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코인 큰손' 어디 갔나…'10억 초과' 보유자 1년 새 63% 급감

재테크

뉴스1,

2026년 October 12일, PM 06:08

사진은 서울 지하철역에 설치된 업비트 광고. © 뉴스1 김도우 기자

국내 5대 원화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10억 원 넘는 가상자산을 보유한 이용자가 1년 새 60% 넘게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만 명을 웃돌던 고액 보유 이용자가 올해는 4000명 아래로 줄어든 것이다. 가상자산 가격 하락에 따른 평가액 감소뿐 아니라 고액 투자자들의 차익 실현과 증시로의 자금 이동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12일 뉴스1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박민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단독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8~9월 기준 업비트·빗썸·코인원·디지털엑스·고팍스 등 5대 원화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가상자산을 10억 원 초과 보유한 이용자는 총 3979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8월 기준 금융감독원이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서 5대 거래소의 10억 원 초과 보유 이용자는 1만810명이었다. 1년여 만에 6831명(63.2%) 감소한 셈이다.

이들 고액 보유 이용자가 거래소에 보유한 가상자산 평가액은 총 8조6000억 원을 웃돌았다. 거래소별 집계 인원을 기준으로 한 1인당 평균 보유액은 약 21억7000만 원에 달했다.

다만 해당 수치는 거래소별 이용자 수를 단순 합산한 것으로, 여러 거래소를 이용하는 동일인이 중복 포함됐을 수 있다. 따라서 3979명을 실제 고유 투자자 수로 볼 수는 없으며, 평균 보유액 역시 거래소별 집계 인원을 기준으로 산출한 단순 평균이다.

거래소별로는 업비트의 10억 원 초과 보유 이용자가 2984명으로 전체의 75.0%를 차지했다. 이어 빗썸 765명, 코인원 115명, 디지털엑스 111명, 고팍스 4명 순이었다.

보유 평가액도 업비트가 약 6조3384억 원으로 가장 많았다. 빗썸은 약 1조7683억 원, 코인원 약 2712억 원, 디지털엑스 약 2563억 원, 고팍스 약 80억 원으로 집계됐다.

인공지능(AI)으로 제작한 일러스트.

고액 보유 이용자가 크게 줄어든 배경에는 가상자산 시장의 가격 조정이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

비트코인은 지난해 10월 사상 최고가를 기록한 이후 큰 폭의 조정을 겪었다. 가상자산 시황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35분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8만3922달러로, 지난해 10월 6일 기록한 사상 최고가 12만6198달러보다 33.5% 낮았다.

가상자산 가격이 하락하면서 코인을 그대로 보유했더라도 평가액이 10억 원 아래로 떨어진 이용자가 발생했을 수 있다. 특히 비트코인 외에 알트코인 등 다양한 가상자산을 보유한 투자자의 경우 보유 종목별 가격 변동에 따라 평가액 감소 폭이 달라질 수 있다.

반면 고액 투자자들이 지난해 가상자산 가격 상승기에 보유 코인을 매도해 차익을 실현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국내 주식시장의 가파른 상승세 역시 주목할 만한 변수다. 올해 코스피가 장중 9000선을 돌파하고 1만 선까지 거론될 정도로 증시가 활황을 보인 반면 가상자산 시장은 가격 조정과 거래 부진을 겪으면서 투자자금이 주식시장으로 이동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실제 지난 7월 국내 5대 가상자산 거래소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5978억 원으로 코스피 거래대금의 1.59%에 그쳤다. 올해 1월 11.29%였던 것과 비교하면 크게 낮아진 수준이다. 가상자산과 주식시장 간 투자 열기의 격차가 확대된 것이다.

해외 거래소나 개인 지갑으로 가상자산을 옮긴 경우에도 국내 5대 거래소에서 집계되는 보유액은 줄어든다. 이 경우 실제 가상자산 보유 규모가 감소하지 않았더라도 해당 거래소의 고액 보유 이용자 통계에서는 제외될 수 있다.

고액 보유 이용자의 연령별 분포에서는 50대 이상이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했다. 50대가 1420명(35.7%)으로 가장 많았고, 40대 1086명(27.3%), 60대 이상 1038명(26.1%), 30대 394명(9.9%), 20대 이하 41명(1.0%) 순이었다.

50대와 60대 이상을 합하면 2458명으로 전체의 61.8%에 달한다. 고액 보유 이용자 10명 중 6명 이상이 50대 이상인 셈이다.

이는 전체 가상자산 거래소 이용자의 연령 분포와 차이를 보인다. 금융정보분석원(FIU)의 '2026년 상반기 가상자산사업자 실태조사'에 따르면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이용자 중 30·40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53%로 가장 높았다. 반면 10억 원 초과 고액 보유 이용자는 50대 이상에 집중됐다.

이번 자료의 집계 기준일은 업비트·코인원·디지털엑스·고팍스가 올해 8월, 빗썸이 9월 21일이다.

chsn1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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