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 케르브라트(Johann Kerbrat) 로빈후드 크립토 담당 수석부사장은 지난 1일 뉴스1과 인터뷰하고 있다.
올해 가상자산 시장에서 가장 큰 화두는 단연 실물자산토큰화(Real World Asset, RWA)다. 주식, 채권, 머니마켓펀드(MMF) 등을 블록체인 상에서 토큰화해 거래하면서 전통 금융과 가상자산 시장 간 경계가 빠르게 허물어지고 있다.
로빈후드는 이런 흐름의 선봉에 선 기업이다. 증권 거래 플랫폼으로 시작한 회사가 미국 주식과 상장지수펀드(ETF)를 토큰화해 거래를 지원하기 시작한 것이다.
최근에는 자체 블록체인 플랫폼 '로빈후드 체인'까지 출시했다. 그동안 코인베이스, 바이낸스 같은 거래소들이 자체 블록체인 플랫폼을 출시하는 사례는 흔했지만 로빈후드처럼 주식 시장에서 시작한 회사가 블록체인 플랫폼을 출시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그만큼 로빈후드가 전통 금융과 가상자산 간 경계를 빠르게 허물고 있다는 얘기다.
향후 사업 확대를 위해 한국 시장에서도 빠르게 접점을 넓히고 있다. 지사 설립 계획은 없으나, 금융당국을 만나고 한국 주식 시장에 대한 리서치에 나서는 등 시장 검토 작업에 착수한 모습이다.
"전통 금융·가상자산 구분 없어질 것…토큰화 자산군 확대"
요한 케르브라트(Johann Kerbrat) 로빈후드 크립토 담당 수석부사장은 지난 1일 뉴스1과 만나 "언젠가는 크립토(가상자산)와 전통 금융을 굳이 구분하지 않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로빈후드의 주식 토큰 상품을 예로 들면 24시간 일주일 내내 거래가 가능하고 소수점 단위 거래도 기본적으로 지원한다. 이런 기능은 개인 투자자들에게 굉장히 유용하다"고 말했다.
이어 "실제로 주식 토큰 거래의 70% 이상이 기존 증권시장 거래 시간 외 시간에 이뤄지고 있다"며 "개인 투자자들이 폐장한 시간에도 주식을 사고 팔 수 있다는 점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주식 토큰으로 시작했지만, 로빈후드는 향후 토큰화 자산군을 지속적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또 주식 토큰을 기반으로 다양한 활용 사례를 만드는 데도 집중하고 있다.
케르브라트 부사장은 "로빈후드는 단순히 주식 토큰을 발행하는 데 그치지 않고 주식 토큰의 활용도 자체를 높일 예정"이라면서 "주식 토큰을 담보로 대출을 받거나, 전통적인 시스템이서는 불가능했던 새로운 포트폴리오 전략을 만들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자산군 확대 역시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현재는 미국 주식과 ETF를 기반으로 토큰화를 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미 주식뿐 아니라 전 세계 거래소에 상장된 주식을 토큰화하고 싶다"고 말했다.
비상장 주식 역시 토큰화 대상으로 관심 있게 보는 분야다. 케르브라트 부사장은 "개인 투자자들이 비상장주식을 보유하는 게 여전히 쉽지 않다. 특히 미국에서는 특정 투자자 자격을 갖춰야 한다"며 "이런 상황은 바뀌어야 한다. 오랜 기간 비상장 상태를 유지하다가 굉장히 큰 기업이 된 뒤에야 상장하는 경우가 많아졌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진격의 로빈후드 체인…이용자 기반 덕에 '폭풍 성장'
주식 토큰 거래로 가상자산 시장 진출을 본격화한 로빈후드는 올해 7월 자체 블록체인 플랫폼을 선보였다.
로빈후드 체인의 총예치자산(TVL) 규모는 출시 3주 만에 4억 달러를 넘어섰고, 출시 세 달이 된 현재는 10억 달러를 돌파했다. TVL 순위에서는 전체 블록체인 플랫폼 중 10위를 차지하고 있다.
출시한 지 불과 세 달밖에 안 된 플랫폼이 폴리곤, 아발란체 등 기존 유명 블록체인들을 넘어선 것이다. 로빈후드 체인을 기반으로 한 탈중앙화거래소(DEX)의 일 거래량도 14억 달러에 달한다.
이 같은 성장세의 이유를 묻는 질문에 케르브라트 부사장은 "사람들이 '온체인' 서비스에 진입하는 데 방해가 됐던 요소들을 없앤 게 가장 큰 이유"라고 답했다.
그는 "로빈후드 월렛과의 통합이나 주식 토큰, 무기한 선물 등 로빈후드 체인 기반 다양한 상품을 마련한 것도 보탬이 됐다"고 했다. 또 로빈후드의 기존 이용자 기반 역시 큰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국내 당국과도 미팅…한국 지사는 '아직'
이 같은 로빈후드의 사례는 가상자산 분야 진출을 고민하는 국내 증권사 및 금융기관에게 '롤 모델'이 되고 있다. 처음으로 한국을 찾았다는 케르브라트 부사장은 한국 시장에도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고 했다.
그는 "전 세계 모든 거래소의 주식을 토큰으로 거래할 수 있는 세상이 오길 바라기 때문에 한국 주식 시장에도 관심이 많다"며 "올해 가장 주목 받은 SK하이닉스 같은 종목도 사람들이 토큰으로 보유하고 싶어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관심을 토대로 금융위를 비롯한 국내 금융당국 관계자들을 만나기도 했다. 당국과 미팅을 가진 배경에 대해 케르브라트 부사장은 "전 세계 규제당국과 지속적으로 관계를 맺고 있다"며 "규제당국도 미국 시장에서 활동한 저희의 경험과, 이 시장에 대한 로빈후드의 관점을 듣고 싶어 한다'고 설명했다. 단, 금융위와 나눈 대화 내용에 대해선 공개가 어렵다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아직 한국 지사 설립 계획은 없다고 그는 밝혔다. 케르브라트 부사장은 "현재 아시아에서는 싱가포르에 가장 집중하고 있다. 저희가 인수한 거래소인 '비트스탬프'를 통해 싱가포르 당국으로부터 라이선스를 발급받았다"며 한국 지사 설립 계획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hyun1@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