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광현 국세청장이 13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국세청에서 열린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2026.10.13 © 뉴스1 김기남 기자
스테이킹이 무엇입니까?
지난 13일 세종시 국세청 본청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이 물었다. 임광현 당시 국세청장은 스테이킹·디파이·에어드롭 등 가상자산으로 이익을 얻는 여러 방법을 알고 있느냐는 질문에 "공부를 열심히 해서 알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나 스테이킹이 무엇인지 묻는 말에는 답하지 못했다.
과세당국 수장도 설명하지 못한 거래에서 발생한 소득을 일반 투자자는 어떻게 판단해야 할까. 문제는 청장이 용어 하나에 답하지 못했다는 데 그치지 않는다. 내년 1월 과세 시행을 앞두고도 납세자가 적용할 세부 기준을 담은 '고시'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당초 10월 발표 예정으로 알려졌던 과세 고시는 국감에서 11월로 조정됐다. 예정대로 고시가 나와도 내년 1월 시행까지 남는 시간은 두 달 안팎인 셈이다.
고시 발표가 끝이 아니다. 가상자산 거래소는 고시 내용을 기존 시스템과 대조하고, 필요한 부분을 반영한 뒤 계산에 오류가 없는지 시험해야 한다. 투자자도 거래소가 제공하는 자료로 신고를 준비할 수 있는지, 별도로 확보해야 할 증빙은 무엇인지 확인해야 한다. 당국의 안내가 늦어질수록 실제로 준비해야 할 사람들에게 주어지는 시간은 짧아진다.
임 청장은 "국회가 어떤 쪽으로 결정하든 차질 없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어진 답변들이 납세자의 궁금증을 해소할 수준인지는 의문이다.
고영일 국세청 개인납세국장은 다양한 형태로 발생한 소득도 양도·대여에 해당하면 기타소득으로 과세한다며 "판단 기준은 그렇게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양도·대여 여부를 따진다는 원칙만으로는 부족하다. 거래 구조가 다른 스테이킹 보상과 에어드롭 등에 그 원칙을 어떻게 적용하는지 구체적인 기준·사례가 필요하다. 판단이 어렵지 않다는 설명만으로 신고 방법이 명확해지지는 않는다.
국감에서 드러난 거래소 전산 상황도 가볍게 볼 수 없다. 박 의원은 "업비트는 착수해 준비하고 있지만 빗썸은 개발에 착수하지 못했고, 코인원은 세법 통과 때까지 시스템 구축을 보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거래소들의 고민이 국세청의 고민보다 훨씬 심각하다는 박 의원의 지적은 납세자의 문제와도 연결된다. 거래소가 정확한 자료를 산출하지 못하면 이용자 역시 자신의 소득을 계산·신고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임 청장은 내년 거래에서 발생한 차익을 그다음 해에 신고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첫 소득 신고가 2028년이라는 뜻이다. 그러나 신고할 날이 남았다는 것과 준비할 시간이 충분하다는 것은 다르다. 신고의 근거는 2027년부터 쌓인다. 어떤 기록을 남겨야 하는지 알지 못하면 확보하지 못 한 증빙을 나중에 다시 구해야 할 수도 있다.
해외 거래소와 개인 지갑 거래의 자료 확보 문제도 있다. 임 청장은 다른 나라들도 거래 포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시간이 해결할 문제"라고 말했다. 모든 거래를 완벽하게 추적해야 과세할 수 있다는 주장은 무리지만, 거래를 성실하게 신고하려는 사람에게 어떤 자료가 필요할지 설명할 책임은 남는다.
고 국장은 "만반의 준비가 돼 있다는 입장으로 받아들여도 되느냐"는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의 질문에 "그런 취지가 아니다"라고 답했다. 납세자 혼란을 막을 안내 체계를 충분히 구축하겠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과세 대상 거래가 시작되기까지 석 달도 남지 않았다.
고시가 한 달 밀리며 줄어든 준비 시간은 거래소와 납세자가 감당해야 한다. 국세청은 남은 기간에 필요한 전산 수정과 시험, 투자자 안내까지 마칠 수 있는지 설명해야 한다. '차질 없는 집행'은 납세자가 자신의 세금을 정확히 계산·신고할 때 비로소 가능하다. 세금 낼 날짜를 정했다면, 낼 방법도 제때 알려줘야 한다.
chsn12@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