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가상자산 업계가 올해 상반기에만 1300만 달러(약 180억원) 이상을 로비 활동에 쏟아부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약 800만 달러가 가상자산 규제의 틀을 정하는 '클래리티법(CLARITY Act·가상자산 시장구조화법)' 관련 활동에 집중됐지만, 법안의 상원 통과까지 이끌어내지는 못했다.
1일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가상자산 업계의 로비 지출 중 절반 이상은 클래리티법과 관련된 것으로 집계됐다.
미국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베이스는 클래리티법 지지 활동을 포함한 로비에 약 220만 달러를 지출했다. 크라켄은 약 100만 달러를 투입했다. 디지털커런시그룹(DCG), 점프크립토, 패러다임 등도 로비에 참여했다.
이번에 집계한 금액은 업계에 우호적인 정치인을 지원하기 위해 조성한 1억 달러 이상의 선거자금과 별개다.
업계는 의회도 적극적으로 접촉했다. 린지 프레이저 블록체인협회 최고정책책임자는 올해 상반기 의회 보좌진과 연방정부 관계자들을 380차례 이상 만났다. 회원사들은 다섯 차례의 워싱턴 방문 행사와 15차례의 보좌진 대상 설명회에 참여해 시장구조와 탈중앙화금융(DeFi·디파이), 조세정책 등을 논의했다.
그러나 클래리티법은 상원 문턱을 넘지 못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출신인 코리 프레이어 미국소비자연맹 투자자 보호 담당 이사는 "주요 정책 결정에 대해 업계 내부에서 갈등을 목격했다"고 말했다.
반면 업계는 입법 논의를 진전시키고 향후 규제 정비의 기반을 마련했다는 입장이다. 줄리아 크리거 코인베이스 대변인은 "포괄적이고 초당적인 클래리티법을 통과 직전까지 진전시키는 데 기여했고, 규제 기반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업계의 로비 자금은 클래리티법 외에도 세법과 디지털자산 채굴 관련 현안, 규제기관의 가상자산 규정 마련 등에 사용됐다.
클래리티법 통과가 불발된 이후에도 업계는 SEC와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를 상대로 정책 대응을 이어갈 계획이다. 프레이저 최고정책책임자는 "상원의 클래리티법 표결 이후 현재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며 "SEC 및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와 협력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