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리티 법 좌초에도 규제 정비하는 美…토큰 증권성 기준도 제시

재테크

뉴스1,

2026년 September 28일, PM 04:58


국내에서 디지털자산 기본법 마련이 늦어지는 가운데, 미국에서는 의회의 법안 처리가 사실상 무산된 이후에도 규제기관들이 가상자산(디지털자산) 규율 체계를 구체화하고 있다.

SEC "블록체인 기능 개선하거나 토큰 바이백해도 '투자계약' 아냐"
28일 더블록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지난 25일(현지시간) 가상자산과 증권을 구분하기 위한 기준을 보다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SEC 기업금융부는 질의응답 자료를 통해 이미 기능을 갖춘 가상자산 프로젝트라면 향후 기능 개선을 지속하거나 자채 토큰을 매입하더라도,해당 토큰을 판매하는 것이 '투자계약'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해석을 내놨다.

즉, 기능을 갖춘 가상자산 프로젝트는 미 연방증권법에 따른 등록 절차를 거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SEC는 개발사가 보안 유지, 기능 개선, 이용자 확대 등을 계속 지원하겠다고 약속하더라도 이를 '하위 테스트' 상 요건인 '타인의 핵심적인 경영 노력'으로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하위 테스트는 특정 거래가 증권법상 투자계약에 해당하는지 판단하는 미국 판례 상 기준이다. 투자자가 타인의 경영 노력으로 발생하는 이익을 기대했는지가 하위 테스트 상 주요 판단 요소다.

그동안 가상자산 업계에서는 블록체인 메인넷이 출시된 이후에도 개발사나 재단이 업데이트 및 생태계 지원을 계속하면, 토큰 보유자가 이들의 노력에 따른 수익을 기대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 왔다.

이번 해석에 따라 이미 출시된 블록체인의 개발사가 보안 강화나 기능 개선을 계속한다는 이유만으로 해당 토큰이 증권으로 분류될 가능성은 크게 낮아지게 됐다.

SEC는 토큰 바이백에 대해서도 같은 기준을 적용했다. 가상자산 발행사가 공급량 축소, 토큰 가격 제고 등을 목적으로 자체 토큰을 매입하더라도 매입 행위가 하위 테스트 상 '경영 노력'에 해당하기는 어렵다고 본 것이다.

이에 따라 거래 수수료나 사업 수익으로 토큰을 매입·소각하는 가상자산 프로젝트의 규제 부담도 줄어들 전망이다. 바이백을 통해 시장 유통량을 줄이거나 토큰 가격을 상승시키더라도, 토큰이 증권으로 분류될 가능성은 줄었다.

법안 처리는 나란히 지연…규제 정비 속도는 '정반대'

SEC는 미국 가상자산 시장 구조 법안인 '클래리티 법'이 사실상 무산된 이후 이 같은 행보를 이어 가고 있다. 의회에서 법안을 마련하지 않더라도, 규제기관 자체적으로 법적 명확성을 확립하겠다는 취지다. 국내와 비교해 법안 처리가 나란히 지연되고 있는데, 규제 정비 속도는 정반대인 셈이다.

클래리티법은 지난 15일 상원 절차표결에서 토론 종결에 필요한 60표를 얻지 못했다. 재표결 가능성은 형식적으로 남아 있지만 중간선거를 앞둔 의회 일정을 고려하면 이번 회기 내 처리는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SEC와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는 기존 권한 및 규제 체계를 활용해 입법 공백을 메우고 있다.CFTC 위원장 대행 출신인 캐롤라인 팜 문페이 인스티튜셔널 최고경영자(CEO)도 이날 열린 '이스트포인트 2026'에서 미국이 최근 기존 법체계 안에서 가상자산을 규제하기 위해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고 밝혔다.

팜 CEO는 "앳킨스 SEC 위원장이 주도하는 '프로젝트 크립토(Project Crypto)'의 핵심은 기존 증권 및 파생상품 규제 체계를 활용하는 것"이라며 "다시 말해 가상자산을 위해 완전히 새로운 규제 체계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기존 규제 체계를 그대로 활용하되 거래 기록이나 체결에 블록체인 인프라를 사용할 수 있도록 인정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국내에서는 디지털자산 기본법 정부안 제출이 늦어지는 데다 9월로 추진됐던 기본법 공청회도 사실상 무산된 상태다.

금융당국은 11월 국회 정무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 상정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국정감사와 예산 심사 일정까지 겹치면서 기본법의 연내 처리 여부도 불투명해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hyun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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