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으로 생성한 이미지.
레이어1 블록체인을 독립적으로 운영하던 프로젝트들이 자체 블록체인 메인넷을 포기하고 대형 체인 생태계에 합류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프로젝트마다 독자적인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구축하며 경쟁하던 과거와 달리, 이미 이용자와 개발자, 자금이 몰려 있는 대형 블록체인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되는 모습이다. 자체 블록체인을 유지하는 것보다 기존 대형 블록체인의 인프라를 활용하는 게 사업 확장에 유리하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데이터네트워크(구 스토리)·제타체인·바운스빗…잇따라 대형 체인과 통합
14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블록체인 기반 지식재산권(IP) 프로젝트로 출발한 '데이터 네트워크'(DATA·구 스토리)는 최근 독립적인 레이어1 블록체인 운영을 중단하고 수이(Sui) 생태계에 합류하기로 했다.
수이 재단은 데이터 네트워크에 3000만달러(약 400억원)를 투자하기로 했다. 이번 투자로 수이 재단은 데이터 네트워크의 최대 기관 투자자가 된다.
데이터 네트워크는 기존 메인넷을 폐쇄하고 수이 기반 서비스로 전환할 예정이다. 자체 가상자산 DATA도 수이 블록체인 기반 토큰으로 1대1 이전한다. 데이터 네트워크가 운영하던 인공지능(AI) 학습 데이터 출처 검증 서비스 '트레이스'(Trace) 역시 수이 생태계에 편입된다.
또 지난달에는 레이어1 블록체인 프로젝트였던 '제타체인'이 자체 블록체인을 종료하고 솔라나 생태계로 이전하기로 결정했다.
제타체인은 지난달 17일 자체 블록체인에서 솔라나 기반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거버넌스 투표에 부쳤으며, 같은 달 20일 찬성률 99.4%로 해당 안건이 통과됐다.
이에 따라 자체 가상자산이었던 ZETA는 솔라나 기반 토큰으로 1대1 전환될 예정이다. 제타체인이 개발한 AI 서비스 '아누마'(Anuma)도 솔라나 생태계로 이전한다. 구체적인 이전 일정은 후속 거버넌스 투표를 통해 결정된다.
이외에도 레이어1 블록체인 바운스빗이 지난 8월 해킹 사고를 겪은 뒤 자체 블록체인을 영구 폐쇄하고, BNB체인에 합류하기로 한 사례가 있다.
바운스빗은 기존에 자체 발행한 BB 토큰을 BNB체인 기반 토큰으로 1대1 전환했다. 세계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인 바이낸스는 지난달 2일부터 BNB체인 기반 BB 토큰의 입출금을 지원하고 있다.
레이어1 운영하려면 검증인·보안 체계 확보해야…대형 체인 합류가 더 유리
이처럼 독립 레이어1 블록체인이 잇따라 대형 체인에 합류하는 배경에는 블록체인 시장의 경쟁 구도 변화가 있다.
독립적으로 레이어1 블록체인을 운영하려면 거래를 검증하는 검증인(밸리데이터)을 지속적으로 확보하고, 네트워크 보안 체계와 기술 인프라도 지속적으로 유지해야 한다. 이용자와 개발자를 유치하는 데도 상당한 자원이 필요하다.
반면 대형 블록체인에 합류하면 기존 네트워크의 보안 체계와 개발 도구, 이용자 기반을 활용할 수 있다.
자체 인프라 운영에 투입하던 역량을 실제 서비스 개발에 집중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또 대형 블록체인 프로젝트들은 해당 체인을 기반으로 서비스를 개발하는 팀에 '보조금(그랜트)'을 지급하기도 한다.
제타체인은 솔라나 이전을 결정한 이유로 풍부한 유동성과 기존 이용자 기반, AI 서비스 개발에 필요한 인프라를 꼽았다. 자체 블록체인을 유지하기보다 솔라나에 이미 구축된 생태계를 활용해 AI 서비스 개발에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글로벌 벤처캐피탈(VC) 앤드리슨호로위츠(a16z)는 이미 올해 초에 이 같은 상황을 예견하기도 했다.
알리 야히야 a16z 크립토 제너럴파트너는 '2026년 가상자산 전망'에서 "범용 블록체인이 이미 활발한 생태계나 킬러 애플리케이션, 압도적인 유동성을 확보하지 못했다면 이용자나 개발자가 이를 선택할 이유는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블록체인의 성능만으로 경쟁하기 어려워졌으며, 차별화되지 않은 신규 블록체인들은 경쟁이 심화하면서 수수료 수익이 사실상 '제로(0)' 수준까지 낮아질 수 있다고" 봤다. 또 소수의 승자가 시장 대부분을 차지하는 '승자독식에 가까운 구조'가 형성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hyun1@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