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북인데 전세 국평 '9.8억원'…'서민 전세 지옥문' 열린다

재테크

이데일리,

2026년 October 19일, PM 07:23

[이데일리 함지현 기자] 전월세난 심화에 따른 주거 불안이 심해지고 있는 가운데 서울 강북 아파트 평균 전세 가격이 6억원 돌파를 앞두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10억원에 육박하는 계약까지 이뤄지면서 상승세를 이끌어가는 모습이다.

서울 아파트 모습(사진=방인권 기자)
서울 아파트 모습(사진=방인권 기자)
19일 KB부동산 주택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올해 9월 한강 이북 14개 자치구의 아파트 전세 평균가격은 5억 9943만원이다. 이전 상승기 당시 최고액이던 2022년 6월 5억 6066만원은 이미 올해 4월 5억 6349만원을 거치며 넘어섰고, 이후에도 오름세가 계속되면서 사상 최고 가격을 기록했다. 현재 추세대로라면 10월에 평균 6억원을 넘길 가능성이 매우 크다.

실제 10월 들어 신고가 수준의 계약이 이어지고 있다. 성북구 길음동 래미안길음센터피스 전용면적 84㎡는 지난달 갱신 계약액이 8억 9000만원이었는데 이번 달 같은 층의 전세계약이 이보다 9000만원 높은 9억 8000만원에 이뤄졌다. 지난 5월 최고가를 기록했던 10억원과 근접한 수준이다. 현재 같은 크기의 다른 매물은 10억 2000만원에 호가가 올라와 있다.

1996년 지어진 노원구 중계동 청구3차는 이달 1층임에도 8억 5000만원에 전세 계약이 맺어졌다. 지난 7월 3층 매물로 최고가를 기록한 8억 6000만원에 버금간다. 현재 이 단지에 올라와 있는 84㎡ 매물은 9억원짜리 단 한 개뿐이다.

대출규제와 공급부족, 거기에 실거주 중심의 정책 기조까지 맞물면서 상대적으로 주거비 부담이 적었던 강북지역까지 전세가격이 뛰어오르게 됐다는 분석이다. 특히 연쇄 이동이 제한되면서 매물잠김까지 심화하고 있다.

성북구의 한 공인중개사는 “지금 살고 있는 임대인이 집을 비워줘야 전세 거래가 이뤄질 텐데 그 사람이 갈 집을 못 구하고 있어서 몇 번이나 계약을 하려다가 무산됐다”며 “매물 자체가 나오지 않는 상황이라 가격도 더 오를 것 같다. 인근의 비슷한 단지도 지난달에 최고가에 전세 계약이 이뤄졌다”고 전했다.

전세난에서 비롯한 가격 상승이 강북지역으로 확산하는 흐름은 앞으로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강북은 강남권보다 상대적으로 주거비 부담이 낮다는 인식이 있었지만 이제는 실수요자의 전세자금 마련 부담도 상당히 커지고 있다”며 “대출 여건과 입주 물량에 따라 폭이 달라질 수 있으나 향후 강북 전셋값은 상승 압력이 우세하다. 재건축·재개발 이주 수요도 국지적인 상승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단기적으로는 공공임대주택 공급과 공공의 전세임대 지원을 확대해 저소득층과 청년·신혼부부의 주거비 부담을 낮출 필요가 있다”며 “중장기적으로는 서울 도심의 정비사업과 수도권 주택 공급을 차질 없이 추진해야 하고 다세대·다가구 등 비아파트 임대주택의 공급 기반을 회복할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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