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맨 때문에 답 없다"…옆동네 3억대 아파트도 '발칵'

재테크

이데일리,

2026년 October 16일, PM 04:28

[이데일리 이다원 기자] ‘반도체 머니’발(發) 경기 남부 아파트값 상승세가 군포시와 화성시 병점구 등 비규제지역으로 번지고 있다. 수원 영통과 화성 동탄의 집값이 가파르게 오르자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이 적고 대출 규제가 덜한 주변 지역으로 매수세가 이동하는 모습이다. 특히 군포에서는 1기 신도시 재건축 기대감까지 맞물리면서 일부 단지의 거래가격이 연초보다 1억~2억원 가까이 뛰었다.

군포산본 9-2구역 특별정비계획(안) 조감도. (사진=한국토지주택공사)
군포산본 9-2구역 특별정비계획(안) 조감도. (사진=한국토지주택공사)
16일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경기 군포시 율곡주공3단지 전용면적 59㎡는 지난 5일 5억 9800만원에 거래됐다. 연초 같은 면적이 3억 9000만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2억 800만원(53%) 오른 가격이다. 군포시 주공1단지 전용 74㎡도 지난 1월 5억 2800만원에서 이달 3일 6억 2000만원으로 9200만원(17%) 올랐다. 금정동 퇴계주공3단지2차 18평형 역시 최근 거래가격이 3억 5500만원으로 일주일 전(2억 9750만원)보다 5750만원(19%)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화성시 병점구에서도 고가 거래가 이어지고 있다. 병점동 병점역아이파크캐슬 전용 84㎡는 지난 1일 10억 3000만원에 거래되며 최고가를 기록한 데 이어 14일에는 같은 면적이 9억 5000만원에 거래됐다. 직전 신고가보다는 낮지만 9억원대 중반의 거래가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실제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10월 둘째 주(12일 기준)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서도 군포와 병점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군포시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72% 올라 직전 주(0.27%)보다 상승폭이 0.45%포인트 확대됐다. 경기 전체에서 성남시 분당구(0.79%)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상승률이다. 화성시 병점구도 전주 0.33%에서 0.56%로 오름폭을 키웠다.

이들 지역이 주목받는 배경에는 규제지역과의 대출·거래 규제 차이가 있다. 군포와 병점은 비규제지역으로 규제지역보다 주택담보대출비율(LTV) 등 금융 규제가 상대적으로 덜하다. 수원 영통과 동탄 등 주변 인기 주거지역의 집값이 오르면서 매수 여력이 부족한 실수요자들이 상대적으로 진입 장벽이 낮은 지역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군포는 1기 신도시 재건축 사업도 가격 상승을 뒷받침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산본신도시에서는 선도지구를 중심으로 정비사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 한양백두·백두동성·백두극동 등 3개 단지를 통합해 기존 1862가구를 3376가구로 재건축하는 산본9-2구역은 선도지구 가운데 처음으로 시공사 선정에 나섰다. 산본자이백합·삼성장미 등 다른 선도지구에서도 정비사업이 추진되면서 노후 단지의 사업 진척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병점은 동탄과 수원 영통의 대체 주거지로 주목받고 있다. 병점역아이파크캐슬은 병점역 생활권에 자리한 대단지로 동탄과 수원 등 경기 남부 주요 업무·주거지역으로 이동하기 편리하다. 동탄역 인근을 중심으로 아파트값이 오르면서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이 적은 병점 일대에도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같은 가격 상승세의 주요 원인으로는 삼성전자를 비롯한 반도체 기업 임직원의 현금 동원력이 커진 것이 꼽힌다. 사내대출 등을 통해 수원 영통 일대에 유입된 매수세가 집값을 끌어올렸고, 이후 높아진 가격을 감당하기 어려운 실수요자들이 군포·의왕·병점 등으로 이동하면서 주변 지역의 상승세를 자극하는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이번 주 수원시 영통구 아파트값은 0.69%, 화성시 동탄구는 0.66% 각각 상승했다.

전월세 매물 부족도 매수세 확산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풀이된다. 임차 만기를 앞둔 세입자들이 전세를 연장하는 대신 내 집 마련에 나서는 가운데 일부 지역에서는 전세를 끼고 주택을 매입하려는 수요까지 더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 연구원은 “수원 중심으로 경기 남부 지역의 가격 과열 현상이 지속되면서 인접 지역에서도 가격 키 맞추기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며 “임차 만기가 도래한 세입자들과 구매력이 낮아진 내 집 마련 수요자들이 의왕·군포 등으로 이동해 매수에 참여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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