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3.3㎡)당 공사비가 1000만원에 육박하는 만큼 땅값을 분양가에서 제외해 주택을 저렴하게 공급하자는 취지다. 하지만 토지 확보 비용을 비롯해 수요자의 선호도가 낮아 현실 가능성에 대한 물음표가 나온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경실련이 추산한 분양가가 LH 분양가 대비 저렴한 이유는 택지 가격이다. LH가 공개한 8개 블록의 택지비 총액은 1조1269억원으로 경실련 추정 원가보다 5341억원 많았다. 25평 기준으로는 택지비에서만 1억201만원의 차이가 났다.
경실련은 주택 구입 부담을 낮출 대안으로 ‘토지임대부 주택’을 제시했다. 공공이 토지를 보유하고 건물만 분양하면 택지 가격 거품이 빠지며 25평 기준 분양가를 기존의 절반 수준인 약 2억3000만원으로 낮출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에 앞서 전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공공보유토지를 활용한 토지임대부 분양주택 건설 활성화를 위한 주택도시기금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토지임대부 주택 사업에 주택도시기금을 지원할 수 있도록 해 사업시행자의 재무적 부담을 덜어주는 내용이다.
전 의원은 “이 방식을 적용하면 강남에서도 30평대 아파트를 3억원대에 분양할 수 있다”며 “토지임대부 주택을 특정 지역에 국한된 정책이 아닌 대한민국 전체의 표준 주거 정책으로 발전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토지임대부 주택이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수분양자가 건물 소유권은 갖지만 매월 수십만원의 토지 임대료를 내야 해 ‘반전세’라는 심리적 거부감이 크다. 2007년 국내 첫 사례인 군포 부곡지구의 경우 월 40만원 수준의 토지 임대료 부담으로 미분양됐다. 이날 경실련이 제시한 남양주왕숙·왕숙2지구의 추정 택지비에 연 7%를 적용한 월 토지 임대료는 66만원 선이다.
아울러 부동산 가치 상승의 핵심인 대지 지분이 없어 자산 증식 기대가 낮고 환금성이 떨어진다는 점, 건물이 노후화됐을 때 독자적인 재건축 추진이 어렵다는 점도 수요자 선호도를 낮추는 요인으로 꼽힌다.
조정흔 경실련 토지주택위원장은 “건물 건축비만 수분양자가 부담하도록 하고 택지비는 토지 임대료 형태로 납부하라는 것”이라며 “공공이 거둔 임대료 수입을 공공임대주택에 재투자하는 방식으로 운영할 수 있다”고 제언했다.
시장에서는 토지임대부 주택의 실현 가능성을 두고 우려와 기대가 엇갈리고 있다. 서울 아파트 가격이 가파르게 오르면서 2030 세대를 중심으로 주거 부담이 커진 만큼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의견과 LH나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가 보유한 택지가 충분하지 않다면 신규 부지를 확보하기 위해 혈세가 투입될 수 밖에 없다는 전망도 나온다. 과거 서초 등 상급지에 공급된 토지임대부 주택의 경우 시세차익이 도드라지며 ‘로또 청약’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공공택지 및 재원의 한계로 토지임대부 주택 제도가 본격화된다 해도 집값 안정 효과는 적을 것으로 보고 있다. 고성수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토지임대부 주택이 안착하기 위해서는 ‘좋은 토지’를 확보하는게 최우선인데 정부 여력이 어느 정도일지 미지수”라며 “입지 좋은 토지는 가격이 비싸 별도의 재원이 필요할 수 있고, 그렇지 않은 곳은 수요자로부터 외면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