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윤선주 두나무 최고브랜드책임자(CBIO)와 브라이언 퀸텐츠(Brian Quintenz) 전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위원이 30일 서울 워커힐 호텔앤리조트에서 열린 '코리아 블록체인 위크 2026(KBW2026)'에서 대담하고 있다. 사진=황지현 기자.
국내 가상자산 사업자의 서비스는 규제로 제한하면서 해외 사업자가 국내 이용자에게 동일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사실상 방치할 경우, 규제를 준수하는 국내 사업자만 역차별을 받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용자 보호 역시 위험 자체를 차단하기보다 위험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관리할 수 있도록 하는 방향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이다.
브라이언 퀸텐즈 전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위원은 30일 서울 광진구 그랜드 워커힐 서울에서 열린 '코리아 블록체인 위크 2026(KBW 2026)'에서 윤선주 두나무 최고브랜드임팩트책임자(CBIO)와 대담하며 각국 정책당국이 미국의 디지털자산 규제 경험에서 참고할 세 가지 원칙을 제시했다.
그가 꼽은 원칙은 △정부 최고위급의 리더십 △위험 차단이 아닌 위험관리 △국내외 사업자에 대한 일관된 규제다.
특히 퀸텐즈 전 위원은 국내 사업자와 역외 사업자 사이에 '규제 불균형'이 발생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여러 국가에서 자국의 인가 사업자가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는 제한하면서도 국민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해외 거래소나 역외 사업자가 동일하거나 유사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대해서는 제대로 조치하지 않는 사례를 봤다"고 지적했다.
국내 사업자에게 금지된 서비스를 해외 사업자를 통해서는 사실상 이용할 수 있다면 규제를 충실히 따르는 국내 사업자가 오히려 경쟁에서 불리해지는 역설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퀸텐즈 전 위원은 국내외 사업자에 일관된 규제 원칙을 적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국에서 불법인 서비스라면 자국 시장에 접근하는 역외 사업자에도 동일하게 규제를 집행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자국에서 불법이라면 자국 시장에 접근하는 역외 사업자에도 이를 집행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법을 준수하기 위해 노력해온 규제 사업자만 불리하게 만들게 된다"고 말했다.
이용자 보호를 이유로 위험 자체를 제거하려는 규제 접근에도 경계의 목소리를 냈다.
퀸텐즈 전 위원은 "고객 보호와 위험 방지를 혼동해서는 안 된다"며 "위험과 기회는 동전의 양면이다. 위험 없이 기회와 발전, 혁신을 얻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규제기관의 역할은 이용자가 위험을 감수하지 못하도록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위험이 존재하는지 충분히 알리고 이를 스스로 판단하고 관리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특히 '리스크 매니지먼트(Risk Management)'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위험을 없애는 데 초점을 맞추기보다 위험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시장 참여자가 이를 충분히 인지한 상태에서 거래하거나 헤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퀸텐즈 전 위원은 새로운 산업을 제도권으로 편입하기 위해서는 정부 최고위급의 강력한 의지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새로운 제도를 만들고 혁신을 받아들이며 법률을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정부의 가장 높은 정치적 수준에서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사례로는 미국의 스테이블코인 법제인 지니어스법(GENIUS Act)과 디지털자산 시장구조 법안인 클래리티법(CLARITY Act)을 들었다.
퀸텐즈 전 위원은 지니어스법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백악관의 우선순위가 아니었다면 입법이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클래리티법 추진 과정에서도 대통령의 지지와 초당적 협력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법률 제정만이 규제 명확성을 확보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아니라고 봤다.
그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 CFTC가 기존의 면제 권한을 활용해 규제 명확성을 높이려 하고 있다"며 "클래리티법만이 확실성을 확보할 유일한 길이라고 지나치게 강조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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