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26만8000채 짓겠다더니”…정부, 목표 낮추고도 달성 불투명

재테크

이데일리,

2026년 October 18일, PM 03:16

[이데일리 함지현 이다원 기자] 정부가 올해 수도권 주택 착공 물량을 연간 목표 대비 81~88% 수준으로 하향 전망한 가운데 평가가 엇갈린다. 부족한 실적을 스스로 공개해 정책의 신뢰도를 높이려는 시도는 긍정적이지만, 정부가 통제 불가능한 민간 물량 분양 등에 어떻게 속도를 낼 지 모호하다는 점 등은 한계로 꼽힌다.

(사진=국토교통부)
(사진=국토교통부)
◇“신뢰 높일 것…실제 착공 속도 따라오는지 확인해야”

18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정부는 올해 수도권 주택 착공을 21만 8000가구~23만 5000가구로 전망했다. 당초 26만 8000가구였던 목표의 81~88% 수준이다. 현재(10월 둘째 주)까지 착공한 물량은 목표 대비 37%가량인 9만 9000가구다.

아울러 전월세시장 안정을 위해 내년 말까지 수도권에 공적주택 10만가구 입주를 추진한다. 이 일환으로 인천계양·부천대장·고양창릉 등 3기 신도시의 입주도 본격화한다. 민간의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인허가와 금융을 원스톱 지원할 ‘통합 주택공급지원센터’를 연내 설립키로 했다.

이와 함께 격주로 주택공급 추진상황을 공개한다. 향후 주택 공급 디지털 상황판을 구축해 주택공급 관련 상세한 정보와 정책 소식 등도 지속적으로 공개할 방침이다.

정부의 이같은 시도가 의미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 연구원은 “공급정책 소통 방식을 계획 발표에서 실적 공개로 바꿨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며 “착공 목표가 미달할 것이라는 점을 먼저 공개한 것은 오히려 정책 신뢰성을 높일 것이고, 시장이 공급 진행 상황을 직접 확인할 수 있게 된 점도 긍정적”이라고 호평했다.

향후 관전 포인트에 대해서는 “정부 전망치를 달성하려면 남은 두 달 반 동안 그보다 많은 물량이 착공돼야 하는 만큼 격주 브리핑에서 실제 착공 속도가 따라오는지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며 “착공에서 입주까지는 통상 수년이 걸리기 때문에 현재의 입주물량 부족 현상이 단기간에 해소될 수 있을지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민간물량 불확실”…선행 지표도 불투명

새로운 시도에도 불구하고 공급 전망의 산출 근거와 전월세 대책의 실효성 등은 과제로 남는다는 평가다.

먼저 민간 공급에 따라 착공 달성치가 유동적일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정부는 이번 발표에서 공공주택 약 4만 5000가구, 신축매입 약 2만 8000가구, 민간 정비사업 약 2만 8000가구를 연내 착공하겠다고 밝혔다. 모두 더하면 10만 1000가구다. 현재까지 착공한 9만 9000가구를 더하면 20만가구다. 연말 착공 전망인 21만 8000가구(81%)~23만 5000가구(88%)와 비교하면 약 1만 8000가구~3만 5000가구 차이가 나는 셈이다.

정부는 이 격차가 민간 공급을 통해 메워질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1~8월 민간을 통한 착공이 4만 7000가구였다는 점을 감안해 9월부터 연말까지 4개월 동안 1만 8000가구~3만 5000가구 가량의 착공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는 것이다. 민간에서 1만 8000가구를 착공하면 81%, 3만 5000가구를 착공하면 88%를 달성하게 되는 형국이다.

민간 사업은 사업장별 인허가와 자금 조달, 사업성 등 다양한 변수의 영향을 받는다. 정부는 사업의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해 주택 공급 인허가와 금융 지원을 통합 운용하는 범정부 통합 주택공급지원센터를 연내 설립하는 등 민간 주택 공급 촉진을 돕는다는 방침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민간 부문이라 정확한 추정은 어렵지만 서울시에서도 적극적으로 연내 달성하겠다고 말하고 있어서 지켜보는 중”이라며 “남은 계획 물량이 차질 없이 착공될 수 있도록 공정을 밀착 관리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익명의 부동산 전문가는 “1만 8000~3만 5000가구는 결국 도시형생활주택·비아파트 등 일반 민간주택 신축을 통해 채워야 하는 물량으로 보이는데 이 영역은 정부가 직접 통제하기 어렵다”며 “공사비 급등과 역전세 우려로 인허가를 받고도 착공이 멈추는 사업장이 늘고 있어 불확실한 물량으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착공 전망치는 내놨으나 이를 뒷받침할 선행 지표가 명확치 않다는 점도 의구심을 낳는다.

국토부 측은 공공주택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발주한 사업이 조달청 입찰을 거쳐 후속 단계로 진행되는 물량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신축매입은 매입약정을 맺고 인허가를 받은 사업 등의 진행 상황을 토대로 추산했다고 부연했다. 민간 정비사업 역시 서울시가 제시한 연간 착공 목표와 개별 사업의 진행 단계를 살펴 전망치를 산출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큰 틀의 설명 이외에 실제로 착공 전 단계에 이른 물량은 어느 정도인지, 각 사업의 구체적인 일정은 어떻게 되는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국토부 관계자는 “공공주택과 신축매입, 정비사업은 각각 진행 단계가 달라 현재 사업 진행 상황을 토대로 연내 착공 가능 물량을 추산한 것”이라며 “아직 변수가 많은 만큼 사업별 진행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만 언급했다.

◇“전월세 안정, 서울 물량이 중요…정책 보완 병행해야”

정부가 착공 전망과 함께 발표한 전월세 시장 안정과제와 관련해서는 지역 배분이 아쉽고 정책적 개선도 빠져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전월세 불안의 진원지는 서울, 특히 서울 중하위 지역이지만 착공 실적과 내년까지 공적주택 10만호 입주는 경기권에 집중돼 있다”며 “경기도 합계 숫자만으로는 서울 수요를 얼마나 흡수할 수 있는지 판단하기 어렵다. 서울 물량이 중요하다”고 제언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당장 전월세 매물이 부족한 데에는 토지거래허가제나 전세대출 규제, 비거주 보유자 세부담 강화 등 정책 영향도 있으나 이 부분에 대한 보완책은 담기지 않았다”며 “새로 짓는 집이 입주하기 전까지는 이미 있는 집이 시장에 나오도록 하는 대책이 병행되지 않으면 전월세 가격 변동성은 당분간 이어질 개연성이 크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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