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상복합에 집 더 짓도록 규제 푼 정부…도심 공급 늘어날까

재테크

이데일리,

2026년 October 15일, PM 07:21

[이데일리 이다원 기자] 정부가 상업지역 주상복합의 주거 비율 상한을 90% 미만에서 100% 미만으로 확대해 도심 주택 공급을 늘릴 길을 마련했다. 비아파트 관련 규제를 풀어 2030년까지 수도권에서 주택 2000가구를 추가 착공한다는 구상이다. 용적률 제한이 그대로인 데다 사업성 개선 효과도 제한적이어서 실제 공급 증가로 이어질지는 불확실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 시내 빌라 단지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서울 시내 빌라 단지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15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정부는 전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시행령’ 일부개정령안을 입법예고했다. 지난 8월 발표한 ‘주택 신속공급 방안’(8·13 대책)의 후속 조치로 신규 택지 개발 없이 기존 도심의 주택 공급 여력을 확대한다는 취지다.

개정안은 중심·일반·근린상업지역에서 주상복합의 공동주택 비율 상한을 현행 90% 미만에서 100% 미만으로 확대하는 것이 골자다. 같은 규모의 건물이라도 상가나 업무시설 대신 주택을 더 많이 배치할 수 있도록 지자체가 조례로 정할 수 있는 범위를 넓히는 것이다.

예컨대 건축물 전체 면적이 1만㎡인 주상복합에서 주거 비율을 90%에서 99%로 높인다고 가정하면 주거시설로 활용할 수 있는 면적이 9000㎡에서 9900㎡로 늘어난다. 전체 건물 규모를 키우지 않고도 비주거시설 비중을 줄여 주택 공급을 확대할 수 있다는 의미다.

정부는 8·13 대책에서 주상복합 주거 비율을 늘리는 비아파트 규제를 풀어 2030년까지 수도권 주택 2000가구를 추가 착공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상업시설 수요가 줄어드는 반면 도심 주택 수요는 증가하는 상황에서 건축 규제를 완화해 민간 공급을 활성화하려는 취지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규제 완화가 실제 주택 공급 증가로 이어질지는 불확실하다고 보고 있다. 이번 개정안은 용적률 자체를 높이는 것이 아니어서 지자체별 용적률 제한이 그대로 적용되기 때문이다. 서울의 경우 주상복합의 주거용 용적률을 원칙적으로 400% 이하로 제한하고 있어 이미 주거용 용적률 상한을 채운 사업장은 주거 비율을 높이더라도 주택을 추가로 확보하기 어렵다.

사업성 개선 효과도 제한적이라는 분석이다. 상가보다 분양 수요가 많은 주택을 더 배치하면 시행사의 수익성을 높일 여지는 있지만 건물 전체 연면적을 늘리는 것은 아니어서 공급 확대에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지자체가 조례를 통해 실제 주거 비율 상한을 높여야 하는 만큼 지역별 규제 수준과 사업 여건에 따라서도 효과가 달라질 수 있다.

수요자들이 선호하는 주택 유형인지도 변수다. 주상복합은 역세권 등 입지가 좋은 곳에 공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소규모로 개발되는 경우 대규모 아파트 단지와 비교해 주거환경이나 부대시설 등에서 차이가 날 수 있다. 규제 완화로 공급이 늘더라도 일반 아파트에 집중된 수요를 얼마나 흡수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지적이다.

최황수 건국대 부동산학과 겸임교수는 “주거·상업 비율을 조절하면 사업성이 늘어나는 것은 맞지만 용적률 자체를 높이는 것이 아니라면 효과가 크지는 않을 것”이라며 “단순히 주거 공간을 얼마나 늘릴 수 있느냐보다 사람들이 선호하는 주택에 대한 규제 완화인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