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노사 2차 교섭도 결렬…‘총파업’ 중노위 조정 수순 밟나

재테크

이데일리,

2026년 October 14일, PM 05:25

[이데일리 김은경 기자] 한국토지주택공사(LH) 노사의 두 번째 단체교섭이 아무런 성과 없이 종료됐다. 정부의 LH 조직 분리 추진을 둘러싼 갈등에 현장 인력 부족 문제까지 맞물리면서 노사 간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이에 따라 2009년 LH 출범 이후 17년 만에 ‘창사 이래 첫 파업’이 현실화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노동조합이 지난달 29일 정부세종청사 국토교통부 앞에서 결의대회를 진행하고 있다.(사진=김은경 기자)
LH한국토지주택공사노동조합이 지난달 29일 정부세종청사 국토교통부 앞에서 결의대회를 진행하고 있다.(사진=김은경 기자)
14일 LH 노조 등에 따르면 양측은 이날 오후 2시부터 약 100분간 2차 교섭을 진행했으나 구체적인 합의점이나 진전된 안건을 도출하지 못하고 종료했다. 지난달 30일 1차 교섭이 1시간 20분 만에 성과 없이 끝난 데 이어 이날 교섭마저 빈손으로 마무리됐다. 교섭에는 이성훈 LH 사장 등 사측 대표 9명과 노측 대표가 참석했다.

이번 교섭의 핵심 쟁점은 정부가 지난달 발표한 ‘LH 기능개편안’(주택도시개발공사와 주택도시자산공사 분리)과 급증한 업무량 대비 턱없이 부족한 현장 인력 회복 문제다.

노조 측은 연간 주택공급 목표가 과거 6만가구 수준에서 11만가구 이상으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난 반면, 인력은 지속 감축돼 현장 실행력이 한계에 도달했다고 지적했다. 장효수 LH 노조 공동위원장은 “사업 물량이 늘어난 상황에서 당장 증원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최소한 과거 감축된 인력부터 회복해야 한다는 입장이나 이날 사측 제시안은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이 원하는 것은 조직을 쪼개는 일이 아니라 주택을 신속하게 공급하고 부채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라며 “정부가 분리로 두 가지를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면 근거와 실행 방안부터 내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사 교섭이 난항을 겪는 본질적인 이유는 쟁점 사안 대부분이 LH 독자적으로 결정할 수 없는 정부 권한이기 때문이다. 정원 확대나 인력 충원은 국토교통부 등과의 협의가 필수적이며 조직 분리안 역시 국토부가 주도하는 정책 사안이어서 LH가 자체적인 타협안을 제시하기 어려운 구조다.

지난 12일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이러한 구조적 한계와 조직 분리안의 실효성에 대한 여야 의원들의 지적에 이성훈 사장은 명확한 대답을 내놓지 못했다. 개발과 자산관리 기능을 분리할 경우 임대주택 사업에서 발생하는 손실을 개발 이익으로 보전하는 재무 구조가 깨져 부채 문제가 오히려 악화할 수 있고 세부 실행방안 없는 일방적 추진이 주택 공급 차질을 부를 수 있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인력 부족 문제도 함께 거론됐다.

실제 LH 현장의 인력 부족 현상은 지표로도 드러난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강득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LH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LH 현원은 2021년 9284명에서 올해 6월 8335명으로 4년 반 만에 약 1000명가량 줄었다.

특히 올해 6월 기준 정원(8939명) 대비 현원은 604명이나 부족하다. LH가 정부의 공급 속도전에 맞춰 보상(108명), 신축매입(90명) 등 정규직 332명을 공급 부서에 재배치하는 등 응급처치에 나섰으나 돌려막기식 인력 운용으로는 누적된 업무 과중을 해소하기엔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노사는 이달 말 3차 교섭을 이어갈 예정이다. 노조는 우선 성실 교섭 기조를 유지하되, 향후 교섭에서도 접점을 찾지 못할 경우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에 노동쟁의 조정을 신청할 방침이다. 중노위 조정 절차에서도 합의가 이뤄지지 않고 조합원 찬반투표를 거치면 합법적인 파업권을 얻게 된다.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