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산구 한 공사장 모습.(사진=연합뉴스)
28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이 한국부동산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정비사업 공사비 검증 결과’ 자료에 따르면 2021년 이후 올해까지 검증을 마친 정비사업 201건에서 시공사가 요구한 증액분 24조9889억원 중 부동산원이 인정한 증액분은 19조8284억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증액요구액의 20.7%인 5조1605억원은 부풀려진 청구액으로 보고 인정되지 않았다.
시공사의 과다 청구가 심각한 사업장도 수두룩했다. 2026년 검증을 받은 한 재건축 사업장의 경우 시공사가 2109억원의 증액을 요구했으나, 무려 77.0%인 1624억원이 불인정됐다. 전체 201곳 중 불인정액 규모가 1000억원을 넘는 사업장만 10곳에 달했고, 단일 사업장 기준으로 무려 1917억원이 한 번에 삭감된 곳도 있었다. 일부 사업장은 기존계약액보다 증액요구액이 더 많은, 이른바 ‘배보다 배꼽이 큰’ 사업장도 5곳으로 나타났다.
기존 계약액 대비 증액 요구액의 비율 자체도 치솟고 있다. 설계변경 및 자재비 및 인건비 상승 등의 이유로 공사비가 계속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검증 대상 사업장 전체를 기준으로 2021년 21.2% 수준이었던 증액 요구 비율은 2024년 48.3%, 2025년 51.5%, 2026년 54.4%로 매년 늘어나고 있다.
문제는 5년간 시공사가 요구한 증액분 중 5조원 이상을 ‘거품’이라고 정부가 판단했음에도 조합원의 실제 분담금 인하로 이어졌는지 파악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한국부동산원의 공사비 검증제도는 시공사와 조합간의 공사비 갈등을 중재하기 위해 2019년부터 도입되었으나 강제력이 없고 사후 모니터링 규정이 부재한 상황이다. 시공사가 공사 중단 등을 무기로 압박하면 조합 입장에서는 삭감액을 포기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업계 지적이다.
김미애 의원은 “공공기관 검증에서 5조원 넘는 금액이 인정되지 않은 만큼, 검증 결과가 실제 계약에 어떻게 반영됐는지까지 확인할 수 있어야 제도의 효과를 제대로 판단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공사비 갈등은 공사 중단과 입주 지연으로 이어지고, 그 막대한 부담은 결국 조합원과 일반 분양자들에게 돌아간다”며 “국토교통부와 한국부동산원은 검증 결과의 실제 계약 반영 현황을 투명하게 확인하고 공개할 수 있는 체계를 조속히 마련해 제도의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