도입할 제품이나 사업자가 정해진 것은 아니다. 업계에서는 경찰청 등 국내 수사기관이 사용하는 글로벌 블록체인 분석업체 체이널리시스의 솔루션이 유력한 후보로 거론된다.
체이널리시스의 분석 솔루션은 지갑 주소별 입출금 내역과 잔액, 거래소 등 관련 주체, 불법 활동과의 연관성 등을 분석하는 기능을 제공한다. 경찰청은 체이널리시스와 가상자산 범죄 수사 역량 강화를 위한 협력도 진행하고 있다.
공고 내용과 입찰 조건에 따라 다른 국내외 블록체인 분석 업체가 참여할 가능성도 열려 있다. 체이널리시스는 향후 FIU가 사업 공고를 내면 구체적인 조건을 검토한 뒤 입찰서를 제출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