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더리움(ETH)이 이번 주 가상자산 시장 하락장에서 비트코인보다 큰 낙폭을 기록했다. 미국 이더리움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에서 자금이 연속으로 빠져나가는 가운데, 가격 급락에 따른 레버리지 포지션 청산까지 겹쳤다.
유가와 미국 국채금리 상승은 가상자산 시장 전반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이더리움은 이 같은 '악재'를 맞기 전부터 ETF 수급이 약해져 있었고, 대표적인 이더리움 트레저리 기업 '비트마인'이 이더리움 매집 중단을 예고한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현물 ETF서 8거래일 연속 순유출…비트코인보다 수급 약해
가상자산 데이터 플랫폼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지난 9일 기준이더리움 가격은 일주일 전 대비 8.5% 가량 하락, 2400달러대까지 떨어졌다. 4% 떨어진 비트코인보다 낙폭이 2배 이상 컸다.
우선 ETF로 자금이 들어오지 않은 영향이 컸다.파사이드 인베스터스에 따르면 미국 이더리움 현물 ETF는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8일까지 8거래일 연속 순유출을 기록했다. 이 기간 순유출액을 합산하면 총 6억 4130만 달러에 달다.
특히 지난 6일에는 하루 동안 2억 190만 달러가 빠져나갔다. 반면 같은 날 미국 비트코인 현물 ETF에는 1억 1880만달러가 순유입됐다.
지난 7일부터 가상자산 시장 하락세가 시작된 것을 고려하면, 급락 직전 이더리움 ETF에서는 자금이 빠져나가고, 비트코인 ETF에는 자금이 들어온 셈이다. 비트코인보다 이더리움 낙폭이 컸던 배경 중 하나다.
이더리움 ETF의 자금 이탈은 이후에도 이어졌다. 지난 7일에는 1억 6090만달러, 8일에는 7250만달러가 순유출됐다. 다만 이 기간에는 비트코인 ETF도 순유입에서 순유출로 전환하면서 시장 전반으로 자금 이탈이 확대됐다.
대규모 강제청산도 겹쳐…톰 리 "비트마인, 공급량의 5% 모으면 매입 중단"
파생상품 시장에서는 이더리움 포지션의 강제청산도 크게 발생했다.
코인글래스 데이터에 따르면 가상자산 시장 전반으로 하락세가 번진 지난 7일 오후 7시 30분(한국시간)을 기준으로, 당시 24시간 동안 가상자산 시장의 청산액은 약 5억 4700만 달러에 달했다.
이 가운데 이더리움 포지션의 청산액은 약 1억 7400만 달러로, 전체의 약 32%를 차지했다. 주로 '롱(매수) 포지션'이었다. 대규모 청산이 일어나면서 이더리움 가격도 추가 하락했다.
이런 가운데 대표적인 이더리움 트레저리 기업 비트마인은 매집 중단을 예고했다. 이더리움 트레저리 기업이란 재무 전략 중 하나로 이더리움을 꾸준히 매입하는 기업을 말한다.
톰 리 비트마인 회장은 7일(현지시간) 싱가포르에서 열린 토큰2049 기조연설에서이더리움을 전체 공급량의 5% 이상 매집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현재 비트마인은 이더리움 약 600만개를 확보, 전체 공급량의 4.9%를 보유하고 있다.
그는 앞서 이더리움의 활용성이 얼마나 확대되는지에 따라 공급량의 5% 이상을 매집할 가능성도 열어둔 바 있다. 지난 8월 뱅크리스 인터뷰에서는 2027년에 이를 다시 검토할 수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연설에서 기존에 제시했던 '매집 목표'를 '보유 상한'으로 확정한 것이다.
목표를 달성하려면 약 10만개를 추가로 확보해야 한다. 현재와 비슷한 속도로 매입하면 향후 5~6주 안에 비트마인의 매입이 끝날 가능성이 있다. 이 같은 소식도 이더리움 하락세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된다.
그럼에도 리 회장은 이더리움의 가격 상승을 확신했다. 그는"이제 25배 상승을 앞둔 상황에서 매집을 마쳤다"며 이더리움이 앞으로 크게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